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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11.10.선고 2016도4921 판결
일반교통방해
사건

2016도4921 일반교통방해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B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3. 25. 선고 2015노1284 판결

판결선고

2016. 11. 1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1. 8. 27. 14:00경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및 시민단체 소속 회원 3,500명이 참석하여 개최한 E 노사분규 관련 `F` 집회에 참가하던 중 위 집회 참가자들과 공모하여 2011. 8. 27. 23:35경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소재 경찰청 앞에서 서대문사거리 방향 편도 4차로를 모두 점거한 채 가두행진을 하여 일반 차량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등 육로의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편도 4차로의 차로 전부를 점거한 채 행진한 행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에 따른 교통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에서 정한 범위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시위 현장 일대의 도로 교통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였고,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집시법 제12조에 의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도로교통을 방해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집시법 제6조 제1항 및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집시법에 의하여 적법한 신고를 마치고 도로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경우 도로의 교통이 어느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으므로, 그 집회 또는 시위가 신고된 범위 내에서 행해졌거나 신고된 내용과 다소 다르게 행해졌어도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도로의 교통이 방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법 제185조의 일반 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집회 또는 시위가 당초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기나 집시법 제12조에 의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도로 교통을 방해함으로써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755 판결 참조).

그런데 당초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집시법 제12조에 의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도로 교통을 방해함으로써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참가자 모두에게 당연히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는 없고, 실제로 그 참가자가 위와 같이 신고된 범위의 현저한 일탈 또는 조건의 중대한 위반에 가담하여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하였거나, 그렇지 아니할 경우에는 그 참가자의 참가 경위나 관여 정도 등에 비추어 그 참가자에게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있는 경우라야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도5280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2도14137 판결 참조).

(2)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참가한 이 사건 시위가 당초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였거나 또는 집시법 제12조 제1항에 따른 교통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에서 정한 범위를 중대하게 위반하였는지 뿐만 아니라, 실제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일탈 또는 위반에 가담하여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하였는지 또는 피고인의 참가 경위나 관여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하여 보았어야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참가한 이 사건 시위가 집시법 제12조 제1항에 따른 교통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에서 정한 범위를 중대하게 위반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일반교통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이상훈

김창석

주심대법관조희대

대법관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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