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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8.18.선고 2014누6892 판결
도시개발사업시행자지정신청거부처분취소
사건

2014누6892 도시개발사업시행자지정 신청거부처분취소

원고항소인

신흥프로퍼티 파트너스 주식회사

피고피항소인

성남시장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14. 8. 14. 선고 2011구합8766 판결

변론종결

2015. 7. 14.

판결선고

2015. 8. 18.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1. 5. 2.자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신청 거부처분 및 2011. 8. 16.자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신청 거부처분을 각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주문 제1, 2항 기재와 같은 판결.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엔에스아이(이하 '엔에스아이'라 한다)는 피고에게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8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였고, 피고는 위 제안을 받아들여 2009. 5. 15. 시행자를 지정하지 아니한 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8 일대 13필지 면적 84,235㎡(이하 '이 사건 사업부지'라 한다)를 '성남신흥 도시개발구역(이하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이라 한다)'으로 지정하고, 도시개발법 제22조에 의한 수용 또는 사용방식으로 도시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이라 한다)을 수행한다는 취지의 도시개발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성남시 고시 제2009 61호로 고시하였다.다. 위 도시개발사업계획에 의하면, ① 도시개발구역의 지정목적이 ' 6 공업지역 이전부지의 계획적 개발로 기존 도심의 균형발전 선도, 지역중심기능 회복, 랜드마크 조성 및 공원녹지공간 확충, 이 역세권지역 도심활성화 및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이고, (②) 도시개발사업의 시행기간은 사업시행 인가 시부터 공사완료 공고일까지이며, ③ 토지이용계획 및 기반시설 계획의 구체적 내용은 위 구역을 주거용지(공동주택용지) 34.9%, 상업용지(일반상업용지) 31.8%, 도로 5.5%, 공원녹지 27.8%의 각 비율로 개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을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토지이용을 합리화·구체화하고 도시의 기능을 증진하며 미관의 개선 및 양호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다.다. 원고는 2009, 9. 1.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권리를 양수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2009. 11. 20.경 리딩성남제일차 유한회사 및 리딩성 남제이차 유한회사와 사이에 3,700억 원을 한도로 하여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같은 날 리딩성남제삼차 유한회사와 사이에 550억 원을 한도로 하여 대출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 중 74,146m(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 약 92% 상당)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원고는 2010. 5. 25.경 피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0. 7. 6. 아래와 같이 이해관계인들이 사업시행자 지정에 대한 반려요청 및 소제기 등의 사실을 우리 시에 통보함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완료될 때까지는 사업시행자 지정 등 당해 사업과 관련된 일체의 행정행위를 진행할 수 없다는 처분사유를 들어 이를 반려하였다(이하 '제1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가. 당해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자인 엔에스아이의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 반려 요청과

㈜0000가 당해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사업권 실행 및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수

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 (피신청인 : 원고, 제3채무자 : 성남시)

다. 주00은행(엔에스아이의 채권자)의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 반려요청 및 당해 토지소유

권과 관련한 고소장(피고소인 : 원고의 대표이사 외 1인)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

하고, '신탁재산의 부당처분행위 취소요청'을 원고와 대한토지신탁(주)에게 요청

마. 이에 원고는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였는데,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2010. 12, 30. 아래와 같은 점에서 제1차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 전체 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도시개발법

11조 제1항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음이 분명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목적, 내용, 시행기간, 시행방식

또는 사업계획이나 자금조달계획 등 도시개발법이 규정하는 사업과 실체적 관련 있는 사유

가 아니고, 단지 이 사건 사업부지에 관한 종전 소유자인 엔에스아이나 그 채권자인 외환은

행 등의 사해행위 주장이나 형사고소를 들어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음은 그 재량권을

합리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즉,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사업부지를 둘러싼 민사적 분쟁이나 사업부지 관련인들의

민원만을 들어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음은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부당한 처분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다.

바. 피고는 위 재결 이후 원고에게 보완자료를 요청하여 받았으나, 2011. 5. 2. 도시개발법도시개발법 시행령, 시행규칙 및 도시개발업무지침 등 관련법을 검토한 결과 총사업비 산정, 재원조달계획 및 사업성검토 등의 자료에 일관성이 없고 근거가 불명확하여 검토가 불가하며, 사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등 아래와 같은 처분사유가 존재함을 들어 원고의 위 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제2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가. 사업계획은 기 승인된 내용이나 관련 법률의 범위 내에서 계획되어야 하나 제출된 사업

계획상 주거지역 내 용적률 279.71%는 승인된 내용과 불일치하며, 일반상업지역내 주

거용 비율에 따른 용적률은 우리 시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한 용적률을 기준으로 적용하

여야 하나, 이를 초과하여 790%로 용적률을 계획하였으며, 이에 따른 세대수 계획이 당

초 승인된 1,378세대보다 많은 1,484세대로서 계획상의 오류가 있음.

나. 재원조달계획은 단계별 시행계획에 따라 사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달성 가

능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나, 미화 1억 불의 재원조달 근거 및 약정서의 효력을 확인

할 수 없으며, 수익발생 시점은 분양 개시 이전(2012년 5월)까지의 재원조달계획이 불

명확함.

다. 총 사업비 산출 시 건축비를 포함하여 산출하여야 하나, 건축비를 제외하고 산출하여

사업성 분석 등이 도시개발업무지침에서 규정한 기준에 의하여 평가되지 않았음.

라. 사업성 분석 시 할인율을 5%로 적용하여 당해 대출금리 7.65%보다 낮게 적용되었으며,

제출된 사업계획서는 물가상승률 등을 적용하여 사업성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명목 할

인율을 적용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됨.

마. 사업비 전액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어 사업지연에 따른 채무기간의 장기화, 이자비용

의 부담 등 결손금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처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아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지속적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사. 원고는 2011. 6. 7.경 재차 피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1. 8. 16. 도시개발법도시개발법 시행령·시행규칙 및 도시개발 업무지침 등 관련법을 검토한 결과 아래와 같은 사유로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여 위 신청을 반려 하였다(이하 '제3차 거부처분'이라 하고, '제2차 거부처분'과 합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가. 제출된 신청서에 구체적인 산정근거 없이 용적률을 성남시 도시계획조례」의 기준을 초

과하여 산정하였기에 추후 실시계획 및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밀도계획이 조정될 경우

사업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조성토지의 분양대금을 수입으로 산정하였지만 연차별

수입비율에는 아파트 및 상업시설의 건축물 분양대금으로 수입비율을 추정하는 등 사

업성 분석에 대한 일관성이 없으며 근거가 불명확함.

나. 2010년 말까지의 재무제표상의 누계 결손금 및 사업종료 시까지 판매관리비와 후순위

차입금 및 연말 결손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의 누락으로 사업성(수익)이 확보되지 못하

는 것으로 분석되는 바, 사업성 분석내용은 적정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됨.

다. 위와 같이 용적률 초과 산정 및 비용 산정 부문의 누락 등으로 사업성 분석이 적정하지

못하며, 특히 사업비 전액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어 사업지연에 따른 자본적 지출비용

및 후순위 차입금의 이자비용이 증가되는 등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자의 재무적 타당성

이 확보되지 못하므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아. 한편, 피고는 2012. 5. 29.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된 날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실시계획의 인가가 신청되지 아니하여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 호에 의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에 대한 도시개발구역지정을 해제한다'는 취지로 고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8, 9, 11, 12호증, 을 제1, 2, 3, 5, 6, 7호 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피고는 아래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1)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 지정은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전제로 하는데, 이 사건 사업부지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및 고시된 2009. 5. 15.로부터 3년이 지난 2012. 5. 15.까지 실시계획인가가 신청되지 아니하여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제간주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더 이상 원고를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5호같은 법 제21조에 따른 수용 또는 사용 방식의 경우에는 도시개발구역의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의 2/3 이상을 소유한 자가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의 일부인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6, 같은 동 2460-3, 같은 동 2461-2, 같은 동2461-3 각 토지를 진행저축은행 주식회사 등에게 매각하고, 2012. 3. 30.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이 사건 사업부지에서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 80,534m² 중 전체 면적의 2/3에 미치지 못하는 50,595.3m만 소유하게 되었다. 이로써 원고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자격을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원고 적격이 없는 자에 의한 것이거나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 주장에 관한 판단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이하 '해제의제 규정'이라 한다)는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법 제17조에 따른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3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은 해제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과연 이러한 해제의제 규정이 이 사건과 같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 지정신청이 거부되어 미처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단계에 나아가지 못한 경우에도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될 당시 이미 시행자가 지정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가 먼저 문제된다.

살피건대, 지정권자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려면 원칙적으로 해당 도시개발구역에 대한 도시개발사업의 계획(이하 '개발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야 하고(도시개 발법 제4조 제1항), 지정권자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거나 개발계획을 수립한 경우 이를 관보나 공보에 고시하고(도시개발법 제9조 제1항), 지정권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자 중에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를 지정하며(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시행자는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이하 '실 시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지정권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도시개발법 제17조 제1 항, 제2항). 이때 도시개발구역의 지정 전 개발계획의 수립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해제 의제 규정이 적용되는 반면,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후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경우에는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된 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2년이 되는 날,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한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도시개발법 제17조에 따른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3년이 되는 날의 각 다음 날에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도시개발법 제10조 제2항 각 호), 또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이 해제의제된 경우 그 도시개발구역에 대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용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구역은 해당 도시개발구역 지정 전의 용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각각 환원되거나 폐지된 것으로 보게 되며(도시개발법 제10조 제3항), 이러한 결과는 관보나 공보에 고시되고, 일반에게 공람시켜야 한다(도시개발법 제10조 제4항).

위와 같은 도시개발법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체계와 입법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해제의제 규정은 구역지정 후 상당한 기간 내에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등 사업진행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보아 지정전의 용도로 환원시킴으로써 구역지정에 따른 여러 행위 제한 등으로 인하여 구역 내 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방지하고 시행자로 하여금 구역 지정에 따른 신속한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해제의제 규정에 따른 도시개발구역 지정의 해제에 예외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의 해제가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자들의 권리·의무에 큰 변동을 가져오는데 반해 해제에 이르는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제의 제규정의 적용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② 해제의제 규정에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의 해제사유로 '도시개발법 제17조에 따른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지 아니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어 일정한 기간 내에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실시계획의 '인가신청'을 하였는지 여부를 해제사유로 들고 있다. ③ 도시개발법 제17조에서는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할 의무 있는 자로 '지정권자 아닌 시행 자'를 규정하고 있어 시행자가 지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시행자 지정 이후의 단계인 실시계획의 '인가신청'을 할 여지가 없다. ④ 해제의제 규정이 시행자가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지정권자의 해태로 시행자 지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시행자 지정이 상당히 지체된 경우에도 도시개발구역 지정·고시일로부터 3년이 도과하기만 하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제될 수 있으므로 지정권자의 자의에 의한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가 가능하게 될 여지가 있는바, 해제의제 규정이 이러한 경우까지 상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원래 도시개발구역을 지정·고시할 때 그 시행자를 미리 지정하여 고시항목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4호), 지정권자는 시행자 지정신청서의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각 호의 자 중에서 시행자를 지정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두8075 판결 등 참조), 지정권자가 시행자 지정을 지체하거나 그 지정신청을 거부하지 않는 한 시행자가 없어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6 시행자 지위를 부여하는 임시처분제도가 없는 현행 행정제도하에서는 당초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제안한 자라고 할지라도 지정권자가 시행자 지정신청을 거부하여 이를 불복하는 재판 중에 해제의 제규정에서 정한 3년의 기간이 경과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시행자가 되려는 자의 권리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 해제의제 규정은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지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해제의 제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동시에 시행자가 지정된 경우에는 해제의제 규정의 법문대로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된 날이 위 해제의제기 간의 기산일이 될 것이지만, 도시개발구역이 지정될 당시에는 제안자만이 고시되었다.가 그 후 비로소 시행자가 지정된 경우에는 미흡했던 고시내용이 뒤늦게 보충된 셈이므로 그 시행자가 지정·고시된 날이 위 해제의 제기간의 기산일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도시개발구역 지정권자인 피고가 2009. 5. 15. 이 사건 사업부지 일대를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한 후 이를 고시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과 같이 위 신청을 반려한 사실, 피고는 2012. 5. 29.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고시일인 2009. 5. 15.로부터 3년 동안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실시계획의 인가가 신청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취지로 고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도시개발법상 해제의 제규정은 구역지정에 따른 여러 행위 제한 등으로 인하여 구역 내 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방지하고 시행자로 하여금 구역 지정에 따른 신속한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기 위한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한다면, 이 사건의 경우 도시개발구역 부지 중 92%의 토지소유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시행자로 지정하여 줄 것을 신청한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그 지정신청을 거부하는 바람에 법적 분쟁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시일이 경과한 것이므로 해제의 제규정을 적용할 필요성이 그만큼 적음은 물론,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의 시행자가 미처 지정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던 이상 시행자가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지 아니한 것을 전제로 하는 해제의제 규정은 이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이 지정·고시된 날로부터 실시계획의 인가신청 없이 3년이 도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법률상 해제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 위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없다(해제의제 규정의 입법형식은 일정한 요건이 총족되는 경우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은 지정권자의 별다른 행위가 없더라도 일정한 일시에 도달한 때에 당연히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도시개발법 제10조 제4항에 따른 고시는 이러한 해제를 공중에 알리는 확인적 의미를 가지는 절차일 뿐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 내지 법률상 이익에 직접 관계가 있는 행정처분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2012. 5. 29.자로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취지로 고시하였더라도,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이 실제로 해 제의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면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은 위 고시와 무관하게 여전히 유효히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2) 토지 소유권 상실 주장에 관한 판단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은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다음 각 호의 자 중에서 지정권자가 지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호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들 중 하나로 '도시개발구역의 토지 소유자(「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면허를 받은 자를 해당 공유수면을 소유한 자로 보고 그 공유수면을 토지로 보며, 제21조에 따른 수용 또는 사용 방식의 경우에는 도시개발구역의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한 자를 말한다)'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용 또는 사용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토지소유자'로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도시개발구역의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한 자에 해당해야 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처분 이후 이 사건 사업부지의 일부인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6, 같은 동2460-3, 같은 동 2461-2, 같은 동 2461-3 각 토지를 진흥저축은행 주식회사 등 8개 저축은행에 매각하고 2012. 3. 30.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이 사건 사업부지 중 50,595.3m만을 소유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에서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 80,534m 중 약 62.82%(= 50,595.3/80,534,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만을 보유하고 있어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5호에서 요구하는 토지면적에 미치지 못하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소송 중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하였다는 취지인데,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 지정신청의 거부처분을 다투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될 사항이고,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 여부는 이 사건 각 처분 당시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점(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두8277 판결 등 참조), 만일 이 사건 각 처분이 취소된다면 그에 따른 피고의 재처분이 있기 이전에 원고가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토지를 추가로 취득하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5호에서 요구하는 토지면적의 요건을 갖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토지의 소유권을 일부 상실하였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소의 이익이 없다거나 원고 적격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론

결국 본안전 항변은 모두 이유 없고, 이 사건 소는 적법하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취지

원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1) 처분사유 부존재

토지소유자로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받으려는 자는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5호의 요건을 갖추고, 시행자 지정신청서에 첨부하는 사업계획서와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함에 있어 지정권자가 수립하여 고시한 도시개발사업계획에 부합하도록 개요를 작성하면 충분하고, 지정권자는 이것만으로 신청인에 대한 시행자 지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에서 든 처분사유들은 ① 시행자 지정과 무관한 요건을 든 것이거나, ② 원고가 제출하지 아니한 자료를 근거로 삼는다든지 원고가 제출한 자료를 누락하는 등 잘못된 자료에 기초한 것이며, ③ 요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실시계획 인가에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고 잘못 판단하거나, ④ 처분사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하자 등이 있어 모두 처분사유로 삼을 수 없다.

2) 비례 원칙 위반

설령 처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만일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 진행 도중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면 피고는 실시계획 인가를 거부하거나 시행자를 변경하는 등으로 제재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추구하는 공익은 미미하거나 불확실한 반면, 피고의 도시개발계획을 신뢰하여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여 사업에 매진하고도 이를 회수할 수 없게 되어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은 매우 크고 확정적인 것이어서, 이 사건 각 처분은 비례원칙에 반한다.

3)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피고가 엔에스아이의 신청에 따라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도시개발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원고는 이를 믿고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 중 92%를 매입하고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권리를 양수하였는바, 그럼에도 피고가 부당한 사유를 들어 이 사건 각 처분을 함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

나. 쟁점별 판단

1)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

가) 도시개발사업 진행 절차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구역에서 주거, 상업, 산업, 유통, 정보통신, 생태, 문화, 보건 및 복지 등의 기능이 있는 단지 또는 시가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말하며[구 도시개발법(2011. 4. 12. 법률 제10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이러한 도시개발사업은 개괄적으로 ① 지정권자의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② 시행자 지정, ③ 실시계획 수립·인가, ④ 도시개발사업 시행 순으로 진행된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정권자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려면 원칙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하여야 하고(구 도시개발법 제4조 제1항), 구 도시개발법 제5조 제1 항 각호에 따르면 개발계획에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에 관한 사항(제4호), 인구수용 계획(제6호), 토지이용계획(제7호), 재원조달계획(제12호), 도시관리계획[제15호,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2011. 12. 8. 대통령령 제233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 제1항 제11호]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하며, 개발계획의 구체적인 수립 방법에 관하여는 도시개발업무지침 제2편에서 규정하고 있다. 지정권자는 직접 또는 제3조 제3항 제2호 및 같은 조 제4항에 따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시장(대도시 시장을 제외한다)·군수·구청장 또는 제11조 제1항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의 요청을 받아 개발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구 도시개발법 제4조 제2항), 지정권자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거나 개발계획을 수립한 경우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관보나 공보에 고시해야 한다(구 도시개발법 제9조 제1항,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이처럼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은 그에 부가하여 도시개발구역 내사업의 지침이 되는 개괄적인 행정계획인 '개발계획'의 수립이 수반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지정권자는 원칙적으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를 지정하여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고시 하지만(구 도시개발법 제5조 제1항 제4호,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4호), 개발계획과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고시된 이후에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시행자를 지정할 수도 있다. 지정권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구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자 중에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를 지정하 며(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시행자가 되려는 자는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각 호의 사항(신청인의 성명·주소, 사업시행계획의 개요)을 기재한 사업시행자 지정신청서를 지정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에는 구 도시개발법 시행규칙(2011. 12. 30. 국토해양부령 제4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2항 각 호에 따른 서류(사업계획서, 자금조달계획서 등) 및 도면(위치도)을 첨부하여야 한다. 아울러 지정권자는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5, 6항에 따라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2호부터 제11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자가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제안한 경우에 그 제안자를 우선하여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구 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14조 제4항). 다음 단계로 시행자로 지정된 자는 도시개발사업에 관하여 지구단위계획이 포함된 실시계획(이하 '실시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지정권자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데(구 도시개발법 제17조 제1항, 제2항), 실시계획은 개발계획에 맞게 작성하여야 하며(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지구단위계획은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1. 4. 12. 법률 제10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49조 제2항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의 수립기준에 따라 작성하여야 하며(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실시계획에는 사업 시행에 필요한 설계 도서, 자금 계획, 시행 기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과 서류를 명시하거나 첨부하여야 한다(구 도시개발법 제17조 제5항).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과 서류에 관하여는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39조, 구 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20조 제1항 각 호에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고, 그 작성요령에 대하여 도시개발업무지침 제3편에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실시계획을 인가한 경우에,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관보나 공보에 고시하고 시행자에게 관계 서류의 사본을 송부하며, 일반에게 관계 서류를 공람시켜야 한다(구 도시개발법 제18조 제1항,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

나)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의 심사

이와 같은 구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사업의 진행절차에 관한 제반 규정을 더하여 보면, (①) 사업시행자 지정 단계에서는 그 전 단계인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개발계획의 고시 또는 그 다음 단계인 실시계획의 인가와 비교하여 그 요건이나 신청절차가 비교적 간소하게 규정되어 있는데다가 도시개발업무지침 등 관계법령에서 구체적인 신청서의 작성 요령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사업계획, 인구수용계획, 자금조달계획 등에 관하여는 실시계획의 인가 단계에서 심도 있는 심사가 예정되어 있는 점, ③ 시행자 지정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 등은 실시계획 인가 단계와 달리 관보나 공보에 고시되거나 공람되는 것도 아닌 점, ④ 구 도시개발법은 종전의 도시계획법의 도시계획사업에 관한 부분과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을 통합·보완하여 도시개발에 관한 기본법으로 제정됨으로써 종합적·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도시개발에 대한 민간부문의 참여를 활성화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도시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데에 그 입법 목적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수용 또는 사용 방식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토지소유자로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그 기본 자격으로서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도시개발구역의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한다는 요건을 구비해야 하며, 나아가 지정권자에게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사항을 기재한 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신청서에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항, 구 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14조 제2항에 따른 서류 및 도면을 첨부해야 하며,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가 일단 이미 고시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에 따른 개괄적인 개발계획의 내용에 부합한다면, 그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개발계획의 고시가 위법하여 무효·취소되거나 지정권자가 스스로 개발계획의 내용을 변경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구 도시개발법 제4조 제2항), 시행자 지정요건은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점에서 실시계획 인가 단계에서 요구되거나 확정되어야 할 요건과 시행자 지정의 요건은 구별된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시행자 지정을 신청한 자가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5항에 따라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제안할 수 있는 적법한 요건을 갖추어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제안하였고, 그 제안을 받아들어 신청인을 제안자로 하는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개발계획의 고시가 이루어진 후 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의 요건을 구비하여 시행자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신청인을 시행자로 지정하는 것이 구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사업의 제안 제도를 둔 점이라든가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4호에서 도시개발사업의 지정고시에서 시행자가 없는 경우 제안자를 고시하도록 한 점, 구 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14조 제4항에서 제안자를 우선하여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취지 등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사업시행자 지정처분의 재량행위성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은 "법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받고자 하는 자는 사업시행자지정신청서를 도시개발구역 지정권자(구 도시개발법 제3조,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특별시장 · 광역시장 또는 도지사를 말한다)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의 위와 같은 규정 형식과 내용으로 볼 때 위 조항은 시행자로 지정받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시행자지정신청서의 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고, 지정권자로서는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본문이 '시행자는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자 중에서 지정권자가 이를 지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외에 달리 구 도시개발법이나 구 도시개발법 시행령에서 지정권자에 대하여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자들 중에서 시행자지정신청을 하지 않은 자는 시행자로 지정할 수 없다고 정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는 이상, 시행자지정신청서의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구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각 호의 자 중에서 시행자를 지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다만, 도시개발구역의 전부를 환지방식으로 시행하는 경우에는 법 제11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해 토지소유자 또는 이들이 도시개발을 위해 설립한 조합을 시행자로 지정하여야 한다), 구 도시개발법상 시행자 지정은 원칙적으로 지정권자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두8075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8두8413 판결 등 참조).

나) 행정계획과 사법심사의 범위

도시개발계획을 수립·고시한 후 그 시행자를 지정하는 행정처분은 이를 행정작용의 유형별로 분류하여 볼 때, 일종의 행정계획의 일환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그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결국 행정계획에 관한 사법통제의 문제에 귀속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관하여 '행정계획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하여 설정한 활동기준이나 그 설정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 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 다만 행정주체의 위와 같은 형성의 자유가 무제한적이라고 할 수는 없고, 행정계획에서는 그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사이에서나 사익 사이에서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므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이익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게 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2467 판결). 이처럼 행정계획에 관한 위법성 심사는 비례의 원칙 내지 이익형량의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으나, 이미 고시된 도시개발사업계획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고 그 계획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유를 들어 시행자 지정과 같은 행정계획의 구체적 진행을 거부한다면 그 거부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계획을 엄수하여야 할 행정주체가 그 계획을 준수하지 아니함으로써 그에 관련된 중요한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을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시행자로 지정되더라도 실시계획 인가 단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임이 명백하여 시행자 지정이 무용한 절차상 낭비가 될 뿐이라고 보여지는 경우와 같이, 행정계획이 단계적으로 진행됨에 있어 선행 단계에서는 형식적으로는 적법한 요건을 갖추었지만 뒤따라 진행될 후행단계에서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선행단계에서 행정주체가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할 재량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고 할 것이다.

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1)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둘러싼 경위 및 그 내용

(가) 2005. 6. 29. 공장용지인 이 사건 사업부지를 주거 및 상업용지로 조성하여 그 일대를 개발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이 승인되어 공고되었다.

(나) 이 사건 사업부지의 개발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인 엔에스아이는 2005년경부터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부지에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및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피고는 엔에스아이와 특히 공원녹지 구성 비율 등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주민의견 청취를 위한 공람 공고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

(다) 엔에스아이는 2009년 5월경 시행자를 자신으로 하고 아래와 같은 인구 조성계획, 재원조달계획 등이 포함된 도시개발사업계획서(그 일부가 갑 제49호증)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위 도시개발사업계획서의 내용을 그대로 승인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2009. 5. 15.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도시개발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고시하고, 위 도시개발사업계획서를 일반에게 공람하게 하였다(이하 엔에스아이가 제출하여 피고가 승인한 위 도시개발사업계획을 '이 사건 개발계획'이라 한다).

밀도계획

○ 일반상업용지(주상복합) : 상한용적률 790% 이하, 기준용적률 600% 이하

주거연면적 비율 40% 미만

기준용적률에 대한 인센티브는 대지 내 건축계획에 대하여 지구단위계획으로 결정(인

센티브항목 예 : 대지 내 공지, 옥상녹화, 용도준수, 경관 조성 등)

○ 주거용지(공동주택용지) : 현행 지침상 허용되는 용적률로 계획

주택계획

○ 세대수 : 1,378세대, 인구수 : 3,790인

재원조달계획

ㅇ 사업비 총괄 : 550,417,000,000원

○ 조달 방법 : 외부차입금으로 조달

주) 공사비에는 문화회관(2,000평) 공사비 100억 원 포함

ㅇ 외부차입금 조달계획

- 차입금액 규모 : 도시개발사업 시행에 소요되는 사업비 전액 : 550,417,000,000원

○ 차입금 상환

차입금에 대하여는 분양 및 매각대금으로 상환

(2) 원고의 시행자 지정 신청 경위 및 그 내용

(가)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 지정·고시 이후 피고는 엔에스아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엔에스아이는 피고에게 시행자 지정 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다.

(나) 이에 엔에스아이의 채권자로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에이치에스비씨 프라이빗 에쿼티 리미티드(HSBC Private Equity Limited, 이하 'HSBC'라 한다)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이 중단되면 엔에스아이에 대한 대출금을 변제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여, 엔에스아이 대신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목적으로 2009. 7.경 원고를 인수하였다.

(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양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토지 중 국공유지를 제외한 부분의 나머지 92%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2010. 5. 25. 피고에게 사업계획서,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첨부한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3) 원고의 신청 내용과 제1차 거부처분의 경위

(가) 원고가 2010. 5. 25. 신청서에 첨부한 사업계획서, 자금조달계획서의 내용을 이 사건 개발계획의 내용과 비교해보면 토지 소유권 확보율(엔에스아이는 5필지 56,062.1의 소유권을 확보하였음에 반하여 원고는 9필지 74,146.6m의 소유권을 확보했다)과 연차별 자금투입 계획 시기(원고의 자금 투입 시기가 1년 늦다)만 차이가 있을 뿐 나머지는 동일하다.

(나) 그런데 2010년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B은 이 사건 사업부지를 전면 공원화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2010. 6. 3. 당시 시장에게 공원화를 위해 이 사건 사업부지 관련 인허가 기타 행정행위를 전면 중

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다) 그 무렵 피고는 원고에게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의 구비서류 중 자금 조달계획서에 시행자의 현황(실적 등), 시행자의 재무능력(재무상태, 재산상태 등을 나타날 수 있는 자료), 시행자의 자금투입 계획(차입금의 차입조건, 연도별 차입 규모, 차입 가능성 설명자료 등) 등을 도시개발업무처리지침 제15절 제2-8-15-2. (5)항의 재원조 달계획의 작성방법을 참고하여 작성하여 달라.'라는 내용의 보완회신(갑 제6호증)을 보냈다.

(라) 이에 원고는 2010. 6. 8. 사업비 및 재원조달계획(갑 제7호증의 1)을, 2010. 6. 29. 차입금 조달계획(갑 제7호증의 2)을 보완하여, 사업비용의 89%는 외부차 입금으로, 나머지 11%는 분양대금으로 조달할 것이며, 이미 차입한 4,250억 원 이외에 추가로 미코캐피털마켓 유한회사(Meecorp Capital Markets. LLC., 이하 '미코'라 한다)로부터 666억 원을 차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코가 2010. 4. 16.자로 원고에게 보낸 '원고의 요청에 따라 미코 또는 미코가 지정한 기타 대주가 원고에게 장차 미화 1억 달러를 대출할 것을 약정하며, 대출약정 체결기한은 원칙적으로 2010. 6. 12. 이전으로 한다'는 취지의 대출약정 통지문서(갑 제15호증)를 함께 제출하였다.

(마) 한편 HSBC는 2010. 6. 10. 피고 및 피고 도시주택국장, 도시계획과장에게 HSBC가 원고를 본 프로젝트의 자금조달법인 및 사업자로 설립하여 경영을 지배하고 있으며, HSBC는 원고가 본 프로젝트의 사업시행자로서 모든 의무와 약속을 이행하여 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권리와 지배권을 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서신(갑 제25호증)을 보냈다.

(바) 성남시 정책기획과는 2010. 6.경 성남시장 업무 인수위원회에 이 사건 사업부지 전체 공원화 공약에 대한 개요와 지금까지의 추진상황 등을 설명하면서, 이 사건 사업부지 전체를 공원화하는 안을 선택하는 경우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고, 현재 결정되어 있는 도시개발구역을 해제해야 하며, 예산 ·법률상 문제와 토지소유자와 법적 분쟁 등의 문제점이 있으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유지하면서 사업부지 내 공원녹지면적을 추가확보하는 안을 선택하는 경우 신임 시장의 공약사항 수정이 필요하고, 인센티브 부여에 따른 특혜논란의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사) 2010. 7. 1. B이 성남시장으로 취임하였고, 그 직후인 2010. 7. 6. 피고는 제1차 거부처분을 하였다.

(4) 원고가 제출한 보완자료의 내용과 제2차 거부처분의 경위

(가) 원고가 행정심판재결을 신청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제1차 거부처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인용재결을 받자, 피고는 2011. 2. 16. 원고에게 '행정심판 재결의 내용과 같이 도시개발법이 규정하는 사업과 실체적 관련 있는 사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나 귀사에서 제출한 서류는 토지의 수용·사용에 관한 계획, 사업성 검토자 료(사업비 기준 및 사업시행계획, 사업타당성 등 포함), 재원조달계획 등 관련 법규 및 업무지침상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실체적인 내용이 미비하여 검토할 수 없으니 관련 서류를 법규 및 관련 지침에 맞게 보완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보완회신(을 제2호증)을 보냈다.

(나) 이에 원고는 2011. 3. 3.경 ① 토지의 수용·사용에 관한 계획, ② 재원조달 및 사업시행계획, ③ 사업타당성 검토에 대한 보완자료(갑 제19, 30호증)를 제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특히 사업비용은 517,000,000,000원, 수입금은 659,172,360,000원이며, 재원조달에 관하여는 자체보유자산, 차입 및 분양대금 사용 등의 방법으로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을 원고가 전액 부담할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기 확보한 토지를 현물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미코와 기약정한 1억 달러 내에서 필요한 소요금액을 차입하여 조달하겠다고 하였다. 또한 2011. 3. 30. 추가로 보완자료(갑 제10, 20호증)를 제출하여, 사업비용은 483,797,943,000원이고, 수입금은 592,928,530,000원이라고 하여 사업비용 등을 일부 수정하였다.

(다) 한편 HSBC의 후신인 헤드랜드 캐피탈 파트너스 리미티드(Headland Capital Partners limited, 이하 '헤드랜드'라 한다)는 2011. 3. 3. 및 2011. 3. 8. 피고에게 '헤드랜드는 아시아 최대 사모편드 운용회사 중 하나로서, 헤드랜드가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법인이자 본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및 사업시행 법인인 원고를 통하여 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헤드랜드는 미처 매입하지 못한 사업부지의 취득을 위한 자금이나 본 프로젝트 개발단계에서의 600억 원의 잠재적인 현금흐름 부족분을 포함하여 본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한 모든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서신(갑 제16, 24호증)을 보냈다.

(라) 삼성물산 주식회사는 2011. 3. 3. 원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시공사로서 참여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인허가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여 보류하고 있는 상황으로, 당해 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등 인허가가 원활히 진행되고, 공사도급계약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당사 절차(수주회의 등)에 따라 최종 승인된다면 시공사로서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취지의 시공참여의향서(갑 제18호증)를 전달하였고,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마) 피고는 재단법인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하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라 한다)에 원고가 지정신청과 관련하여 제출한 자료들을 보내 검토용역을 의뢰 하였는데, 한 국경 제조사연구원은 2011. 4.경 피고에게 원고의 토지조성사업비와 총사업비의 비용 추정에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용적률 조정에 따라 사업계획, 비용 및 수입 추정이 보완되어야 하고, 재원조달계획과 재무적 타당성도 보완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을 제8호증)를 제출하였다.

(바) 피고는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검토의견 등을 반영하여 2011. 5. 2. 다시 제2차 거부처분을 하였다.

(5) 원고의 신청 내용과 제3차 거부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5. 25. 피고에게 제2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에 관한 조치

의견을 제출하면서 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보완하여 제출할 예정이니 시행자 지정 업무에 협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원고는 2011. 6. 7. 다시 피고를 상대로 시행자 지정신청을 하면서 제2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를 사업계획서에 반영한 조치의견을 제출하였고, 필요한 추가 자료가 있다면 자료의 종류와 요구근거를 분명히 밝혀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다) 원고는 인구수용계획에 관하여는 이 사건 개발계획의 인구수용계획을 그대로 원용하였고, 자금조달에 관하여는 자체보유자산, 차입 및 조성토지 매각대금 사용 등의 방법으로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을 원고가 전액 부담할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미코와 이미 약정한 1억 달러 내에서 필요한 소요금액을 외부차입하며, 그 외에 호두아 인베스트먼트메니지먼트(Honua Investment Management. Inc, 이하 '호누아'라 한다)로부터 2011. 11.까지 2,000억 원을 대출받아 소요자금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마) 호누아는 2011. 5. 24.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원고에게 2,000억 원까지 대출 투자를 제공할 것을 확약하며, 구체적으로 2011. 7.말까지 본 프로젝트 설계/디자인 및 기타 관련 비용으로 300억 원, 2011. 9. 말까지 성남시 및 빠이롯드 소유3필지 매입 대금으로 500억 원, 2011. 11. 말까지 단계별 금융비용 100억 원, 2011. 11. 말까지 군인공제회의 3,700억 원 대출에 대한 부분 상환금으로 최소 1,000억 원이 각 목적에 따라 제공될 것이라는 대출투자확약서(갑 제23호증의 2)를 교부하였고, 원고는 시행자 지정신청 시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바) 헤드랜드는 2011. 5. 24. 피고에게 '헤드랜드는 호누아와 협력하여 직접 투자하거나 제3자의 투자를 주선하여 원고가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협조요청 문서(갑 제23호증의 3)를 제출하였다.

(사) 군인공제회는 2011. 5. 30, 피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군인공제회는 본 사업이 원고 주도하에 원만히 추진되기를 희망하며, 군인공제회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투자자로서 원고에 대한 신뢰와 협력을 통해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취지의 문서(갑 제23호증의 5)를 제출하였다.

(아) 피고는 다시 한국경제조사연구원에 원고가 제출한 모든 자료를 보내 검토용역을 맡겼으며, 이에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2011. 7.경 무리한 재원조달에 따른 토지자산 취득과 사업준비기간의 장기간 소요로 인한 부담으로 안정적인 사업운영의 한계가 있고, 용적률 과다와 사업성 분석을 위한 자료의 일관성 결여 등으로 원고에 대한 시행자 지정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을 제9호증)를 제출하였다.

(자) 피고는 2011. 8. 16. 원고의 신청을 반려하는 제3차 거부처분을 하였다. (6) 이 사건 각 처분 이후의 경과 등

(가) 피고는 2011. 11. 14.경 이 사건 사업부지의 전면공원화를 위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를 보전용지로 지정하는 내용의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 변경안 수립용역에 착수하였고, 2012. 9. 17.경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 변경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이 사건 사업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개발하는 형태의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 한편 피고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원고 이외의 제3자를 시행자로 지정할 것을 고려하거나 이를 추진한 적이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제출한 시행자 지정 신청서상의 용적률이 성남시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한 용적률 기준 등을 초과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한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적은 없다. [인정 근거]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5, 6, 7, 10, 14, 15, 16, 18, 19, 20, 22, 23, 24, 25, 29, 30, 49, 70, 72호증, 을 제8, 9, 13, 16, 17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A, C, D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구체적 판단

(1) 처분사유의 인정 여부

(가) 처분사유의 분류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하면서 든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시행자 지정 신청서상의 용적률이 구 성남시 도시계획조례(2011. 11. 14. 경기도 성남시 조례 제25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정한 용적률 기준 등을 초과하였다는 것(제2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 가항 및 제3차 거부처분 가항 일부)이고, 나머지 하나는 재원조달계획이 불명확하다거나 사업성 분석이 적절하지 않아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는 것(제2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 나, 다, 라, 마항 및 제3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 가항 일부 및 나, 다항)이다. 아래에서는 위 분류에 따라 나누어 판단하기로 한다.

(나) 용적률과 세대수에 관하여(제2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 가.항 및 제3차 거부처분의 처분사유 가.항 일부 관련)

앞서 든 증거와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

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처분사유를 시행자 지정 신청에 대한 이 사건 각 처분의 처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개발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주거용지개발이 포함된 경우 공동주택용지에 관하여 용적률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도시개발업무지침 2-8-4-2, (4) 주택계획 ①항), 또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지구단위계획이 포함된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을 작성하여야 하고(구 도시개발법 제17조 제1항), 지구단위계획은 구 국토계획법 제52조 제4항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의 수립기준에 따라 작성하여야 하는데(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지구단위계획에는 건축물의 용도제한, 건축물의 건폐율 또는 용적률,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 또는 최저한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 다(구 국토계획법 제52조 제1항 제4호 참조). 반면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신청 시에도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기는 하지만(구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1호), 사업계획서에 포함되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이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는 않고, 지구단위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따라서 용적률 등 지구단위계획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개발계획의 수립단계에서 대략 정해진 후 실시계획의 인가 단계에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고, 세대수도 용적률이 정해짐에 따라

그 범위 내에서 정해지는 것일 뿐, 시행자 지정 단계에서 확정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용적률이나 세대수는 시행자 지정과는 관계가 없어, 시행자 지정신청 거부처분의 처분사유로 삼을 수 없다.

② 설령 시행자 지정 신청인이 제시한 용적률이나 세대수를 시행자 지정단계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시한 용적률이나 세대수가 이미 승인된 내용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제2차 거부처분의 신청서에 주택용지와 상업용지의 공급가액 비율이 1: 2.7이라는 점에 대한 추산 자료로서 용적률을 주거용지 280%, 일반상업용지 790%로 기재하였을 뿐 구체적인 용적률과 세대수를 밝히지 않았으며, 그 용적률은 이 사건 개발계획에서 제시된 용적률과 동일하다. 또한 제3차 거부처분의 신청서에서는 이 사건 개발계획에서의 인구수용계획 부분을 그대로 복사하여 인용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의 신청서에서 이 사건 개발계획을 그대로 원용한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개발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한 원고가 용적률이나 세대수를 승인된 내용과 달리 산정하였음을 들어 거부처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제시한 용적률이나 세대수가 법령에 반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구 성남시 도시계획조례 제67조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280%이하, 구 성남시 도시계획조례 제67조 제2항 [별표2]에 의하면 일반상 업지역 안에서 공동주택과 다른 용도를 함께 건축하는 경우 주거용 비율이 30% 이상 40% 미만이면 용적률 600% 이하를 적용함이 원칙이나, 구 국토계획법 제52조 제4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8. 11. 대통령령 제23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토계획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8조 제7호제46조 제1항에 의하면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가 그 대지의 일부를 공공시설 등의 부지로 제공하거나 공공시설 등을 설치하여 제공하는 경우에는 구 국토계획법 제52조 제3항에 따라 그 건축물에 대하여 제1종 지구단위계획으로 건폐율 용적률 및 높이제한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개발계획의 인구수용계획에 의하면 대지 내 공지, 옥상녹화, 용도준수, 경관 조성 등에 따라 기준 용적률에 대한 인센티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원고의 사업계획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부지 중 27.8%에 달하는 부지를 공원부지로 제공하고 그 부지 내에 문화회관도 건축하여 기부채납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는 위 규정에 따라 완화된 기준용적률을 적용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가 제시한 용적률이나 그에 따른 세대수가 곧바로 관계 법령에 비추어 위법하여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재원조달계획의 불명확 및 사업성 분석의 부적절로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처분사유에 관한 판단(제1차 거부처분 처분사유 나, 다, 라, 마항 및 제2차 거부처분 가항 일부 및 나, 다항)

앞서 든 증거와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

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처분사유 또한 타당하지 않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수년간 엔에스아이와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관하여 협의를 거쳤고,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에 필요한 기초조사와 주민 등의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이 사건 개발계획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정해진 이 사건 개발계획에서는 이미 제안자의 재원조달계획과 이 사건 사업부지에 관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예상되는 사업비용 및 이익 산출에 따른 사업성 분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져 있었다.

② 그리고 이 사건 개발계획에 포함된 재원조달계획은 사업비용 550,417,000,000원을 전부 차입금으로 조달한다는 내용인데, 원고가 시행자 지정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재원조달계획은 위 사업비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을 전액 또는 일부(89%) 차입금으로 조달한다는 내용이고, 연차별 자금투입에 있어 시행자 지정신청 시기에 따른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③ 제2차 거부처분 당시 미코, HSBC, 헤드랜드가 원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할 것을 약정한다는 취지의 서류가, 제3차 거부처분 당시 호누아, 헤드랜드가 원고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할 것을 약정한다는 취지의 서류가 각각 제출되었으나, 피고는 위 서류 명의인들에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자금 대출 의사 및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거나, 직접 조사해 보는 등으로 위 서류가 가지는 실질적인 가치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아니하였다(한국경제조사연구원 보고서 참조).

그런데 그 중 7 미코가 제공한 666억 원의 대출확약 통지문서(갑 제15호증)은 즉시 대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금액, 기간, 이율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2010. 5. 25. 최초 신청 당시에는 유효기간 내에 있었으며, 4 호누아가 제공한 2,000억 원의 대출투자확약서(갑 제23호증의 2)도 대출날짜와 금액, 용도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었고, 이로써 이 사건 사업부지의 나머지 부분을 구입하는 등의 자금을 마련할 여지가 있었으며, 다. 원고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회사 중 하나인 HSBC 또는 그 후신인 헤드랜드에 의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인수된 특수목적법인이었으므로 HSBC 및 헤드랜드가 수차례 약속한 것과 같이 나머지 자금의 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았다(특히 제2차 처분사유 나항 관련).

④ 수용 또는 사용의 방식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토지의

소유권 확보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불가피하고, 민간에 의하여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의 상당수가 사업자금 대부분을 차입하여 진행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사업비 전부가 차입금에 의하여 진행된다는 것만으로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원고는 이미 이 사건 개발계획에서 정해진 자금조달계획에 따른 돈 중 4,250억 원, 즉 77.21%(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 425,000,000,000 원/550,417,000,000원)에 이르는 자금을 현실적으로 확보하였는데 그 이율(연 7.65%의 고정금리)이 거래관행에 비추어 과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나머지 자금에 관하여도 앞서 ③항에서 본 바와 같은 미코 등의 약정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확보가 어렵다고 보이지 않으므로(특히 제2차 처분사유 마항, 제3차 처분사유 다항 관련), 차입금을 통한 재원 조달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이 사업성이 있는지 여부는 지정권자가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개발계획의 수립 단계에서 고려할 사항이고(도시개발업무지침 제2편 제8장 제16절 '사업성 및 개발효과 검토' 참조), 구체적인 사업비 산정은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 대략 정해진 후 실시계획 단계에서 확정되어야 할 사항이므로(도시개발업 무지침 제2편 제8장 제15절 '재원조달 및 사업시행계획', 제3편 제2장 (5)항 참조), 사업비용의 산정이나 사업성의 평가에 대하여는 개발계획의 내용에 따른 대략적인 개요의 제출로 충분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건대, ㉮ 건축비를 사업비용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유(제2차 거부처분 처분사유 다항)는 건축비는 이 사건 개발계획에서도 제외된 항목인 점, 사업비용 산출의 항목별 구성은 실시계획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할 사항인 점, 도시개발사업은 해당 구역을 개발하고 토지를 조성하여 제3자에게 분양하는 것을 사업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건축비는 원래 도시개발사업의 사업비용에서 제외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처분사유가 될 수 없고, 나 사업성 분석 시 할인율을 5%로 적용하였다는 사유(제2차 거부처분 처분사유 라항)는 사업성 여부는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에서 고려될 사항이라는 점에서 처분사유가 될 수 없고, 다 조성토지의 분양대금을 수입으로 산정하면서 연차별 수입비율은 건축물 분양대금으로 추정하였다.는 사유(제3차 거부처분 가항 일부)도 사업성 여부는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에서 고려될 사항인 점, 이는 원고가 주택사업자에게 조성토지를 공급하여 투자금을 회수함에 있어서 주택사업자의 주택 분양 일정 및 그에 따른 주택분양대금 납입 정도에 따라 원고도 조성토지의 분양대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검토한 것일 뿐이라는 점에서 처분사유가 될 수 없고, 라 누계 결손금, 판매관리비, 후순위 차입금 및 연말 결손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을 누락하였다는 사유(제3차 거부처분 처분사유 나항) 또한 사업비의 구체적인 산정은 실시계획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사업성은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에서 고려될 사항이라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고, 아 이 사건 개발계획의 수립 당시와 비교하여 원고의 사업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대체로 시행자 지정이 지연됨에 따라 차입금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함에 따른 것으로 보이므로 어느 정도 피고의 귀책에 기인하고 있을 뿐더러, 추가 발생한 이자비용이 원고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게 될 정도의 부담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⑥ 피고는 엔에스아이에 대하여 신속히 시행자 지정 신청을 할 것을 촉구하였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시행자 지정 신청을 한 이후로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원고 이외의 제3자를 시행자로 지정할 것을 고려하거나 이를 추진한 적이 없었다. 결국 피고는 당초 제안자인 엔에스아이를 통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권리를 모두 양수하였고, 이 사건 사업부지에 관하여 엔에스아이보다 더 많은 소유권을 취득하기도 하였으므로[원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 내의 토지 13필지(그 중 3필지는 성남시 소유이므로, 국공유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10필 지이다) 중 9필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이는 면적으로 보면 이 사건 사업부지의 국공유지를 제외한 부분의 92%에 이른다] 오히려 엔에스아이보다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였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에 관하여 든 처분사유들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이 사건 각 처분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자료를 모아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이 사건 개발계획에 맞추어 안정적으로 시행할 능력이 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사유로 제시한 바에 따르면, 원고가 혹시 장차 사업자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실시계획을 관계 법령에 맞게 수립하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을 사전에 막자고 하는 데에 불과하다. 여기에다가 원고가 이 사건 사업부지 내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의 약 92%, 이 사건 사업부지 전체 토지의 약 88%(= 74,146㎡/84,235㎡, 소수점 생략)에 이르는 토지의 소유자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사업부지 내의 토지소유자들이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으로 겪을 수 있는 토지 소유권의 제약이나 법적 불안정도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보호되는 공익은 더욱 작아진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되기 위하여 4,250억 원을 투입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의 대부분을 매입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여 현재까지 그 이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매입한 토지를 상당기간 아무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였으며, 그 밖에도 시행자 지정 신청을 위한 용역 비용 등으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였음에도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인해 이러한 비용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침해받는 사익은 막대하고 구체적이다.

결국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과 관련하여 들고 있는 처분사유들은 모두 이유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시행자 지정신청이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할 당시 이미 고시된 개발계획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고 그 계획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중요한 이익을 침해하였고, 달리 이 사건 각 처분 당시 원고가 시행자로 지정되더라도 실시계획 인가 단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이 명백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한 처분사유에 기초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을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다(시행자 지정요건을 위와 같이 보는 이상 이 사건 각 처분은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가 제1차 거부처분에 관하여 한 2010. 12. 30.자 재결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여겨진다).

3)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하며(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두6539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두9644 판결 등 참조), 한편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에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그러므로 보건대, 피고는 엔에스아이의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을 받아들여 이 사건 사업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이 사건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고시하면서 엔에스아이를 제안자로 고시하였고, 그 후 엔에스아이에 대하여 몇 차례나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신청을 하라는 취지로 촉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피고가 엔에스아이에 대하여 엔에스아이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하면 시행자로 지정해 주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고가 이를 들어 신뢰보호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먼저, 피고가 엔에스아이를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주겠다는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하여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권리를 양수한 자도 시행자로 지정해 주겠다는 견해 표명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

서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공적 견해 표명을 하였음을 들어 신뢰보호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없다. ② 다음으로, 엔에스아이의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권리는 구체화되지 아니한 제안자의 지위에 불과하고, 이를 구체적인 지위로 보더라도 공법상 권리의 주체로서 사법상 계약에 의한 양도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엔에스아이로부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권리 일체를 양수하기로 약정하였더라도 이를 들어 피고에게 원고가 엔에스아이와 동일한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가 엔에스아이에게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 원고에게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엔에스아이에 대하여 공적 견해 표명을 한 것을 자신의 것으로 원용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피고의 공적 견해 표명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사정 판결의 요부

가) 문제의 제기

위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이유 있지만,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은 그 규모가 큰데다가 당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볼 때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고시가 있었던 때로부터 이미 6년 이상이 경과하였음에도 아직 시행자 지정 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과연 공공복리에 적합한지가 문제가 되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 소정의 사정판결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 판단

사정 판결을 하기 위해서는 처분들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위법한 행정처분을 존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공공복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사정판결은 극히 엄격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그 요건인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변경하여야 할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교량하여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두13828 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에 관하여 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사업부지에 대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고시가 있었던 때로부터 이미 6년 이상이 경과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에 대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이 해제되었음을 고시한 후, 이 사건 사업부지를 공원화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위 사업의 추진을 위해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의 변경 절차를 밟기도 한 점, 원고는 현재 이 사건 사업부지 중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의 2/3에 미치지 못하는 62.82%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이 사건 각 청구를 인용하더라도 피고는 위 사유를 들어 반려처분을 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업부지에 관한 공원화 사업이 구체적인 진행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는 이상 공원화 사업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다수 관계인에게 큰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시행자 지정을 위해 필요한 토지 면적에 근소하게 못 미치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토지의 소유권을 추가로 취득하여 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고, 원고는 위 토지의 소유권을 추가로 취득할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하더라도 불필요한 절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함으로써 발생하는 공익 침해의 정도가 현저하게 큰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 · 변경하여야 할 필요성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원고가 얻은 피해가 막대하고, 그 피해를 전보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시행자로서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직전인 2015. 7.자로 된 사업계획서(갑 제74호증)를 제출하여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구체적인 진행 계획을 제시하면서 이 사건 각 처분이 취소되는 경우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하여 원고의 손해를 회복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 사건 개발사업을 진행할 필요성은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곽종훈

판사서현석

판사임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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