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사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하거나 분묘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후손에게 제사ㆍ추모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한 분묘발굴죄의 객체가 되므로 설령 피고인이 망 D의 분묘에 관한 호주상속인이 누군지 몰랐다고 하더라도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는 점, 피고인은 망 D의 분묘에 관해 아무런 권한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 분묘의 호주상속인을 찾으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F과 이 사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F에게 망 D의 분묘를 포함한 묘지이장동의서를 작성ㆍ교부한 점, F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분묘발굴 당시 피고인에게 이를 알려 피고인의 허락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분묘발굴 행위의 간접정범으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C이 호주상속인으로서 수호, 봉사하는 망 D의 분묘가 있던 거제시 E 토지의 소유자이었던 자이다.
피고인은 2008. 9. 6. 토석채취업자인 F과 사이에 위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특약사항으로 ‘매매 부지상에 존재하는 지장물(묘지, 비석 등)은 매도인의 책임으로 이장한다’는 내용을 기재하여 주고, 같은 내용의 분묘이장동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 토지 위에 있던 D의 분묘를 제외한 다른 분묘 5기의 호주상속인일 뿐 D의 호주상속인이 아니어서 D의 분묘를 임의로 이장하는 등 이를 발굴하거나 처분할 권한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1. 9. 7.경 F이 D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