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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5. 9. 선고 2012다9294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지방자치단체가 지하보도 및 지하상가를 기부채납한 갑 주식회사에 무상점용기간을 20년으로 하는 도로점용허가를 하면서 갑 회사가 지하상가를 제3자에게 임대할 경우 매년 일정액의 임대차보증금 환불적립금을 예치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부가하였는데, 갑 회사가 지방자치단체의 승낙하에 환불적립금을 예치하는 대신 10년간 예치할 환불적립금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그 후 갑 회사의 부도로 지하상가의 임차인인 을 등의 임대차보증금이 반환될 수 없게 된 사안에서, 위 지방자치단체 담당공무원이 환불적립금 예치를 지시하고 감독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갑 회사로부터 약속어음을 교부받고 이후 환불적립금 예치 실태를 점검하지 아니한 것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76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갑주 외 1인)

피고, 상고인

순천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원진)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에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 위반이라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다22607 판결 참조). 그리고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5다6274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① 피고는 동윤개발 주식회사(이하 ‘동윤개발’이라 한다)와 사이에, 동윤개발이 이 사건 지하보도 및 지하상가(이하 ‘이 사건 지하시설’이라 한다)를 설치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하고 20년간 이 사건 지하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시설투자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동윤개발이 이 사건 지하상가를 제3자에게 임대할 경우에는 무상점용기간 완료 후 임차인에게 반환할 임대차보증금을 준공과 동시에 피고에게 예치하여야 한다’고 정한 사실, ② 피고는 그 후 동윤개발에 이 사건 지하시설 부분에 대하여 무상점용기간을 20년으로 하는 도로점용허가(이하 ‘이 사건 허가’라 한다)를 하면서 ‘동윤개발은 이 사건 지하상가를 제3자에게 임대한 후 그 허가기간의 만료 또는 해약 시에는 언제든지 임대차보증금을 환불하여야 하고, 그 환불을 제도적으로 보증하기 위하여 임대차보증금의 환불적립금으로 허가일로부터 1년 후부터 매년 말 예치금 총액이 총임대차보증금÷허가연수×경과연수 이상에 해당되는 일정액을 동윤개발 및 피고의 공동명의로 은행에 예치하거나 필요시 중도에 인출 가능한 장기투자신탁을 하여야 하며, 피고는 동윤개발이 허가조건 위반 및 지시명령을 불이행할 때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허가조건(이하 ‘이 사건 허가조건’이라 한다)을 부가한 사실, ③ 동윤개발은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지하상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허가조건에 따라 임대차보증금의 환불적립금이 현금으로 예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한 사실, ④ 그런데 동윤개발은 피고에게 매년 일정액의 환불적립금을 예치하는 대신 10년간 예치할 환불적립금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그 지급기일에 유예된 환불적립금을 전액 예치하겠다고 요청하였고, 피고는 이를 승낙한 사실, ⑤ 이에 동윤개발은 피고에게 액면금을 ‘3,483,977,400원’, 지급기일을 ‘2000. 12. 30.’로 하는 약속어음(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 한다)을 발행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해 준 사실, ⑥ 동윤개발은 그 후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지하상가의 임차인들로부터 월 임대료를 수령하고, 그 외 관리비, 주차장 요금 등 상당한 수입을 얻었음에도 이 사건 약속어음의 지급기일까지 환불적립금을 전혀 준비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도 그때까지 동윤개발의 환불적립금 준비상황 등을 점검하지 아니한 사실, ⑦ 그 후 2000. 12. 30.경 이 사건 약속어음이 결제되지 아니하자, 피고는 비로소 이 사건 약속어음금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동윤개발의 예금채권을 추심하는 한편 동윤개발이 이 사건 허가조건인 환불적립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02. 8. 10.자로 이 사건 허가를 취소한 사실, ⑧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동윤개발과 원고들 간의 이 사건 지하상가에 대한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되었고, 동윤개발이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지하상가의 임차인들에게 부담하고 있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총액은 6,967,954,800원인데, 동윤개발의 부도로 위 임대차보증금은 반환될 수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담당공무원이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허가조건에 따라 동윤개발로 하여금 매년 일정액의 환불적립금을 현금이나 장기투자신탁 방식으로 예치하도록 지시하고 감독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동윤개발로부터 10년분 환불적립금 상당의 이 사건 약속어음을 교부받고 10년 동안 환불적립금 예치 실태를 점검하지 아니한 것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의 담당공무원이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허가조건에 따라 매년 일정액의 환불적립금을 현금이나 장기투자신탁 형태로 예치받았더라면 10년이 경과된 시점에서 이 사건 약속어음금인 3,483,977,400원 상당의 환불적립금이 예치되었으리라고 추단되므로,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원고들의 손해는 위 금원을 원고들의 각 임대차보증금 비율에 따라 안분한 금원이라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인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 등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목록: 생략]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일환 신영철(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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