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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방법원 2013. 11. 07. 선고 2013구합554 판결
원고는 형식상 도관회사로 보아 소득의 실제귀속자에 대하여 원천징수한 것은 적법함[국승]
전심사건번호

조심2012부1391(2012.12.18)

제목

형식상 도관회사로 보아 소득의 실제귀속자에 대하여 원천징수한 것은 적법함

요지

원고는 도관회사에 불과하고,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AAA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실질적 귀속자로서 양도인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법인세 경정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함

관련법령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조의2국제거래에 관한 실질과세

사건

2013구합554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원고

AAA 인터내셔널 비브이(AAA INTERNATIONAL B.V.)

피고

○○세무서장

변론종결

2013. 9. 12.

판결선고

2013. 11. 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11. 12. 14. 원고에게 한 법인세 원천징수세액 OOOO원의 경정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AAA(이하 'AAA'라 한다)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United Arab Emirates, 이하 'UAE'라 한다)의 아부다비(The Emirate of Abu Dhabi) 법률에 따라 설립되었고, 아부다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면서 세계 각국의 석유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AAA는 핀란드 법률에 따라 1998. 설립된 법인인 BBB OY(이하 'BBB'이라 한다) 및 오스트리아 법률에 따라 1997. 설립된 법인인 AAA Holdings GmbH(이하 'AAA Holdings'라 한다) 발행주식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BBB은 네덜란드 법률에 따라 1999. 9. 27. 설립된 법인인 CCC Holdings B.V.(이하 'CCC'이라 한다)의 발행주식의 75.9%를 보유하고 있고, AAA가 나머지 24.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원고는 네덜란드 법률에 따라 2006. 1. 23. 설립된 법인인데 AAA가 원고 발행주식의 99.93%를, AAA Holdings가 나머지 0.07%를 보유하고 있다.

나. CCC은 1999. 12. DDD 주식회사(이하 'DDD'라 한다)가 발행하는 우선주식 122,541,211주(총 발행주식의 50%)를 약 OOOO원(1주당 OOOO원)에 취득하였고, 원고는 2006. 2. 9. CCC로부터 그 중 49,016,485주(총 발행주식의 20%,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OOOO원(1주당 OOOO원)에 취득하였는데, 원고는 2010. 8. 12. EE중공업 주식회사(이하 'EE중공업'이라 한다)에 이 사건 주식을 OOOO원(주당 15,000원)에 양도(이하 '이 사건 주식양도'라 한다)하였다.

다. EE중공업은 이 사건 주식양도에 다른 양도차익 OOOO원에 대하여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양도가액의 10% 상당액(OOOO원)과 양도차익의 20% 상당액(OOOO원) 중 적은 금액인 OOOO원을 원천징수하여 2010. 8. 12. 피고에게 납부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양도소득에 대하여 대한민국정부와 네덜란드정부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이하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이라 한다)에 따라 한국에서의 과세가 면제되어야 하므로, EE중공업이 피고에게 납부한 법인세 원천징수세액은 원고에게 환급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2011. 10. 13. 피고에게 법인세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1. 12. 14. 이를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2. 3. 13.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2. 12. 1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1978년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체결 당시 실질과세원칙을 예정하고 있지 않았고, 조세회피행위의 방지를 다룬 2003년 OECD 개정 모델조세조약의 제규정에 관한 주석서(Commentaries on the Articles of Model Tax Convention, 이하 'OECD 주석'이라 한다)도 위 조약 체결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주식양도에 국세기본법상 실질과세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

2) 가사 실질과세원칙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사업 활동을 하였고, AAA와 독자적으로 회계 관리 및 자금 운용을 하였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하여 왔다. 따라서 AAA와 원고가 모자회사의 관계에 있다거나 원고의 자금조달처가 관계사라는 사유 및 원고가 한 가지 주식에만 투자했다는 사유만으로 원고를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설립된 도관회사로 볼 수 없다.

3) 원고를 도관회사로 보아 그 실체를 부인하고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의 혜택을 배제하는 것은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동화전문회사,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법에 따른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 등과 같은 국내 특수목적법인을 조세목적상 독립된 법적 실체로 인정하여 과세하면서 상당한 조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위 조세조약 제24조의 무차별원칙에 위배된다.

4)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주식양도의 양도인이자 네덜란드 거주자로서 이 사건 양도소득에 대하여는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제14조 제4항에 따라 양도인이 거주자로 되어 있는 국인 네덜란드에서만 과세되고 대한민국에서는 과세가 면제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실질과세원칙의 적용 가부

가) 조세조약과 국내 세법의 관계

헌법 제6조 제1항"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체결된 조세조약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진다.

한편, 조세조약은 체약국 사이의 과세권이 문제될 때 이를 조정함으로써 이중과세와 조세회피를 방지함을 목적으로 체결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독자적인 과세권을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체약국의 세법에 의하여 이미 창설된 과세권을 배분하거나 제약하는 기능을 하는바, 과세권의 발생에 관한 사항은 일차적으로 각국의 세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조세조약은 국내 세법과 달리 정하는 사항에 대하여 최종적인 과세권의 소재를 정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조세조약에서 규율하고 있는 법률관계에 있어서는 당해 조약이 국내법의 특별법적인 지위에 있으므로 국내법보다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나) 조세법률주의와 조세조약 엄격해석의 원칙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제59조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를 천명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과세요건이나 면세요건 등을 정함에 있어서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한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가입한 조약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26조, 제27조, 제31조는 "조약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하고, 조약 불이행을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국내법 규정을 원용할 수 없으며, 조약의 문구는 그 통상적 의미에 따라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는 조세조약에 있어서도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 실질과세원칙과 조세조약의 해석

(1)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조세평등주의는 위 헌법규정에 의한 평등의 원칙 또는 차별금지의 원칙의 조세법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조세입법을 함에 있어서 조세의 부담이 국민들 사이에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법을 제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조세법의 해석ㆍ적용에 있어서도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취급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 이러한 조세평등주의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법 제도의 하나가 바로 국세기본법 제14조, 법인세법 제4조에서 규정한 실질과세원칙으로서, 이는 정의의 이념에 따라 '같은 것은 같게', 그리고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함으로써 조세법의 입법과정이나 집행과정에서 조세정의를 실현하려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89. 7. 21. 선고 89헌마38 결정 참조). 결국 실질과세원칙은 헌법상 근거를 가지는 원칙으로서, 국세기본법 등 국내법상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헌법상 조세평등주의의 이념에 따라 조세법의 해석에 있어 당연히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 조세조약의 적용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 없다.

(2) 한편, OECD는 1999년부터 시작된 유해조세경쟁포럼에서의 국제적 논의를 통하여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각종 규제방안을 강구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2003년 OECD 주석에서 조세회피행위의 유형과 방지방법, 조약 관련 해석사항 등을 폭넓게 다루어 조세회피행위의 방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바, 모델협약 제1조 '거주자' 규정에 대한 주석 제7항에서는 "이중과세 방지협약의 근본목적은 국제적 이중과세를 방지함으로써 재화와 용역, 자본과 인적교류를 촉진하는 것이다. 이중과세 방지협약은 또한 조세의 회피 및 탈세방지를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주석 제22항 내지 제24항에서는 "각국의 자국법에 규정하고 있는 조세회피방지규정(general anti-abuse rule), 피지배외국법인규정(controlled foreign companies rule) 등 조세조약 남용방지규정은 조세조약과 서로 상치되지 않는 것으로서, 자국법상의 조세회피 방지규정은 어떤 조세부담을 결정하기 위한 자국세법에 의해 규정된 근본적인 자국의 법률의 일부이며 이러한 조항은 조세조약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일반적인 조약남용방지규정은 각 조세조약에 특별규정으로 규정할 필요도 없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OECD 주석은 헌법 제6조 제1항에 의해 체결ㆍ공포된 조약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라고 볼 수 없으므로 법적인 구속력이 인정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는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등을 비롯한 OECD 회원국가 사이에 체결된 조세조약의 올바른 해석을 위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기준으로서 그 내용의 개정 시기와 관계없이 OECD 회원국가 사이의 조약 해석에 있어서 국내법상의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3) 나아가 2006. 5. 24.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조의 2가 신설되어 국제거래에 있어서도 실질귀속자 및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조세조약을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국제적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4)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조세조약을 해석함에 있어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엄격 해석의 원칙과 비엔나 협약에서 정한 통상적인 의미에 따른 성실한 해석의 원칙을 준수하되,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당해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하여 그 실질에 따라 해석하는 것은 그 문언의 통상적ㆍ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ㆍ논리적 해석이자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으로서 엄격 해석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조세조약의 개별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문언 자체의 의미를 부당하게 유추・확장하거나 문언에 반하는 것이 아닌 한 실질과세원칙을 그 해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에서, 앞서 본 법리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 즉 ①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의 서문에서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더불어 '탈세방지'에 조약의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있으므로, 위 조세조약의 목적이 단순히 국제적 이중과세를 방지함으로써 재화와 용역 등의 교류를 촉진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탈세방지' 역시 이중과세의 회피와 마찬가지로 위 조세조약의 중요한 목적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점, ② 한ㆍ네덜란드 조세조약 제3조 제1항에서도 "일방체약국이 이 협약을 적용함에 있어서 달리 정의되지 않은 용어는 달리 문맥에 따르지 아니하는 한, 이 협약의 대상 조세에 관련된 동 체약국의 법에 내포하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조세조약은 독자적인 과세권을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 체약국의 세법에 의하여 창설된 과세권을 배분하거나 제약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특정 조세조약이 적용되는 사안인지 여부의 최초 판단은 결국 일방 체약국의 국내법에 따라 정하여질 수밖에 없는바, 개별 조세조약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만 실질과세원칙을 그 조세조약 규정의 해석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제1조에서 "이 협약은 일방 또는 양국의 거주자인 인에게 적용된다.", 제14조에서 "주식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득은 그 양도인이 거주자로 되어 있는 체약국에서만 과세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을 뿐 양도소득과 관련하여 국세기본법 제14조, 법인세법 제4조와 같이 실질과세원칙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위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상 양도소득과 관련한 개념인 '거주자', '양도인'의 규범적 의미를 확정함에 있어서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따라서 과세관청인 피고로서는 조세조약의 적용이 예정되는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귀속에 대하여 그 실질적 거래행위자 및 소득의 실질귀속자를 원고로 인정하여 그 과세권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AAA로 인정하여 그 과세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를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주식의 양도인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서의 양도인이 누구인지, 즉 원고가 AAA의 도관회사에 불과한지 여부를 본다.

가) 인정 사실

(1) 원고는 네덜란드 거주자로서 관리, 금융, 회계 및 기타지원용역 제공 및 회사가 그룹을 구성하고 있는 사업과 계열사 및 제3자에 대한 자문 제공 등을 사업목적으로 2006. 1. 23. 설립된 회사다.

(2) 원고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독립하여 연차보고서 및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네덜란드에 법인세를 신고하였다.

(3) 원고는 2006. 3. 1.경부터 World Trade Center, Tower B, 11th floor, Strawinskylaan 1129, 1077XX Amsterdam에 있는 20㎡ 규모의 사무실을 Citco Nederland B.V.로부터 임차하였다.

(4) 원고는 2006. 2. 1.에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는 S.Kleuver, S.Martina와 각 법무사무원 또는 경리사무원 업무 수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0. 1. 1. J.P.V.G.Visser, P.van Maurik과 각 법무사무원 또는 경리사무원 업무 수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원고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원고의 직원은 2명이었다.

(5) 2002년경 DDD는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거래은행들이 신용을 회수하기 시작하여 주주사들의 추가 자금지원이 없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DDD는 50%씩의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던 CCC과 EE그룹계열사에게 유상증자를 비롯한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하였고, EE그룹측은 자금지원을 거절하였고 CCC측에게 자신들이 DDD의 경영권을 양도하고 20%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CCC이 단독으로 DDD에 긴급자금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CCC은 AAA의 자금 지원 하에 수억 달러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DDD 지분 20%에 대한 콜옵션을 취득하게 되었다. 그러나

CCC과 EE그룹간의 주주간 약정에 따르면 CCC은 EE그룹측 주주들과 DDD의 지분을 50:50으로 소유하도록 되어 있었고, 또한 실제로도 위험분산의 차원에서 CCC이 70%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적절치 아니하였기 때문에 CCC은 AAA의 또 다른 자회사인 원고에게 20%의 지분을 양도하고 50%의 지분만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지분소유구조를 정리하고자 하였고, 원고는 위와 같은 경위로 설립되었다.

(6) 원고는 2006년경 설립 직후 DDD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CCC과 AAA로부터 OOOO유로를 차입하여 CCC로부터 DDD의 총 발행주식 중 20%를 취득함으로써 대차대조표상 OOOO유로의 투자자산이 계상되었다.

(7) 위와 같은 CCC의 콜옵션 행사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AAA가 2005. 11. 24. EE중공업에 보낸 서신에 "AAA는 2003. 5. 1. 체결된 실시협약 제6.1조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짐. EE중공업은 AAA의 콜옵션 행사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였음. 그러나 AAA는 이 문제가 AAA 이사회 결의에 따른 것으로 AAA 경영진은 이에 관한 재량권이 없음을 지적하였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AAA가 2006. 2. 1. EE중공업에 보낸 서신에는 "AAA는 DDD 지분 20%를 조만한 CCC로부터 원고에게로 이전하고자 함을 EE중공업과 DDD에 알려드립니다. 이러한 주식의 이전은 전적으로 AAA 포트폴리오 내에서 절세(tax efficiency)를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2006. 1. 24. CCC 명의의 콜옵션 행사통지서상 연락처도 아부다비 소재 AAA의 주소로 되어 있다.

(8) DDD는 2007. 4. 26. 원고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15%의 세율로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6, 8, 9, 10, 11, 16, 17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다국적기업이 특정국가에 설립한 회사가 거래의 당사자일 경우, 그 회사는 도관회사에 불과하고 그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는 모기업인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가 소재한 국가가 해외원천소득에 대하여 저율과세 또는 비과세 하는 등 그 국가에 조세피난처적 요소가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회사가 오로지 조약편승을 통한 조세회피의 목적으로 미리 설계한 투자구조 및 지배구조에 따라 형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어떠한 회사가 오로지 조세회피만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조약상의 혜택을 누리기 위한 도관에 불과한지 여부는 그 회사의 사업목적이나 활동 내역, 자금의 조달 및 회수 주체, 수익 배분내역, 회사의 존속기간 등 제반 간접사실을 통하여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형식적 거래 당사자인 회사가 도관회사에 불과하다고 판명된다면 당해 거래로 발생한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모기업인 다국적기업이다.

(2) 이 사건에서, 위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임차한 사무실의 규모는 20㎡에 불과하고, 한두 명 정도의 직원들만이 고용되었으며, 원고는 설립 이후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한 이외에 다른 사업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DDD 주식에 대한 실제 투자자금 조달자는 AAA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DD는 원고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라 15%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고, 이 법인세율은 대한민국과 UAE 간의 조세조약 따른 세율보다 높은데, AAA로서는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서야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소득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원고를 네덜란드에 설립하는 투자구조를 취할 합리적인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점, ⑤ 원고는 원고 설립 초기에 모회사인 AAA가 투자 및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모자회사 관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서 주식 취득 당시의 사정이 아닌 이 사건 주식양도가 이루어진 2010. 8. 12.을 기준으로 원고가 도관회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원고의 설립 목적이나 활동내역, AAA나 DDD 사이의 지위 또는 관계에서 원고가 설립될 당시부터 이 사건 주식양도가 이루어진 시점까지 사이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AAA가 DDD에 대한 주식의 취득 및 양도와 관련하여 오로지 대한민국의 조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형식으로서 도관회사에 불과하고, 이 사건 주식의 양도로 인한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주체인 양도인은 AAA라 봄이 타당하다.

3)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상 무차별원칙 위반 여부

가)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제24조는 "일방국의 국민은 그들이 동 일방국의 거주자인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타방국에서 동일한 사정하에 있는 동 타방국의 국민이 부담하거나 또는 부담할지도 모를 조세 또는 이와 관련된 요건과 다른 또는 그보다 더 과중한 조세 또는 이와 관련된 요건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비교 대상으로 들고 있는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상의 자산유동화회사 등 특수목적법인들은 이들이 수행하는 독자적인 사업상 기능 및 역할을 고려하여 국내 법률에 따라 정책적으로 그 특수목적이 인정된 법인들로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상 유동화전문회사에 자산유동화업무를 전업으로 하는 외국법인이 포함되는 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투자회사나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법상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의 발기인이나 주주의 국적을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특수목적법인들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것은 법인들의 국적과는 무관하다. 즉, 네덜란드 거주자인 원고가 실질과세의 원칙을 적용받은 것은 국적에 따른 차별의 결과가 아니라 실질과세원칙의 무차별적 적용에 따른 것이며, 영위하는 사업의 내용이나 형태상 원고와 국내 특수목적법인들이 '동일한 사정'하에 있다고 볼 수도 없는바, 이 사건 처분이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상 무차별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론

원고는 도관회사에 불과하고,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AAA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실질적 귀속자로서 양도인에 해당하므로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른 과세 면제가 될 수 없다 할 것이며, 이러한 결과가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상 무차별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는바, 원고의 법인세 경정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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