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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고법 1969. 2. 13. 선고 68노470 형사부판결 : 확정
[강간치상피고사건][고집1969형,24]
판시사항

범인으로 지목되는 자의 인상착의를 관찰한 후 피해자가 범인 인상착의에 대하여 한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달이 없는 밤이라 사람의 인상착의를 알아보려면 50센치 정도 접근해야 하고 범인이 갑자기 등뒤에서 두 손으로 목을 조르고 협박을 함으로써 피해자가 기절하다 싶이한 경우 범인으로 지목되는 자의 인상착의를 피해자로 하여금 일단 관찰시키고 피해자가 한 인상착의에 대한 진술은 선입견이 개입되었을 경우가 있으므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원심판결

제1심 대구지방법원(68고315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는 원심은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하면서 법정형을 작량감경하여 징역 2년6월에 처하였음은 피고인이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하여 개전의 정상이 없는 본건에 있어서 지나치게 그 양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데 있고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피고인은 본건 범행을 저질은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하였음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는데 있는 바, 먼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살피기로 한다.

우선 피고인에 대한 본건 공소사실을 보면 피고인은 1968.3.28. 21:30경 달성군 월배면 송현동 원지옆 솔밭 안길을 걸어가던 피해자 공소외 1(24세)을 발견하고 열정을 이르켜 동녀를 강간할 것을 결의하고 동녀의 등뒤에서 두 손으로 동녀의 목을 조르고 고함을 치면 죽인다고 협박하여 동녀로 하여금 항거불능케 한 후 바바리 코트깃과 마후라를 움켜잡고 동녀를 넘어뜨려 그곳에서 20미터 가량 떨어진 보리밭으로 끌고가서 동녀의 배위에 올라타고 오른손으로 동녀의 목을 누르는 동시 왼손으로 유방을 만지며 강간하려 하였으나 때마침 통행인의 인기척을 듣고 피해자가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고 이로 인하여 동녀에게 양측슬관부, 우측하퇴부 찰과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이래 시종일관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은 공소사실 적시일시에 현장에 없었고 피해자를 본 사실이 없다고 변소하고 있는 바,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를 살피건대, 원심이 열거하고 있는 증거중 원심증인 공소외 2, 3, 4, 5의 각 증언과 원심의 검증조서는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되는 자료는 될지언정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는 없다할 것이고 다만 원심증인 공소외 1(본건피해자)의 진술만이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라 하겠다.

그런데 동 증인의 진술(동 증인의 경찰, 검찰에서의 진술 원심 및 당심에서의 각 진술내용은 대체로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다음부터 동 증인의 진술을 검토함에 있어서는 위 각 진술을 모두 그 대상으로 한다)을 그대로 믿기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있는 바, 첫째, 동 증인의 진술에 의하면 범인의 인상착의는 25세 가량의 남자로서 두발형은 하이칼라 붉으스레한 잠바, 국방색 군복작업복, 경상도 사투리, 얼굴 모양은 둥근편이고 체격은 보통이라고 하고 있어 범행당시 동 증인은 범인의 얼굴모양, 연령정도, 입고 있던 옷의 종류, 그 색깔 같은 것을 명백히 확인한 양으로 되어 있으나 동 증인의 증언자체에 의하더라도 범행당시는 달이 없는 밤이라 하고 또 사람의 인상착의를 알아 볼려면 50센치 정도로 접근하여야만 가능하다는 것이고, 당시 동 증인은 집으로 향하여 솔밭속의 좁은길을 걸어가던 중 어떤 청년으로부터 "월배가는 합승이 갔읍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지금갔는데 또 올것 입니다"라는 대답을 하고 걸음을 계속할려고하니 범인은 갑자기 등뒤에서 두 손으로 목을 조르고 고함을 지르면 죽인다고 폭행협박을 하므로 동 증인은 기절하다싶이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은 극도의 공포감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아지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상황아래에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명백한 분별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점 둘째, 당심의 증인 공소외 6의 진술에 의하면 경찰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첫 진술조서를 작성하기 전에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인상착의를 관찰시킨후 이를 작성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동 증인의 진술중 범인의 인상착의를 특정지우는 부분에 있어서는 선입 관련이 개입하였을 가능성이 많은점 셋째, 피해자 공소외 1은 범행당시 소지하였던 돈 3,500원을 범인에게 탈취 당하였는 바, 피고인이 범행 후 그와 같은 돈을 가졌다거나 타에 처분한 흔적을 전연 찾아볼 수 없다는 점등으로 동 증인의 진술중 범인을 피고인으로 지목하는 취지의 진술부분은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밖에 달리 본건 범행의 범인이 피고인임을 인정함에 족한 증거없는 본건에 있어서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없음은 위 설시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스스로 이유없는 것으로 되어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재판장) 권영목 최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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