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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1991. 4. 16. 선고 89나6517 제2민사부판결 : 상고기각
[부당이득금반환][하집1991(1),276]
판시사항

소유권이전등기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탁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토지소유자 갑의 토지점유자인 시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 계속중에 원고가 갑으로부터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으나, 당시 원고가 위 소송에서 시가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서 매매등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위 등기 경료 후에도 갑이 위 소송에서 원고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 소유권자로 행세하였으며, 갑의 패소판결이 확정된 후 원고가 갑의 물상보증인이 되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고, 위 소송에서 시가 취득시효의 항변만을 한 채 보전처분을 하지 아니하여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면 그에 대항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며, 원고의 매수동기나 그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앞으로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그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탁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인되므로 무효라 할 것이다.

원고항소인

손병옥

피고피항소인

광주직할시

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3,468,917원 및 이 중 금 11,378,835원에 대하여는 같은 해 8.29.부터, 각 완제일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1. 피고가 1922.3.24. 광주 동구 금남로 5가 241 도로 162평방미터(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도로로 개설하여 토지대장상 그 지목을 도로로 변경한 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일반공중 및 차량 등의 통행에 제공하여 점유, 사용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등기부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1988.3.12. 소외 최동길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같은 날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이에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1988.3.12.부터 위 토지에 대한 정당한 소유권자라 할 것인데 피고는 아무런 권원 없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임료상당액의 이득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있으므로 피고에게 위 같은 날부터 1989.8.28.까지 사이에 발생한 위 부당이득으로 합계 금 23,468,917원 상당의 반환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최동길로부터 원고 앞으로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소송신탁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의 등기라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정당한 소유권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갑 제1호증,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토지대장등본), 갑 제4호증의 1(민사 1심기록표지, 을 제1호증의 1과 같다), 같은 호증의 3(변론조서), 갑 제7호증(등기부등본), 을 제1호증의 2(소장), 같은 호증의 3, 5(각 준비서면), 을 제2호증(구 토지대장), 을 제3호증(판결)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신명식, 이철호의 각 증언 및 원고본인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소외 망 최흥선의 소유이었는데 그가 1925.11.11. 사망하여 그 장남인 소외 망 최수덕이 이를 상속하였다가 그 또한 1959.8.19. 사망하여 그 장남인 소외 최동길이 이를 단독상속하여 소유하고 있었는바, 위 최동길은 위와 같이 이 사건토지를 상속받은 정당한 소유권자임을 내세워 1987.10.22.피고를 상대로 하여 피고가 1922.3.24.부터 아무런 권원 없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임료상당액의 이득을 얻고 위 최동길에게 같은 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있음을 이유로 광주지방법원 87가합1144호 로서 부당이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 한편 위 최동길은 피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부당이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그 친구인 소외 신명식으로부터 위 신명식이 약15년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원고가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법률사무소를 소개받아 1987.9.초순경 위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와 상담한 후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에 관한 소송위임을 하여 위 소송을 수행토록 한 사실, 그런데 위 소송진행 도중 위 사건의 피고소송대리인이 제2차 변론기일인 1988.1.28.14:00에 이르러 피고가 점유를 개시한 위 1922.3.24.부터 이 사건 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계속 점유하여 그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44.3.24.에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시효취득하였다는 취지의 시효취득의 항변을 하였고 그후 1988.2.24.자 준비서면 등을 통하여 위 시효취득의 항변을 계속 주장함으로써 피고가 내세운 위 시효취득 항변의 당부가 위 최동길과 피고 사이의 위 사건의 사실상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었고, 그 당시 원고 역시 그가 근무하는 위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을 통하여 위 소송에서 피고가 시효취득항변을 하고 있는 등 위 소송에서의 변론진행상황을 알고 있었던 사실, 위 최동길은 피고가 위 소송에서 시효취득의 항변만을 하고 적극적으로 위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처분금지가처분신청 등이 행하여지지 않고 있던 상태에서 위 소송의 제3차 변론기일(1988.3.10.14:00)이 지난 직후인 1988.3.12.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호주상속을 원인으로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아울러 같은 날 곧바로 위 인정과 같이 다시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그러나 위 최동길은 피고와의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에서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위 사건의 원고로서 위 소송을 계속 유지하여 온 결과, 위 같은 법원이 같은 해 7.14.피고가 주장한 위 시효취득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인 위 최동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최동길이 이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판결은 같은 해 8.10. 항소기간의 도과로 확정된 사실, 한편 위 판결 확정 이후인 1988.9.15.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같은 날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고 채권최고액은 금 9,900,000원, 채무자는 위 최동길, 근저당권자는 위 최동길의 친구인 소외 이철호로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 이철호 앞으로 경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과 같이 (1) 원고 앞으로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1988.3.12. 당시에는 위 최동길과 피고 사이에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에서 피고가 위 소송의 제2차 변론기일(1988.1.28.14:00)에서 주장한 시효취득항변이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되었고 그 때까지는 위 변론의 진행상 쌍방당사자 사이에 위 시효취득에 관한 주장, 입증 등이 충분한 정도로 행하여지지 않아 아직 그 당부에 관하여 누구도 쉽사리 판단할 수 없었던 시점인 데다가 더구나 위 소송의 원고소송대리인이 운영하는 법률사무소의 운전기사로 종사하여 위 소송의 변론진행상황을 잘 알고 있는 원고와 사이에서 매매 등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지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로서 위 매매사실을 단정짓기에는 어렵다고 보여지는 점, (2) 위 최동길로부터 원고에게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에도 위 최동길은 피고와 사이의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에서 원고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송을 진행시켜 소송절차상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자로서 행세를 계속하였던 점, (3

) 위 최동길과 피고 사이의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이 위 최동길의 패소판결의 확정으로 완결된 이후에도 소유명의자인 원고가 전 소유명의자인 위 최동길의 물상보증인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최동길의 친구인 위 이철호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위 최동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넘겨준 이후에도 위 토지에 대하여 여전히 실질적인 권리자로서 행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뿐 아니라 만약 위 최동길과 원고 사이에 실제로 매매 등 정상적인 양도행위가 있었다면 전 소유자 최동길을 위한 위와 같은 물상보증행위는 역시 지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인 점,(4) 피고는 위 최동길과의 위 소송에서 단순히 시효취득의 항변만을 주장하였을 뿐이고 달리 적극적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취득을 위하여 당시 소유자인 위 최동길을 상대로 처분금지가처분신청 등 보전처분을 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만약 위 최동길이 제3자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하게 되면 그 원인되는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한 위 소송에서 피고가 내세운 시효취득의 항변이 받아들여질 경우라도 피고로서는 취득시효기간 완성 후 아직 그것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자는 종전소유자로부터 그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상의 소유명의를 넘겨받은 제3자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위 최동길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제3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위 인정과 같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던 점 등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후에 나타난 이상의 제반정황과 아울러, (5) 다른 한편으로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위 최동길로부터 실제로 매수하였다고 다투고 있으나, 이에 관하여 보면, (가) 먼저 원고가 위 최동길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게 된 동기는 위 최동길과 피고 사이의 위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의 진행중인 1988.1.경 위 최동길이 원고에게 어떤 사람이 이 사건 토지를 금 30,000,000원에 매도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데다가 재판과정을 지켜보니 승소확신도 없으며 병원비와 약값으로 돈이 급히 필요하며 매도하려고 하는데 어떻겠느냐고 말하여 원고가 위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에게 위 소송의 진행상황을 물었더니 피고가 시효취득을 주장하고 있어 위 최동길이 승소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 사건 토지를 원고가 매수하기로 마음먹은 다음 1988.2.20. 위 최동길과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대금 30,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나, 위와 같이 위 소송의 승소가능성에 대하여 소송당사자인 위 최동길과 위 사무장의 판단이 엇갈려 있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주장의 위 매매가 이루어진 당시까지는 위 소송의 변론진행상황에 비추어 누구도 쉽사리 위 소송의 승패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위 사무장의 말만을 믿고 원고가 쉽사리 마련할 수도 없는 금 30,000,000원에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다는 것은 믿기 힘들고 뿐만 아니라 위 최동길이 돈을 급히 마련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할려고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에 위 최동길의 소개를 받아 채무자를 위 최동길로 하는 근저당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고 위 최동길의 친구인 위 이철호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원고의 위 매수자금 중 잔대금으로 충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위 주장을 서로 대비하여 볼 때, 만약 위 최동길로서는 위와 같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친구로부터 돈을 차용할 수 있었다면 굳이 돈이 급히 필요한 처지임을 내세워 이 사건 토지를 타인에게 매도하러 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고 보여져 위 두가지 주장이 상호 모순되며, 이러한 사정에 견주어 원고주장의 위 매수동기의 점에 부합하는 당심증인 신명식의 증언과 원고본인신문결과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나) 또한 원고가 위 매매대금을 마련한 경위는 위 계약 당일에 원고가 소외 김정례로부터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 광주 서구 농성 2동 639의38 지상 2층 방 3칸 부엌 2칸에 대한 임차보증금 12,000,000원 중 금 10,000,000원을 위 김정례에게서 반환받아 계약금 10,000,000원에 충당하였고, 그 후 원고의 처형인 소외 반진찬으로부터 금 6,000,000원을 차용하고 원고의 친구인 소외 김성규에게 대여한 바 있는 금 4,000,000원을 반환받아 합계 금 10,000,000원으로 중도금을 지급하였으며, 나머지 잔대금 10,000,000원은 1988.6.21. 위 최동길의 알선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최동길의 친구인 위 이철호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고 위

이철호로부터 금 10,000,000원을 대여 받아 충당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위 증인 신명식, 이철호의 각 일부 증언(다만 앞에서 믿는 부분 제외) 및 원고본인신문일부결과(다만 앞에서 믿는 부분 제외)등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당심증인 박현수의 증언 등에 비추어 이를 믿지 아니하고, 갑 제6호증(재형수익증권저축금불입확인서)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갑 제5호증(부동산매매계약서)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위 최동길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실제로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최동길로부터 원고 앞으로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탁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인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는 신탁법 제7조 에 위배되는 무효의 등기라고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소송신탁의 항변은 이유있다.

3.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정당한 소유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융웅(재판장) 김지형 김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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