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해자의 집에 부착된 원심 범죄사실 기재 쪽지(이하 ‘이 사건 쪽지’라고 한다)를 보았다는 사람들은 피해자의 측근들이어서 그 진술을 믿기 어렵고, 이 사건 쪽지가 부착되어 있던 시간도 30분 ~ 1시간 정도에 불과하며, 그 내용도 사실에 기반한 것들이어서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반대로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게 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287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해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명예훼손죄가 ‘추상적 위험범’인 점에 비추어 공연성과 관련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구체적으로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면 족한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 현관문에 30분 ~ 1시간 가량 이 사건 쪽지를 부착하였다는 것인바, 피해자가 살고 있는 집은 여러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빌라 형태의 가옥이고,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호실(201호) 문 앞에 이 사건 쪽지를 부착시킴으로써 그 호실 앞을 지나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