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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4520 판결
[조세범처벌법위반][공2003.3.1.(173),669]
판시사항

[1]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 제7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에 있어서 '계약상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거나 역무를 제공하는 자 등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자'의 의미

[2]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소정의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이 없이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 제7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에 있어서 '계약상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거나 역무를 제공하는 자 등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자'에 해당하여 그 공급하는 사업자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공급받는 사업자에게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며, 나아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자는, 공급하는 사업자 또는 공급받는 사업자와 명목상의 법률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자가 아니라, 공급하는 사업자로부터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거나, 공급받는 자에게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보아야 한다.

[2] 컴퓨터 도소매업체를 경영하는 자가, 갑 회사가 을 회사에게 컴퓨터 및 그 부품을 공급함에 있어, 갑 회사로부터 이를 공급받아 다시 을 회사에게 공급하는 것처럼 명의를 대여하고 일정한 이익을 얻으면서 매출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소정의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이 없이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인정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95. 3.경부터 1997. 12.경까지 사이에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에서 주식회사 신한(이하 '신한'이라 한다)이라는 상호의 컴퓨터 도소매업체를 경영하여 오던 자인바,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이 없이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아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1) (가) 1996. 7. 31.경 부산 동구 초량동 선경유통 주식회사(이하 '선경유통'이라 한다) 부산지사 사무실에서 사실은 선경유통으로부터 컴퓨터 및 그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선경유통에서 신한에 공급가액 5억 66,361,200원 상당의 컴퓨터 부품을 판매한 것처럼 가장하여 작성된 선경유통 명의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나) 같은 해 8. 31.경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작성된 선경유통 명의의 공급가액 5억 8,917만 원 상당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2) (가) 1996. 7. 31.경 신한 사무실에서 사실은 주식회사 세진컴퓨터랜드(이하 '세진'이라 한다)에 컴퓨터 및 그 부품을 공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신한에서 세진에 공급가액 5억 94,049,860원 상당의 컴퓨터 및 그 부품을 판매한 것처럼 가장하여 신한 명의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작성·교부하고,

(나) 같은 해 8. 31.경 같은 장소에서 세진에 같은 방법으로 작성된 신한 명의의 공급가액 6억 18,587,345원 상당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작성·교부하였다.

나. 판단

(1) 피고인은 선경유통 부산지사장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선경유통 부산지사의 매출을 늘리기 위하여 세진과 거래를 하려고 하나, 선경유통 본사에서 세진의 부도설 등으로 거래를 하지 않도록 지시가 내려와 있으므로, 세진이 선경유통으로부터 구매할 물품을 먼저 신한이 구매한 뒤 5%의 마진을 붙여 세진에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은 세진의 어음을 신한이 대우할부금융에서 할인하여 신한의 선경유통 부산지사에 대한 그 전 외상매입금의 결제에 사용하자.'는 제안을 받아 선경유통 부산지사에 대한 신한의 오래된 외상매입금을 결제하고, 5%의 마진을 얻기 위하여 이 사건 거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2)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은 세금계산서 수수질서의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이른바 자료상)에 대한 처벌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제정된 규정인바, 증거에 의하면, 그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건이 직접이든 신한을 거쳤든 선경유통으로부터 세진에 납품되고, 그 대금 역시 지급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거래로 인하여 피고인으로서는 5%의 이익을 얻어 그 만큼 선경유통에 부담하고 있는 외상매입금채무를 변제할 수 있고, 기존 채무를 새로운 채무로 변경하여 그 변제기를 유예할 수 있는 이익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선경유통 부산지사 역시 직접적으로 세진과 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을 신한을 통하여 거래함으로써 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보이므로, 단지 신한이 물건을 자신의 창고로 운반하였다가 이를 세진에 납품하지 않고 선경유통의 창고에서 확인 후 바로 세진으로 운반하였다 하여 이것을 재화의 공급이 없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고, 달리 피고인이 재화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의 수수만을 목적으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이 없이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은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으로 한다.", 같은 법 제7조 제1항 은 "용역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역무를 제공하거나 재화·시설물 또는 권리를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6조 제1항 본문은 "납세의무자로 등록한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는 제9조 에 해당하는 시기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한 계산서(이하 '세금계산서'라 한다.)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급을 받은 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계약상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거나 역무를 제공하는 자 등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자'에 해당하여 그 공급하는 사업자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공급받는 사업자에게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며, 나아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자는, 공급하는 사업자 또는 공급받는 사업자와 명목상의 법률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자가 아니라, 공급하는 사업자로부터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거나, 공급받는 자에게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다48930, 48947 판결 , 2002. 6. 28. 선고 2002두2277 판결 등 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수사기록 82, 83쪽 등), 제1심 증인 강철수의 일부 진술(공판기록 71쪽) 등에 의하더라도, 선경유통 부산지사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신한 사이에, 또 신한과 세진 사이에 컴퓨터 및 그 부품에 관한 각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그에 의하여 선경유통과 신한, 또 신한과 세진 사이에서 각 그 상품의 인도에 의하여 소유권이 이전되고 각 상품대금이 지급되는 등의 매매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고는 볼 수 없고(특히 그 상품의 소유권과 대금이 신한에 귀속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선경유통이 신한을 통하여 세진과 거래하였다.'는 것은 명목일 뿐이고, 선경유통이 신한의 명의를 빌려 세진과 거래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신한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부가가치세법에 의한 재화를 실제로 공급받거나 공급하는 자가 아니므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거나 교부하여서는 아니 되고,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으로서는 5%의 이익을 얻어 그 만큼 선경유통에 부담하고 있는 외상매입금채무를 변제할 수 있고, 기존 채무를 새로운 채무로 변경하여 그 변제기를 유예할 수 있는 이익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선경유통 부산지사 역시 직접적으로 세진과 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을 신한을 통하여 거래함으로써 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거나, 피고인이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의 수수만을 업으로 하는 전형적인 이른바 '자료상'이 아니라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등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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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2002.8.14.선고 2002노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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