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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66. 7. 26. 선고 66므10 판결
[혼인예약불이행으로인한위자료][집14(2)민,209]
판시사항

혼인예약해제의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는 실례

판결요지

결혼식후 아직 결혼신고는 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부부로서 생활하던 중 처가 일시의 여분된 감정으로 「나는 못살겠으니 파혼을 하고 친정에 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후 옷보따리를 싸가지고 친정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여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편과의 혼인예약해제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청구인, 상고인

청구인

피청구인, 피상고인

소외 2 외 1명

원심판결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청구인의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이유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 소외 1은 1963.4.17구식에 의한 결혼식을 거행한 후, 사실상의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하였는데, 결혼직후인 1963.5초순경 당시 대학1학년에 재학중이던 피청구인 소외 1이 청구인에게 대하여 학비가 부족하니 청구인의 친정에가서 차용하자고 하였으므로, 청구인은 피청구인 소외 1과 같이 친정에가서 친부에게 이를 요청하였으나, 당시 친부는 돈이 없으므로 소외인으로부터 12,500원을 차용하여 피청구인 소외 1에게 대여하였던바, 그 변제기일이 경과하여도 위 돈을 갚아주지 않으므로 채권자로부터 그 변제독촉을 받게된 청구인의 친부는 피청구인들 집에가서 위 금원의 변제요청을 하게되자, 피청구인부자는 이에대하여 불쾌한 감정을 갖게되었고, 1963.7경 청구인이 피청구인들집에 왔던 친모와 시부인 피청구인 소외 2에 대한 흉을 보다가 들킨일이 있는데, 독한성격인 피청구인 소외 2는 1963.7.20경 청구인의 친부를 오라고 하였으므로 1963.7.24경 청구인의 부모가 피청구인들 집에 갔더니 술에취한 피청구인 소외 2는 "사위자식에 학비를 주고 반환을 요구하는 놈이 어디있느냐"는등 주사를 부렸으므로, 사돈사이에 싸움이 벌어졌고, 따라서 양가사이의 싸움이 점차 격화되어가자 성질이 괄괄하여 남성적인 청구인은 나는 못살겠으니 파혼을 하고 친정에 가겠다는 취지의 말을한후, 드디어 청구인은 남편을 유기한채, 청구인의 친부는, 옷보따리를 지고, 그의 친모는 옷보따리를 이고, 청구인은 옷보따리를 손에들고 친정으로 돌아가므로서 (그후 현재까지 별거생활계속) 청구인 측에서는 피청구인 소외 1에게 대한 혼인예약해제의 일방적 의사표시를 묵시적으로 하였고, 이에 분격한 피청구인들이 1963.9.11경 청구인이 결혼당시 가지고 갔던 의장을 마차로 운반하여, 청구인의 친정집 마당앞길에 갔다놓은 후 "내집 며느리로 삼지 않을 사람이니 의장을 가지고 왔다"고 하면서 서로 싸움을 하다가 돌아가므로서, 피청구인측에서도 역시 청구인에게 대한 혼인예약해제의 의사 표시를 묵시적으로 함으로서, 실질적으로 청구인측의 혼인예약해제의 의사표시에 대한 동의를 한 것으로되어, 쌍방은 위 혼인예약 해제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니, 청구인의 피청구인들에게 대한 혼인예약 불이행을 이유로하는 본건 위자료청구는 이유없다고 하여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판결이 판시한바와 같은 사정으로, 청구인측과 피청구인측 양가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감정이 격화된 경우에는 일시의 흥분으로 쌍방간에 본의아닌 언행을하는 사례는 우리의 일상경험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할것이고, 더욱 청구인의 시부인 피청구인 소외 2가 청구인의 친정부모를 불러다놓고 주사를 부리며 폭언을 한 바있으므로, 감정이 격앙한 청구인이 나는 못살겠으니 파혼을 하고 친정에 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후, 옷보따리를 싸가지고 친정으로 돌아갔다고 하여서, 이는 일시의 흥분된 감정에 의한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청구인이 피청구인 소외 1과의 혼인예약해제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함이 상당할것이고, 또 원판결이 채택한 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드라도, 피청구인측에서 청구인이 가지고온 의장을 마차로 청구인 친정집마당 앞길에 가져갔을 적에, 왜 양복장을 가지고 왔느냐고 물은즉, 내집며느리를 삼지 않을 사람이기에 가지고 왔다고 하여 시비하는것을 보았고, 당시 청구인은 시집에 있었으며, 양복장을 가지고 온 2일후에 청구인 친정으로 온사실이 있다고 되어 있는바, 원판결이 설시한바와 같이 청구인측에서 진실로 혼인예약을 해제할 의사였다면 양복장을 가져왔을 적에 왜가져 왔느냐고 반문할리도 없을뿐더러, 양복장을 가져올 당시인 1963.9.11 경에 청구인은 시집에 있었음이 위 증언에 비추어 였보이는바, (원판결에서 증인 소외 3의 이 부분에 관한 증언 내용을 배척한바가 없다) 그렇다면 원판결이 청구인이 피청구인측에 대하여 혼인예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후에, 다시 시가에 돌아간 사실이 있다고 할수밖에 없는바, 청구인이 진실로 혼인예약을 해제할 의사였다면, 그후에 시가에 다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 할것이다.

그리고, 원판결이 확정한바와 같이 피청구인측에서 양복장을 청구인친정에 실어간후인 1963.9.30에 청구인과 그 친정부모등이 피청구인가에 가서 싸움을 벌이고 청구인이 피청구인 소외 1에게 대하여 혼인때 처가에서 사위에게 해준 양복을 내놓으라고 하여 찾아가고 "장가를 가도좋다"는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언행이 온당하지 않음은 사실이나, 쌍방간의 그간의 사정에 비추어 흥분상태에서 나온 언행임이 원판결문에 의하여 였볼수 있는바, 이것을 가지고 원판결이 설시한바와 같이 혼인예약해제에 관한 청구인으로서의 재확인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할것이고, 또 그 후에도 원판결이 확정한바와 같은 사실이 있다고 하여서 그 결론을 달리 할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판결은 혼인예약해재의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파기를 면치 못할것이다.

이에 관여법관의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판사   김치걸(재판장) 사광욱 최윤모 주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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