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수원지방법원 2006. 6. 29. 선고 2005노2753 판결
[부패방지법위반·국토이용관리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박성재

변 호 인

법무법인 로쿨 담당변호사 박종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168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738,57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

이 사건 도로개설계획은 주민숙원사업으로 추진된 것으로서 주민들에게 공개된 공지의 사실이었기 때문에 비밀이 아니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전매토지의 매도인인 공소외 1, 소개인인 공소외 2로부터 위 도로개설계획을 들어서 알게 되었을 뿐 업무처리 중 이를 알게 된 것이 아닌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전매토지를 매수한 행위가 부패방지법 제50조 제1항 에서 정하는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

피고인은 영농의 의사로 전매토지를 매수하였으나 매도인이 밭에 심어져 있던 수목을 이식하지 아니하여 부득이 영농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항소이유 제3점의 요지

이 사건 전매차익의 발생은 이 사건 도로개설보다는 매수 당시 맹지였던 전매토지에 진출입로를 개설하고,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전매토지에 관하여 그린벨트 해제예정공고가 있었기 때문임에도, 원심이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전매차익 전부에 대하여 추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라. 항소이유 제4점의 요지

제반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징역 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항소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부패방지법 제50조 제1항 에서 말하는 '비밀'이란 반드시 법령에 의하여 비밀로 규정되었거나 비밀로 분류·명시된 사항에 한하지 아니하고,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은 물론 정부나 공무소 또는 국민이 객관적, 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도로개설계획 및 그 노선은 미리 알려질 경우 그 부지를 매수하기 위한 협의 또는 보상 등의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도로개설을 추진하는 공무소 입장에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상당한 이익이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위 법 소정의 ‘비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가사, 도로개설계획이 외부에 공개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이 외부에 알려지지 아니한 경우에 그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은 이해관계인의 토지가 도로부지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크고 그 보상업무 등에 큰 차이가 있어 도로개설을 추진하는 공무소 입장에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상당한 이익이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여전히 ‘비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도로의 개설이 주민의 숙원을 해소하는 사업으로 이루어졌고, 주민들의 진출입도로 개설건의, 과천시 공무원의 현장조사, 과천시 공무원들의 도로개설 민원조치계획보고, 현황측량, 민원인 공소외 3, 공소외 4의 민원 및 이에 대한 과천시의 회신, 2001. 12. 31.자 담당직원 공소외 5의 주민면담 등에 의해 위 도로개설계획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사실이나, 그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은 2002. 2. 21.자 주민회의에 이르러 비로소 외부에 공개된 점(현황측량으로 인한 말뚝 등의 표시만으로는 일반인이 대강의 노선이 아닌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알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공소외 3의 민원은 자신의 소유인 과천시 갈현동 8-5 토지를 개설 도로부지에서 제외하여 달라는 취지인데 그 내용에 비추어보면 공소외 3이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알고서 위 민원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며, 민원인 공소외 4는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알고 진정을 한 것으로 보여지나, 과천시에서는 그 회신에서조차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과천시에서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공개하지 아니한 이상 공소외 4가 비밀인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을 어떤 경위로 알게 되었다고 하여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이 비밀에서 해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2001. 12. 31.자 담당직원 공소외 5의 주민면담은 공소외 4의 위 진정에 대한 회신을 위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에 대한 설명보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고, 그나마 주민들이 모이지 아니하여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에 대한 설명 및 의견청취를 못하였으므로 이로서 구체적인 노선계획안이 외부에 공개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전매토지(진출입로 부지 포함, 이하 같다)를 합계 4억 5,000만 원에 매수한 날로부터 1년 남짓 만에 그 지가가 무려 12억 원이나 폭등한 점(이에 대해 전매토지의 매도인인 공소외 1은 매도 당시 위 토지 주위로 도로가 생긴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그런 가격으로 매도한 것이지, 위 도로개설사실을 알았다면 위 전매토지를 매도할 리 없었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 ③ 게다가 피고인이 매수한 이 사건 전매토지는 개설되는 도로에 편입된 부분이 전혀 없고 위 토지 아래쪽에 도로가 개설되는 바람에 가치가 더 올라간 점, ④ 피고인이 당시 맹지로서 경제적 투자가치가 그리 높지 않았던 이 사건 전매토지를 매수하면서 그 대금을 전액 차입금으로 충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을 때 이 사건 전매토지의 매도금액이 총 16억 5,000만 원임에도 9억 원으로 진술함으로써 전매차익을 축소하려고 시도한 점, ⑤ 이 사건 도로개설 업무는 건설과 도로계 업무인데, 피고인이 건설과 (직책명 생략)으로서 과장 부재시 위 도로의 개설 등과 관련한 ‘도로실시용역 발주의뢰’, ‘도로개설 민원조치계획 종합보고’ 등에 대하여 결재한 적이 있는 점, ⑥ 도로개설 업무는 건설과 일상 업무회의에서 보고되는데 피고인이 건설과 (직책명 생략)으로서 위 회의에 참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도로계 담당 공소외 5에게 이 사건 도로가 개설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문의한 사실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인 이 사건 도로의 개설계획안을 이용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나. 항소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당시 공무원의 신분임에도 전매토지의 매수대금인 4억 5,000만 원을 모두 차용하여 마련한 점, ② 피고인이 위 전매토지를 매수한 날로부터 1년 남짓 후에 위 토지를 16억 5,000만 원에 매도함으로써 12억 원의 전매차익을 올린 점, ③ 피고인이 전매토지 매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척들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땅을 사는데 투자하라고 하였고, 위 전매토지를 매도한 이후 이들로부터 빌린 돈의 2배 상당을 되돌려준 점, ④ 피고인이 2002. 9.경 전매토지에 대하여 건축허가를 신청하여 그 허가를 받았음에도 계속하여 건축을 미루어 왔을 뿐만 아니라 위 전매토지를 공소외 6에게 매도한 2003. 9.경까지 위 토지에 전혀 경작을 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영농의사 없이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항소논지도 이유 없다.

다. 항소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공직자로서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이 사건 도로의 개설계획안에 관한 비밀을 이용하여 이 사건 전매토지를 취득함으로써 그와 동시에 ‘장래 지가의 급등에 의하여 실현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기대이익’을 취득하였음은 분명하고, 비록 그러한 이익은 피고인이 위 토지를 취득한 당시에는 아직 실현되지 아니한 미확정의 이익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그러한 이익을 취득한 이상 부패방지법 제50조 제3항 의 규정에 따라 그 가액 상당을 사후에 평가하여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피고인이 이 사건 전매토지를 4억 5,000만 원에 취득한 후 이를 16억 5,000만 원에 전매함으로써 발생한 12억 원의 전매차익을 위 기대이익으로 보아 전액 추징할 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위 토지를 전매하기 이전인 2003. 7.경 위 전매토지 등에 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예정공고가 있었고, 그 해제예정공고에 따른 지가변동은 피고인이 위 전매토지를 취득할 당시에 예상되는 기대이익과는 별개의 것으로서 이를 구분하여 평가해야 할 것이므로(다만 전매토지와 이 사건 도로와의 진출입로, 전매토지에 대한 건축허가 등은 위 도로의 개설로 인하여 비로소 가능하게 된 것이어서 그에 따른 변동부분은 위 기대이익에 포함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위 전매차익 12억 전부를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전매토지를 취득함으로써 얻게 된 기대이익을 별도로 산정해야 할 것인데, 이를 계산해보면 738,570,000원{전매차익 1,200,000,000원 - 개발제한구역 해제예정공고에 따른 지가변동액 461,430,000원(피고인 제출의 증 1호증 감정평가서 참조)}이라 할 것이어서 위 금액만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전매차익 12억 전부를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하는 잘못을 범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9째줄의 ‘비밀사실은’을 ‘비밀사실을’로, 1항 3째줄의 ‘같은 해 3. 10.’을 ‘과천시 갈현동 11-4 토지는 2002. 4. 11., 같은 동 11-7 토지는 2002. 4. 17.’로, 1항 4째줄의 ‘진입출로’를 ‘진출입로’로 각 정정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된 바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 가중

1. 원심판결 선고전 구금일수의 산입

1. 추징

양형이유

직무상 엄격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여야 할 지방직공무원인 피고인이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이 사건 도로의 개설계획안에 관한 비밀을 이용하여 지가의 급등을 예상하고 처의 명의로 이 사건 전매토지를 매수하는 투기행위를 한 점,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이 사건 범행은 청렴한 공직사회의 건설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중대한 비리인 점, 피고인이 수사가 개시된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등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것으로 평가되는 재산상의 이익이 매우 큰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이 7억 3천여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하여야 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경(재판장) 최태영 김진옥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