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구합8095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메리트
담당변호사 이수형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B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공
담당변호사 박상진
변론종결
2020. 10. 22.
판결선고
2020. 12. 1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8.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80. 5. 3. 설립되어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회원 예탁금 적금의 수납 및 자금의 대출 등 D법에 의한 금융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1. 11. 16.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8. 1. 27.부터 전무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8. 12. 13.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위 이사회는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하고, 순번에 따라 '제이 사유'라고 함)로 징계면직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2018. 12, 31. E단체 서울지역본부로부터 원고에 대한 간부직원 면직 승인을 받아 원고에게 징계면직의 징계처분을 통보하였다. (이하 '이 사건 해고').
1. 2016. 11. 10. 징계대상자는 회계감사일에 근무시간 중인 오후 4시 10분에 만취상태로 객 장에 들어와 부하직원에게 폭언, 집기를 던지고 부수는 등 최소 1시간 이상 행패를 부리 며 직원들을 위협함 2. 근무지 무단이탈 3. 회사 집기 파손 4. B 영업 방해 5. 상습적 근태 문란 6. 실무책임자로서의 직무를 상습적으로 해태 7. 이사장에 대한 상습적 위계질서 문란행위 8. 직원들에 대한 위협 분위기 상습적 조성 |
9. 실무책임자로서의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업무내용 숙지 태만 10. 징계대상자는 잦은 회식을 실시하면서 참석을 강요하여 직원들의 사생활에 지장을 주 고, 회식 시간 내내 일방적 훈계로 일관하고 과도한 음주를 강요함 11. 징계대상자는 본인 유흥비, 고가주류(승진턱)를 부하직원에게 전가함 12. B 내부(객장, 탕비실, 화장실)에서 상습적으로 흡연하여 직원들의 업무 분위기 훼손 및 임산부 불편 초래 등 배려심 없는 갑질 자행 13. 직원 왕따 행위 14. 상습적 시각적 성희롱 15. 근무시간 중 상습적 사적행위 16.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 거부, 비협조에 따른 조사 지연(업무방해) 17. 직위해제 및 명령휴가 기간 동안 임직원 연락 및 접촉 금지 지시 위반 18. 인터넷 강의 시험 및 과제 부하직원에게 대리하게 함 19. 심각한 실적 부진 20. 대기발령기간 연구과제 수행 불성실 |
다. 원고는 2019. 1.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2.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15개의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그 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하자가 없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6.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8. 10. 26. 2018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위 이사회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는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자질이 부족하여 실무책임자로서 미숙한 운영으로 B에 손실을 보게 하고,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한 사유를 물어 직위해제를 명하고자 함."이라는 사유로 '직위해제 및 명령 휴가'를 의결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2) 참가인은 2018. 11. 6. F노무사사무소와 징계 사실관계 조사 컨설팅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F노무사사무소는 다음날부터 참가인 직원들을 조사하였다.
3) 참가인은 2018. 11. 8. 원고에게 "원고는 이사장으로부터 2018. 11. 8. 이후 명령 휴가 기간 동안 임직원, 고객 및 조사자 접촉 및 연락 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 2018. 11. 8. 15:30경 B에 무단으로 방문하여 B 임직원과 직접·간접적으로 접촉한바, 별도의 명령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B 방문 금지를 명한다."는 내용의 'B 방문 금지 명령'을 통보하였다.
4) 참가인은 2018. 11. 8. 원고에게 '원고에 대한 심각한 민원제기가 발생하여 2018. 11. 9. 16시 G에서 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출석을 명한다'는 내용의 '조사를 위한 출석명령' 문서를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몸이 좋지 않아 지방에 머물고 있다'고 하며 조사에 출석하지 않자 2018. 11. 12. '11. 13. 18시까지 송부 예정인 조사관련 문답지를 작성하여 11. 19. 18시까지 회신하거나 11. 16. 16시에 G에서 진행될 조사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문답지 송부 방법을 선택하였고, 참가인으로부터 문답지를 받아 2018. 11. 19. 참가인에게 그 답변 내용을 기재한 문서를 송부하였다. 참가인은 2018. 11. 20. 원고에게 "사실무근", "답변사항이 아님"이라고 답변한 질문 및 기타 간략히 답변한 질문에 대해서 충실한 답변을 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서를 송부하였다. 원고는 2018. 11. 27. 한 차례 더 문답서의 답변을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송부하였으나 참가인이 다시 상세한 답변을 충실히 작성할 것을 요구하자, 2018. 11. 27. 더 이상 답변할 것이 없다고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지금까지 전달받은 간략한 답변지를 토대로 이후 절차를 진행할 것을 통보하였다.
5) 참가인은 2018. 11. 21. 원고에게 2018. 11. 27.부터 2018. 12. 31.까지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6) 참가인은 2018. 11. 26. 원고에게 인사규정 제57조 제3항에 따라 '건전대출 활성화 방안 연구 과제를 부여하고 2018. 12. 7.까지 제출할 것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8. 12. 7. 법률가에게 조언을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사를 하여 총 24쪽의 연구과제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7) 참가인의 이사장 H은 2018. 12. 5. 이사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2018. 12. 5. 원고에게 징계의결일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면서 직위해제 사유에 '징계의결의 요구 중에 있는 자(인사규정 제57조 제2항)'를 추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 내지 3, 6, 7호증, 을나 제18, 20, 21,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절차적 위법 여부
1) 직위해제 처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이사장은 2018. 10. 26. 이사회에서 긴급을 요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의 건'을 안건으로 기습적으로 상정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위법하다. 또한 참가인은 '실적 저조'만을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는데,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는 다른 19개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였고, 정작 '실적 저조'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징계절차는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구체적 판단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의 이사장은 2018. 10. 26.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건을 긴급안건으로 상정하여 직위해제 의결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7조 제1항은 "이사장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이사장의 고유권한으로 정하고 있고 이사회의 의결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또한 아래 다.의 13)항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의 사유가 된 실적 부진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나, 직위해제 처분과 이 사건 해고는 별개의 절차 및 사유로 이루어진 처분으로 직위해제 처분이 위법하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해고에 이른 조사절차와 징계의결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사회 구성의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이사장에 대한 상습적 위계질서 문란행위'를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하나로 삼고 있는데, 이사장은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건의 심의와 의결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해고는 이사장의 참여 및 주도하에 이루어졌으므로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또한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중 I, J는 원고에 대하여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의견을 보이는 사람들로 기피신청 대상이다.
나) 구체적 판단
인사규정 제67조 제1항은 "이사회의 구성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는 그 징계사건의 심의와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징계혐의자는 이사 중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인사규정 제67조 제1항은 그 사유가 있을 경우 당연히 징계사건의 심의와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제67조 제2항에 의하면 기피의 이유가 있다고 하여 당연히 징계사건의 심의와 의결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고 징계혐의자의 신청을 받아 그 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제7 사유는 원고가 직원들에게 이사장의 권한을 폄하하는 말을 하여 위 계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것으로 이사장과 관련 있는 징계사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인사규정 제67조 제1항의 '그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는 그 관계성만으로 징계사건의 심의와 의결에서 배제하여야 할 만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을 의미하고, 참가인은 이사장 개인을 피해자로 하는 행위가 아닌, 참가인 회사의 위계질서 및 조직구조 전반에 대한 문란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므로, 이사장이 이 부분 징계사유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사장이 이 사건 해고의 심의와 의결에 참여하였다고 하여 인사규정 제6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에 대하여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의견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는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러한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해당 이사들을 심의 및 의결에서 제외하기 위해서는 징계혐의자의 기피신청이 있어야 하는데 원고는 해당 이사들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한 적이 없다. 따라서 해당 이사들이 이 사건 해고의 심의와 의결에 참여하였다고 하여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공개투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의결한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가 비밀투표를 주장했으나 이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공개투표를 하였으므로, 심각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63조는 이사장의 징계의결요구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징계에 관한 의결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비밀투표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공개투표로 징계의결을 하였다고 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찍어내기 형식의 징계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사장 등은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의 의결을 하기로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원고에게 주의를 주거나 시정을 요구하지 않고 징계절차를 밟는 한편, 원고에 대하여 불만이 있는 직원들로부터 허위·과장된 진술을 받아 이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였다.
나) 구체적 판단
인사규정 제60조는 "직원이 각 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이사장은 이사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의 이사장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알게 된 때에 이사회에 징계의결을 요구를 할 수 있고 그 전에 징계혐의자에게 주의를 주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참가인의 직원들은 사실관계에 대한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고 그 내용도 구체적인 반면 원고에 대하여 허위·과장된 진술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으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참가인이 직원들의 진술에 근거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정한 데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5) 중도 퇴장한 이사가 결의 절차에 참석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2018. 12. 13. 이사회에서 K 이사는 징계절차 도중에 퇴장하였는데, 이사회 의사록에는 K 이사가 원고에 대한 징계결의 절차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2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K 이사는 2018. 12. 13. 이사회 도중에 퇴장하였으나 퇴장하기 전에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의 징계처분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결의 절차에 위법이 없다. 따라
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제1 내지 4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6. 11. 10. 참가인의 허락을 받고 회계사들에게 식사대접을 하였다. 식사 후 회사에서 직원들이 마치 퇴근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서성거리는 모습을 보고 순간 화가 나 큰 소리로 "똑바로 일해"라고 말하면서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밀친 사실은 있으나 집기를 던지고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린 사실은 없다. 원고의 행위로 손님들을 내보내거나 셔터를 내리는 등 구체적으로 B 업무를 방해한 사실도 없다. 참가인의 이사장도 원고를 용서하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하였다.
나) 구체적 판단
을가 제9, 12호증, 을나 제4 내지 10, 3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16. 11. 10. 오후 4시경까지 참가인의 허락 없이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다가 오후 4시경 근무지로 돌아와 객장에서 행패를 부리며 직원들을 위협하고 집기를 파손하여 참가인의 영업을 방해한 사실이 추인되므로 제1 내지 4 사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 직원들의 진술 참가인의 직원인 L, M, N, O, P, Q은 모두 '원고가 2016. 11. 10, 16시경 객장에 만취한 상태로 들어와 폭언과 욕설을 하고 직원들 책상에 있는 서류더미를 무너뜨리고 순번대기표를 잡아 뽑고 갑 티슈와 봉투 거치대 등 집기를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려 16시 30분이 되기 전에 영업을 바로 종료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위 직원들의 진술내용은 원고가 던진 집기가 정확히 무엇인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일치되고 원고가 객장에 들어온 시각, 폭언 내용, 행동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
(2) 참가인 이사장이 작성한 일기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와 이 법원에 참가인의 이사장 H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작성한 일기장 사진과 그 중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 있는 일자의 기록 사본을 제출하였다. 참가인이 제출한 H의 일기장은 H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의 매일 작성한 것으로 사후에 소급하여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점, 하루 일과 중 인상 깊었던 사건들이나 순간의 감정을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어 거짓이 없어 보이는 점, 을가 제9호증은 일기장의 내용을 다시 옮겨 쓴 것으로 일기장 원본과 대조해보면 참가인이 일기장을 새로 옮겨 쓰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보이나, 을가 제12호증과 을나 제37호증은 일기장 원본 중 관련 일자 부분을 그대로 촬영 또는 복사한 사본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을가 제9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려우나, 을가 제12호증과 을나 제37호증의 각 영상 또는 기재는 H이 해당일자에 작성한 일기로 그 내용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다만, 2016. 12. 31. 부분 뒷장의 'Note'란에 2016. 11. 10.과 2016. 11. 11.의 기록이 추가로 기재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을가 제12호증의 12쪽, 을나 제37호증의 17쪽), 이 부분의 기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일기장의 2016. 11. 10. 해당 부분(을가 제12호증의 4쪽, 을나 제37호증의 16쪽)에는 기상, 출근시각과 함께 '이사장 회의가 4시에 있는데 11시 40분에 점심 먹으러 같이 나간 회계사 2명과 원고가 3시가 되어도 들어오지 않아 전화하니 R에서 3시까지 회계사 2명과 술을 먹고 있어 화가 나서 회계사 그 사람에게 안 받는다고 하라고 하고 이사장 회의에 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연속해서 이사장 회의와 회의 종료 후 사적 모임을 가진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Note'란 '11. 10.' 부분에는 '원고가 감사관 여성 2명과 점심 먹으러 가서 3시까지 안 들어와 전화를 하였더니 R에서 술 취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내가 너 지금 몇 시인데 아직 안 들어오냐고 하니 아~ 네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2016. 11. 11. 해당 부분에는 기상, 출근시각과 함께 '원고에게 어제 뭐 했느냐 하니 점심 먹었다고 하여 화나서 돈 주고 회계사들에게 3시간 술 먹고 하냐, 전화하면 죄송 합니다 하면 될 일을 원고가 나에게 당당하게 말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Note'란 '11. 11.' 부분에는 '1시 20분 출근하여 원고에게 어제 낮에 무엇 했느냐니까 점심만 먹었단다. 실적도 없고 무식한 놈이 대답도 무식하게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소송대리인은 5차 변론기일에서 '위 추가 기재 부분은 당시 칸이 부족하여 다이어리 끝부분에 기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일기장의 2016. 11. 10. 및 2016. 11. 11. 해당 부분과 'Note'란 '11. 10. 및 '11. 11.' 부분의 각 기재를 비교하여 보면, 'Note'란 기재가 일기장의 해당일자 부분 기재와 연결되지 않고 일기장의 해당일자 부분에서 이미 기재한 내용(원고가 늦게 들어온 사건과 어제 뭐했냐고 물었을 때의 원고의 대답)이 'Note'란에 중복하여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Note'란 기재는 2016. 11, 10. 및 2016. 11, 11.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사후적으로 일기장의 해당일자 부분을 보고 기억을 상기하여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기장의 2016. 11. 10. 및 2016. 11. 11. 해당 부분 기재(을가 제12호증의 4쪽, 을나 제37호증의 16쪽)는 믿을 수 있고, 이에 의하면, 참가인의 이사장은 원고가 3시가 넘도록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H으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점심시간을 지나 오후 4시경까지 근무지에 복귀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제5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이사장은 원고의 출퇴근 소요시간이 1시간이 넘는 점을 감안하여 원고가 9시까지 출근하는 것을 승낙하였고, 원고는 B 업무가 정식으로 마감된 16:30 이후에 퇴근을 하였으므로 근태에 문제가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참가인의 출근시각이 오전 8시 30분이고 퇴근시각이 오후 5시 30분이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을나 제4 내지 10,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CCTV 영상이 남아있는 2018. 7. 31.부터 2018. 10. 26.까지 기간만 하더라도 원고는 약 29회 지각을 하였고 퇴근시각 전에 퇴근하는 모습도 촬영된 점, 참가인의 직원들은 원고가 출근시각인 오전 8시 30분 전에 출근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일치되게 진술한 점, 원고는 이사장으로부터 9시까지 출근하는 것을 승낙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전혀 없고 H은 원고가 늦게 출근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일기장에 자주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잦은 지각과 조기 퇴근 사실이 추인되고,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3) 제6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대출서류, 전표, 지출결의안 등 가장 중요한 서류들은 직접 챙겨 결재하고 그 외의 결재는 L 과장에게 위임하였는데, 이는 참가인의 이사장이 결재를 빨리 할 것을 재촉하였기 때문이다. 원고는 외부출장을 가거나 상담을 하는 경우에 대리결재규정에 따라 차하급자 또는 차차하급자에게 업무승인권을 위임하였다. 시재검사를 할 때에도 원고는 참가인의 가장 중요한 서류인 종합업무일지, 재무제표, 대출서 등은 직접 챙겼다. 따라서 원고가 실무책임자로서의 직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8. 1. 1.부터 2018. 10. 26.까지 전산시스템을 통해 승인해야 하는 대상 거래 총 6,582건 중 직접 승인한 건이 3,428건으로 52%이고 나머지는 Q, P, L이 원고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승인한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 을나 제4 내지 10,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같은 날에도 2~3차례에 걸쳐 권한을 이양하였고 짧게는 30분 만에 권한을 받환받은 때도 있지만 길게는 6시간 이상 걸린 경우도 많았던 점, ② 권한이양사유는 대부분 '상담'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의 권한이양 횟수 및 시간에 비추어 믿을 수 없는 점, 3 참가인의 직원들은 원고가 지속적으로 다른 직원에게 승인업무를 하도록 하였고 월 2회씩 실시해야 하는 시재검사도 원고가 직접 한 적은 1년에 1~2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실시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상습적으로 하위 직급 관리 자에게 대리결재를 지시하고 시재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등 실무책임자로서의 직무를 상습적으로 해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4) 제7, 8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공적인 부분에서 원고는 법령이나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실이 없다. 사적으로 직원들에게 "B에 태양은 하나다" 등의 말을 한 사실은 있으나, 소규모 금융기관인 참가인에 이사장과 상근이사가 병존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농담조로 말한 것이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의 직원들은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직원들에게 수시로 'B에 태양은 둘이 아닌 하나다', '줄을 잘 타라' 등의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P은 2018. 11. 5. '원고가 이사장 라인, 원고 본인 라인을 선정하거나 강조하면서 자기 라인이 아닐 경우 계속 근무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도록 조성하고 이사장의 의견과 상충되는 의견들은 이사장과 협의 없이 자신의 의견을 따르도록 지시하여 이사장과 직원들 간의 불신을 조장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③ L 등 다른 직원들도 원고가 이사장을 무시하는 말을 자주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직원들에게 이사장의 권한을 폄하하는 말을 하여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5) 제8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의 안전을 위하여 목검을 사무실에 비치해 두었을 뿐 직원들에게 겁을 준 사실이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10,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의 직원들은 원고가 '싸움 잘 한다', '사람을 잘 때린다', '한 판 붙자', '싸우러 간다' 등의 말을 자주 하였고 목검과 죽도를 사무실에 두고 실내에서 휘두르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원고는 2016. 11. 10. 만취하여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집기를 집어던지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폭력적인 말과 행동으로 직장 내 위협적인 분위기를 상습적으로 조성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6) 제9 사유
가)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는 실무책임자로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업무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직원들은 원고를 신뢰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 구체적 판단
실무책임자로서의 직무를 해태한 행위에 대해서는 제6 사유로 이미 징계사유로 삼았는데, 이와 구분되는 업무내용 숙지 태만 행위가 특정되지 않고, 원고가 실무책임자로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업무내용을 숙지하지 못하여 참가인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7) 제10, 11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회식 수를 점차 줄이고 있었고 사정이 있는 직원은 바로 집에 보내주고 술을 마시지 못하는 직원에게는 술을 권하지 않았다. 원고는 직원들과 술을 마시면 통상 술값은 교대로 부담하거나 인원수로 나누어 각자 부담하였고, 2016. 11. 10. 회계감사를 받은 날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비용 부담을 하였을 것이다. 직원의 진급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직원이 회식비용을 부담한 사실이 있지만, 7~8년 전으로 징계시효가 도과하였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위와 같은 회식까지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의 직원들은 진술서 및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잦은 회식을 실시하면서 참석을 강요하였고 과도한 음주를 강요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회식은 회의의 연장선처럼 원고의 일방적인 훈계로 진행되었고 선약을 취소하고서라도 회식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으며 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원고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듣게 되어 직원들이 사생활에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P은 2018. 1. 5.자 진술서에서 '2016. 11, 10.경 원고가 본인에게 술을 쏘라고 하였고 원고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어 룸싸롱에 함께 가서 개인 비용으로 술값을 지출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회식 참여를 강요하고 직원들에게 유흥비를 전가하는 등의 원고의 행위는 직장 내 부당한 행위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가 2013. 1.경 L에게 술을 사게 한 행위도 징계사유로 들고 있다(2020. 5. 6. 준비서면 7쪽). 그러나 인사규정 제64조는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대상자가 위반행위를 종료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는 이를 행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2013. 1.경으로부터 5년이 도과한 2018. 12. 5.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였으므로, L과 관련된 제11 사유는 징계시효를 도과하여 인정되지 않는다.
8) 제12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탕비실에서 가끔 담배를 피웠지만 탕비실의 위치가 직원들의 근무장소와 떨어져 있어 이로 인해 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 회사 내에서 상습적으로 흡연한 사실이 인정되고, 직원들은 탕비실에서 담배연기로 고통을 겪고 담배꽁초를 치우고 방향제를 뿌리는 등 뒤처리로 인한 불편을 토로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9) 제13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2013. 5.경 N 등 직원들의 공금유용 사건이 발생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N의 부모가 원고에게 폭언을 하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N이 이사장의 친구의 딸이라는 이유로 N에 대하여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고 정상 출근을 명하였다. 이에 원고는 매우 당황하였고 다른 직원들 사이에서도 N과 소원하다는 말이 있기에 자연히 N에게 소원한 듯 언행을 한 사실이 있을 뿐이다. 또한 이 사건은 2013. 5. 3.경 발생한 일로 징계시효기간 5년을 경과하였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4 내지 10, 34, 3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3. 5. 3. N의 부모가 참가인 회사로 찾아와 원고에게 좋지 않은 말을 하고 소란을 일으킨 일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도 N이 정상출근을 하게 되자 원고가 N에 대하여 왕따 분위기를 조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N은 2018. 11. 5.자 진술서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조사과정에서 '원고의 왕따행위가 5개월 정도 지속되었고 나중에는 풀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을나 제10호증의 1, 86쪽), 이에 의하면, 원고의 왕따행위는 2013. 5.경 시작되어 2013. 10.경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이 부분 위반행위가 종료한 2013. 10.경으로부터 징계시효인 5년(인사규정 제64조)이 경과한 2018. 12. 5.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실은 앞에서 보았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10) 제14, 15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직원들은 항상 원고의 의자 옆으로 와서 결재를 받았으므로 원고가 상습적으로 S를 시청하는 것을 보았다는 직원들의 진술은 허위이다. 원고는 개인 노트북으로 관련 주식 및 부동산 영상과 약품 등 구입을 위해 S를 시청한 사실은 있으나 통상적인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원고가 사적인 전화를 자주 하였다고 하나 업무와 관련된 통화인지 사적인 통화인지 구별할 수 없고, 직원들의 막연한 추측에 근거한 것이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조사과정에서 M은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원고에게 도장을 받기 위해 원고의 자리로 가면 대부분은 컴퓨터에 쇼핑몰 화면이 띄워져 있었고, 한 두 번은 야한 영상이 나오는 S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N도 '원고에게 도장을 받으러 원고의 자리로 갔을 때 S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야한 장면이 나오는 것은 보지 못하였지만 다른 직원들이 원고가 야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P 등 다른 직원들도 '원고는 업무시간 대부분을 사적 통화와 게임, S 방송 시청, 영화 감상 등에 할애 한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근무시간 중에 상습적으로 야한 영상이 나오는 S 방송을 시청하고 통화, 영화 감상 등 사적 행위를 한 사실이 추인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11) 제16, 17 사유
가) 참가인의 주장 요지
임직원의 징계혐의 사실에 대하여 조사하는 것은 참가인의 정당한 권한에 속하므로 대면조사를 위해 징계혐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상위자의 정당한 명령과 지시에 해당함에도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참가인의 지시를 어겼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참가인의 조사를 위한 출석명령에는 응하지 않았으나 참가인이 대면조사,와 함께 선택적으로 제시한 서면조사 요청에는 두 차례 문답서에 답변을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송부하는 방식으로 성실히 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답변 내용 중 "사실무 근", "답변사항이 아님"이라고 기재한 부분이 있으나 이는 원고에게 보장된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징계대상이 아닌 점, ③ 원고가 B 방문 금지 명령을 위반하여 임직원 중 누구와 접촉하였는지 알 수 없고, 설령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접촉한 임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부당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닌 이상 원고의 방어권 행사의 범주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12) 제18 사유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5년경 직원에게 부탁하여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을 본 사실이 있으나 그 이후로는 직원들과 같이 교육을 받았다.
나) 구체적 판단
을가 제14호증, 을나 제7,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의 인터넷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부하직원인 M과 이에게 알려주고 이들이 원고의 계정으로 접속하게 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교육을 이수하고 과제와 시험답안도 M과 O가 대신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법으로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13) 제19 사유
가)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04. 11. 11.부터 참가인의 실무책임자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참가인의 자산은 7년 전과 비교하여 겨우 4% 증가하였고 대출채권 또한 관내 최하 위 수준이다. 이는 참가인이 대출영업에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투자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나) 구체적 판단
참가인의 실적 부진의 책임이 원고에게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14) 제20 사유
가)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가 제출한 보고서 총 25면 중 1면부터 18면은 T연구소 연구원 U의 논문 3편을 그 출처도 밝히지 않고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은 것으로, 원고는 참가인이 부여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나) 구체적 판단
을나 제2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대기발령 기간 동안 참가인으로부터 부여받은 연구과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일부 표절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참가인이 원고에게 부여한 연구과제는 '건전대출 활성화 방안'으로 원고의 업무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인데 당시 원고는 직위해제 처분과 자택대기발령을 받고 참가인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어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던 점, 원고는 전자우편으로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대기발령기간 동안 연구과제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15) 정리
제1 내지 8, 10 내지 12, 14, 15, 18 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나머지 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이사장의 원고에 대한 사적 감정과 주관적 편견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징계인 점, 원고는 27년간 참가인에서 성실히 근무하였고 최근 실적도 다른 직원과 비교하였을 때 월등한 점, 이사회 회의에서도 원고에게 다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견을 피력한 이사들이 다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합리성과 형평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징계권을 남용하였다.
2)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을나 제2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가) 원고는 실무책임자로 참가인의 어음·수표관련 업무, 안전관리관련 업무, 자금세탁관련 업무, 전기통신관련 업무 등을 총괄하고 이사장 외에는 상급자가 없다. 원고의 참가인에서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 수행에는 높은 수준의 책임성이 요구된다.
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지 않지만 2016. 11. 10. 사건을 포함한 다수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그 중에는 일회성에 그친 징계사유도 있지만 근태 문란, 실무책임자로서의 직무 해태, 위계질서 문란행위, 위협 분위기 조성, 잦은 회식 참여 강요, B 내부 흡연, 근무시간 중 사적행위 등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 반복되어 왔다.
다) 참가인의 직원들은 원고의 언행과 흡연 등으로 오랜 시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복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위 탄원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뿐 아니라 원고와 참가인의 다른 직원들 사이의 신뢰과계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라) 인사규정 제68조 제1항 [별표 5] 징계양정기준은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규정위반'의 유형은 징계면직을, '성실의무위반(근무태만, 위계질서 문란)' 유형은 정직부터 징계면직까지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징계사유가 다수인 점과 장기간에 걸쳐 반복된 비위행위가 많으며 원고의 행위로 다른 직원들이 겪은 심적 고통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그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이 가능하다.
마. 소결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홍순욱
판사김재경
판사김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