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8가합1301(본소) 채무부존재확인
2008가합3154(반소) 손해배상(기) 등
원고(반소피고)
한국철도시설공단
대전 중구 대흥동 452-3 대림빌딩
대표자 이사장 이성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원고보조참가인
한국철도공사
대전 서구 둔산동 920 정부대전청사 2동
대표자 사장 강경호
법률상 대리인 ○○○
피고(반소원고)
별지 ‘반소피고 및 청구금액’ 기재와 같다.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00 담당변호사 000
피고
A
변론종결
2009. 3. 27.
판결선고
2009. 4. 24.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들에 대한 철도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방음대책 수립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반소피고)의 피고 A에 대한 본소를 각하한다.
3. 피고(반소원고)들의 원고(반소피고)에 대한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본소와 반소 및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피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하고, 원고(반소피고)와 피고 A 사이에 생긴 부분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본소)
주문 제1항 및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피고 A에 대한 철도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방음대책 수립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소) 원고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들에게 별지 중 ‘청구금액’항 기재 각 돈을 지급하고, 야간소음도가 65dB(A) 미만이 되도록 방음대책을 수립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아파트의 위치
(1) 피고들은 익산시 모현동 1가 111-1 소재 명일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1994. 8.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거주하고 있는 입주자들이다. 이 사건 아파트는 1994. 8.경 명일건설에서 임대아파트로 건설하였으나, 명일건설이 부도를 맞게 되어 당시 세입자들이 매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 이 사건 아파트는 익산역에서 철도선로를 따라 대전 방향 약 600m 지점에서 철도선로와 20~30m 떨어져 위치하고 있으며, 위에서 내려다 볼 때 ‘ㄱ'자 형태를 취하고 있어 각층 1~2호는 철도선로와 직각으로, 각층 3~11호는 철도선로와 평행하게 위치하고 있다.
(3) 철도 부지와 이 사건 아파트의 경계선에는 방음벽(높이 약 5m, 길이 약 50m)이 설치되어 있고, 철도선로 위의 육교로 통행하기 위해 방음벽 중 통로에 해당하는 부분이 단절되어 있다.
나. 철도차량 운행 현황
(1) 이 사건 아파트 옆을 지나고 있는 철도선로(호남선)는 1914년경 개통된 이후 1978년 복선화되었고, 2004. 4.부터는 고속열차(KTX)가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2) 2008년 기준 이 사건 아파트 근처 철도선로에서의 1일 열차 운행 횟수는 아래와 같으며, 이 중 전기기관차가 58회, 디젤기관차가 77회, 디젤동차가 16회 운행되고 있다.
(3) 이 사건 아파트 옆을 지나가는 열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약 105㎞이나, 익산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관계로 실제 KTX의 평균속도는 시속 약 90㎞, 새마을호 · 무궁화호의 경우는 시속 약 50m, 화물열차의 경우는 시속 약 40km 정도로 지나가고 있다.
(4) 한편, 철도통계연보에 의하면 1993년도부터 2008년도까지 서대전 ~ 익산간 연도별 열차 운행 횟수는 아래와 같다(다만, ① 아래 수치들은 ‘계획 열차수'로서 편도 기준이며, ② '무궁화'란에 1993 ~ 1997년도의 경우 통일호·비둘기호, 1998 ~ 2003년도의 경우 통일호 열차 수가 포함되어 있다).
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재정
(1) 피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 482명은 원고를 상대로 중앙환경분쟁조 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라 한다)에 열차의 운행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방음대책 수립을 청구하는 내용의 조정을 신청하였고(중앙환조 07-3-119), 조정절차에서 3차례에 걸쳐 소음측정이 이루어졌는바1), 04:40 ~ 05:40 시간대의 등가소음도가 호수에 따라 57.2dB(A)에서 66dB(A)까지 측정되었다.2)
(2) 위 소음 측정결과를 기초로 조정위원회는 2008. 4. 17. ① 야간소음도가 65dB(A) 이상인 입주자들(105명, 이 사건 반소원고들이며 이하 '피고들'이라 한다)에 대해서는 원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② 야간소음도가 65dB(A) 미만인 입주자들3)에 대해서는 배상신청을 기각하였으며, ③ 배상액에 관해서는 배상기간(2004. 9. ~ 2007. 9.) 및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들에게 합계 14,444,070원을 지급하고(다만, 소음측정 비용 70만 원은 피고 A에게 지급하라고 하였다), () 아울러 야간소음도가 65dB(A) 미만이 되도록 방음대책을 강구하라는 취지로 재정(裁定)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을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요지(본소)
(1) 호남선 철도선로는 1914년부터 존재해 온 반면 피고들은 1994년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기 시작하였는바, 1994년 당시에도 이미 이 사건 아피트 일대에는 철도차량의 운행으로 인한 소음(이하 ‘철도소음'이라 한다)이 존재했고 피고들은 철도소음을 수인한 채 거주를 시작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철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
(2) 철도소음은 철도차량의 운행시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인데, 철도차량을 운행하는 주체는 원고가 아니라 한국철도공사이므로 소음의 원인자로서 환경정책기본법상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 역시 한국철도공사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위원회는 원고에게 철도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 및 방음대책 수립의무를 인정하는 내용의 재정을 하였으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위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들 주장의 요지(반소) 철도차량의 운행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인 피고들이 사회통념상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 철도소음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철도시설의 관리·유지 책임자인 원고는 피고들이 철도소음으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고, 아울러 철도소음이 수인한도 이하로 감소되도록 방음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3. 판 단
본소와 반소를 같이 판단한다.
가. 소음으로 인한 피해 발생과 생활이익
(1)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① 원고의 사업활동으로 야기되는 철도소음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였다며 환경정책기본법 제31조(환경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한편, ② 철도시설에 대한 원고의 설치·보존행위의 하자로 발생하는 철도소음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였다며 민법 제758조(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근거해서도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고, ③ 나아가 철도소음에 대해 소
유권 · 점유권에 기한 유지(留止)청구로서 원고에게 야간소음도가 65dB(A) 미만이 되도록 방음대책을 수립할 것을 구하고 있다.
(2) 위 각 청구권원들은 구체적 요건에 있어 차이는 있지만 '소음으로 인하여 특정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것'을 공통된 요건으로 하고 있는바, 소음으로 인해 특정인에게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그 특정인이 자신의 생활환경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익이 법적으로 보호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소음으로 인한 배상책임을 인정하거나 유지청구를 인용하기 위해서는 ① 특정 토지나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거주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 대한 이익(이를 생활이 익'이라 한다)의 객관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하고, ② 제3자의 사업활동 등으로 야기된 소음으로 인하여 거주자의 생활이익이 침해되었으며, ③ 나아가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어야 한다(환경정책기본법 제31조에 관한 대법원 2001. 2. 9. 선고 99다55434 판결, 민법 제758조에 관한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다37904,37911 판결, 유지청구에 관한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다37904,37911 판결 각 참조).
(3) 한편, 도시화·산업화 및 이로 인한 주거의 과밀화로 인하여 도시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거주자는 어느 정도의 소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 장소에 거주를 시작하게 될 것인바, 거주자의 생활이익은 원칙적으로 그가 거주를 시작한 때 그 장소에서의 소음도(騷音度)를 기초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고, 거주자가 그 장소에서 자신의 생활환경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음도를 낮추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거주자 스스로 방음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주택법 제21조 및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가 일정 소음도 이상의 지점에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그 주택사업 시행자에게 방음시설 설치의무를 부과하고, 실내소음도를 측정할 경우 ‘세대 안에 설치된 모든 창호를 닫은 상태'에서 측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위와 같은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4) 따라서,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자는 '자신이 거주를 시작한 당시보다 소음이 현저히 증가하여 자신이 향유하고 있던 생활이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을 주장·입증하여야 하고, 설사 특정 지점의 현재 소음도가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소음기준을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거주 시작 당시에 비하여 소음이 증가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 그 거주자의 법적으로 보호되는 생활이익이 침해되었다거나, 그 침해가 수인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에서 생활이익의 침해 인정 여부
(1)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 부근의 철도선로는 1914년경 설치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철도차량이 운행되고 있는 반면 피고들은 1994년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여 거주를 시작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생활이익은 입주 당시 이미 발생하고 있던 철도소음을 기초로생성되기 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1994년 당시의 소음도가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거나, 소음이 조금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볼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피고들의 생활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거나, 그 침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다.
(2) 그런데, 익산역을 통과하는 열차의 운행 횟수가 1994년도에 비하여 2008년에 다소 늘어났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개별 열차의 운행시 발생하는 1회적 소음도가 1994년에 비해 2008년에 높아졌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열차 운행 횟수의 증가는 주로 2004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고속열차(KTX)로 인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데 고속열차는 구동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기존의 디젤기관 열차(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에 비하여 운행 소음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사건 아파트는 익산역 부근에 있으므로 KTX가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을 고려해 보면, 1994년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소음도에 비하여 2008년 현재 이 사건 아파트의 소음도가 증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설사 이 사건 아파트 중 특정 지점의 현재 소음도가 환경정책기준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소음기준을 초과한다는 사정만으로(그 초과의 정도도 근소 하다) 피고들의 생활이익이 침해되었다거나,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할 정도를 넘어 선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론
(1) 따라서, 원고가 환경정책기본법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나머지 점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철도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 및 방음대책을 수립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피고들에게 철도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유지청구는 이유 없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위원회는 원고에게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함과 아울러 방음대책을 수립하라는 내용의 재정을 하였고, 조정위원회가 재정을 행한 경우 재정 문서의 정본이 당사자에게 송달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으로부터 그 재정의 대상인 환경피해를 원인으로 하는 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하거나 그 소송이 철회된 때에는 해당 재정문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환경분쟁조정법 제42조 제2항),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의무 및 방음대책 수립의무가 없다는 점에 대하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마. 피고 A에 대한 본소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A에 대해서도 철도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 및 방음대책 수립의무가 없음의 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정위원회는 피고 A에 대해서는 원고의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 피고 A는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 및 방음대책을 구하는 반소를 청구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피고 A에 대해서는 원고가 위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A에 대한 본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본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인용하며,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정재규
판사하상익
판사장원지
주석
1) 1차 : 2007. 11. 27. 원일환경 주식회사, 2차 : 2008. 2. 25. 전북 보건환경연구원, 3차 : 208. 3. 6. 전
주지방환경청
2) 407호 : 61.9, 603호 : 63.9, 904호 : 63.0, 909호 : 64.8, 1002호 : 57.2, 1204호 : 55.0, 1505호 : 62.0,
단위 : dB(A)
3) 1~8층 및 15~18층 전 세대와, 901~908호, 1001~1006호, 1101~1102호, 1201~1202호, 1301~1302호,
1402~1406호 세대. 피고 A가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