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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8. 선고 2011가단363555 판결
[손해배상][미간행]
원고

원고 1 외 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덕 외 1인)

피고

기아자동차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윤용섭 외 3인)

변론종결

2012. 7. 16.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 :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보통주식 357주를 교부하라.

예비적 청구취지 :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24,068,94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9. 2.경 그 전년도 하반기에 시작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일반 사채에 비하여 이율이 낮고, 증권사의 전액인수 계약으로 100% 납입이 보장될 수 있으며, 주식인수기간이 약 3년에 걸쳐있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을 추진하였다. 피고가 신주인수권부사채 총액 4천억 원의 발행을 추진하자, 피고의 우리사주조합은 그 중 800억 원의 우선배정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우리사주조합원의 우선배정권은 주식의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되는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우리사주조합원을 포함한 특정인에게 배정할 수 없고, 다만 피고의 임직원들에게 인수를 청약할 수 있음을 알렸다.

나. 피고의 이사회는 2009. 3. 6. 무보증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총액 4천억 원의 발행을 결정하였다. 이는 일반공모 방식의 일시발행으로, 청약개시일 2009. 3. 16., 청약종료일 2009. 3. 17., 납입일 2009. 3. 19.이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2009. 3. 5. 기준으로 하여 보통주의 구주 종가를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1개월 평균종가, 1주일 평균종가 및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과 최근일 종가, 청약일 3거래일 전 종가 중 가장 낮은 가액으로 정하였다.

다. 그 무렵 피고의 우리사주조합은 조합임원, 생산관리자 등을 상대로 한 설명회와 소식지 발행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사실, 그 발행방식, 청약방법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인수를 청약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전액 인수되었고, 피고는 2009. 3. 19.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실물 대신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발행하였다. 그리고 당일 신주인수권증권 58,134,466주를 실물발행하였다.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2009. 4. 19.부터 2012. 2. 19.까지였는데, 그 기간 동안 신주인수권의 행사로 발행된 주식 수는 58,132,892주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을 1 내지 5호증, 을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구 근로자복지기본법(2010. 6. 8. 법률 제10361호로 전면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자복지법’) 제32조 제1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65조의7 제1항 이 규정하고 있는 주식의 모집으로 보아야 한다. 위 조항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 직접적용 또는 유추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신주인수권부사채 중 20%를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우선배정하지 않고 전액 일반공모 방식에 따라 발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우선배정했어야 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따른 주식 각 357주(=총발행 신주인수권증권 58,132,892 × 20% ÷ 우리사주조합원수 32,553명)를 교부할 의무가 있다. 설사 주식교부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012. 7. 16. 기준 피고 주식의 주가 74,300원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6,880원의 차액 67,420원에 357주를 곱한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조항

자본시장법 제165조의7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우선배정)

① 주권상장법인(코스닥시장에 주권이 상장된 법인은 제외한다) 또는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법인이 주식을 모집하거나 매출하는 경우 해당 법인의 우리사주조합원(「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우리사주조합원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모집하거나 매출하는 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의 범위에서 우선적으로 주식을 배정받을 받을 권리가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기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이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2. 그 밖에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우선배정이 어려운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② 우리사주조합원이 소유하는 주식수가 신규로 발행되는 주식과 이미 발행된 주식의 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제1항 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 금융위원회는 제1항 에 따른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주식의 배정과 그 주식의 처분 등에 필요한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

구 근로자복지법 제32조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우선배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5항 제3호 에 따른 주권상장법인(코스닥시장에 주권이 상장된 법인을 제외한다) 또는 주권을 같은 법 제9조 제13항 제1호 에 따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자 하는 법인이 같은 법에 따라 주권을 모집 또는 매출하는 경우에 우리사주조합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7 제1항 에 따라 당해 주식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권리가 있다.

제1항 외의 법인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식을 모집 또는매출하거나,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7 제1항 에 따른 우선배정비율 범위 안에서 상법 제418조 의 규정에 불구하고 우리사주조합원에게 당해 주식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수 있다.

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서 구 근로자복지법 제32조 제1항 자본시장법 제165조의7 제1항 의 직접적용 또는 유추적용 여부

1) 직접적용 여부

구 근로자복지법 제32조 제1항 자본시장법 제165조의7 제1항 (이하 ‘이하 ‘이 사건 조항들’)은 주식에 관한 우리사주조합원의 우선배정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신주인수권부사채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하고 있지 않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그 본질이 주식 아닌 사채이므로, 이 사건 조항들의 ‘주식’에 신주인수권부사채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문언의 가능한 의미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 사건 조항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도 직접적용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유추적용 여부

한편 이 사건 조항들을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 유추적용할 경우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먼저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주식의 우선배정은 주주가 보유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 즉, 주주의 신주인수권( 상법 제418조 제1항 )에 대한 법률상 제한인데,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도 우리사주조합원의 우선배정권을 인정하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구 근로자복지법 제32조 제1 , 2항 은 우리사주조합원의 주식 우선배정권 또는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한 주식 우선배정이 상법 제418조 의 적용을 배제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 비록 이 사건이 주주배정방식이 아니라 일반공모방식에 의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 관한 것이지만, 법조문의 해석을 발행방식에 따라 달리할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우리사주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우리사주조합을 통하여 우리사주조합이 설립된 회사의 주식을 취득·보유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과 노사협력 증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바( 구 근로자복지법 제27조 ), 우리사주조합원의 주식취득 방법, 주식취득에 따른 혜택, 주식보유 의무기간 등은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그 세부사항으로서 우리사주조합원의 우선배정권을 인정할지 인정한다면 얼마나 인정할지 여부 또한 마찬가지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의 종업원지주회, 미국의 종업원지주제에서는 신주의 우선배정을 강제하고 있지 않다. 독일의 경우에도 주주에게만 신주인수권이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신주인수권부사채나 전환사채를 제외한 주식의 경우에만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우선배정권을 부여하거나 그보다 범위를 축소하거나, 나아가 우선배정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입법적으로 가능하다. 이처럼 폭넓은 입법재량이 있는 우리사주조합원의 주식 우선배정권의 대상범위를 법해석으로 유추하여서까지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

뿐만 아니라 관련 법조항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우선배정권의 대상으로 예정하고 있지 않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7 제2항 은 우리사주조합원이 소유하는 주식수가 신규로 발행되는 주식을 포함하여 주식 총수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우선배정권을 배제하고 있는데, 만약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우선배정권을 인정한다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9 제3항 에 따른 우리사주조합원의 소유주식수 기준인 주주명부상 우리사주조합의 대표자 명의로 개서된 주식수가 신주발행 당시 20%를 초과하지 않지만, 나중에 행사되는 신주인수권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원의 소유주식수가 20%를 초과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위 조항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우선배정권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허용된 20% 범위를 넘어 침해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입법자의 의도가 주식만을 우선배정권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들을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도 유추적용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우선배정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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