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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 2005. 8. 18. 선고 2005고합121 판결
[살인·중감금·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공동폭행)][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검사

이문성

변 호 인

법무법인 백상 담당변호사 최재원외 1인

주문

피고인 1을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에, 피고인 2를 징역 15년에 각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40씩일을 피고인들에 대한 위 형에 각 산입한다.

압수된 망치 1자루(증 제1호), 사이다 병 1개(증 제2호), 의료용 가위 1개(증 제3호), 건조대 살대 1개(증 제4호), 벽걸이 살대 2개(증 제5호), 1회용 라이터 1개(증 제6호), 드라이버 1개(증 제7호)를 각 피고인들로부터 몰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피해자 공소외 1(여, 22세)과는 2004. 4.경 만나 사귀어오던 사이이고, 피고인 2는 피해자의 여고동창생으로, 피고인들은 2005. 1.경 피해자를 통하여 서로 알게된 뒤 같은 해 2.경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번지 생략) 소재 쪽방 1개를 얻어 동거생활을 해오면서 피해자가 피고인 1의 누나 집에서 돈을 훔쳤을 것으로 의심되는 외에 같은 해 1.경 피고인 1의 의붓아버지가 직업을 구해준다며 피해자를 목포로 데리고 간 후 즉시 돌아오지 않고 피해자와 함께 며칠 소식이 끊겼던 일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의 아버지와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졌던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 단정하고 피해자에 대하여 앙심을 품어 오던 중,

1. 피고인 1은

2005. 2. 12. 07:00경 위 쪽방에서, 옷을 가지러 찾아온 피해자에 대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누나 집에서 돈을 훔친 것도 사실이고 위와 같이 목포에 내려갔을 당시 피고인의 아버지와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졌다는 말을 듣게 되자, 격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6회, 옆구리를 4회 때려 피해자를 폭행하고,

2.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가. 2005. 2. 15. 이후 피해자의 옷을 모두 벗겨놓고 일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피고인들이 외출할 때는 출입문 밖에 설치된 자물쇠를 잠가 놓고, 집에 있을 때에도 교대로 잠을 자는 등으로 피해자를 감시하여 도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같은 해 3. 31. 10:00경 피고인들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때까지 약 45일 동안 피해자를 위 쪽방에 감금하면서, 아래와 같이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가혹행위를 하고,

나. 위와 같이 피해자를 감금한 상태에서,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고 특히 이전의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를 사이다병 등으로 세게 때리거나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하게 되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1) 2005. 2. 15. 20:00경 같은 곳에서, 설거지를 하는 척하며 도주를 시도한 피해자를 200여 미터 추적하여 붙잡아 와, 피고인 1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을 수십회 때리고, 피고인 2도 주먹으로 옆구리와 허리를 수십회 때리고,

(2) 같은 해 20. 21:00경 같은 곳에서, 옷을 모두 벗기고 일을 시킨 피해자가 일을 하지 않고 잠을 잔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이 주먹으로 얼굴을 5회, 방안에 있던 빈 사이다 병으로 머리를 10여회 때려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에 멍이 들게 하고,

(3) 같은 달 25. 21:00경 같은 곳에서, 피해자가 일을 하지 않고 코를 골며 잠을 잔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이 빈 사이다 병으로 피해자가 실신할 정도로 머리를 수십회 때리고, 피고인 2도 같은 병으로 피해자를 수회 때려 머리가 2㎝ 가량 찢어지게 하고,

(4) 같은 달 하순 일자불상 21:00경 같은 곳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발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회 차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10여회 때리고, 철제 빨래건조대 봉으로 허벅지를 5회 가량 때리고, 피고인 2도 같은 빨래건조대 봉으로 피해자를 수회 때려, 귀 부위에 피가 나고 허벅지에 멍이 들게 하고,

(5) 같은 해 3. 10. 21:00경 같은 곳에서,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같은 빨래건조대 봉으로 피해자의 허벅지와 등을 수십회 때려 허벅지와 등에 멍이 들게 하고,

(6) 같은 달 20. 21:00경 같은 곳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 얼굴이 너무 부어 눈이 떠지지 않게 되자, 눈이 부어 앞이 보이지 않으면 잠을 자지 말고 눈을 계속 비비라고 하였는데도 피해자가 잠이 들었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이 방안에 있던 드라이버로 피해자의 목을 수회 그으며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를 때린 후 머리를 잡아 벽에 수회 부딪치게 하고, 피고인 2도 같은 드라이버로 피해자의 허벅지 등을 수회 그어 허벅지 등에 열상이 생기게 하고,

(7) 같은 달 30. 22:00경 같은 곳에서, 피고인들의 지속적인 폭행으로 인한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피해자가 집에 보내달라고 하면서 밖으로 나가려 하자, 피고인 1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 옆구리, 복부 등 전신을 수십회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다락방 계단에 수회 부딪치게 하여 정신을 잃고 방바닥에 쓰러지게 한 다음, 라이터로 피해자의 음모와 겨드랑이 털을 태우고 망치로 피해자의 허벅지와 음부를 때리고 집에 있던 의료용가위로 피해자의 허벅지를 찌르고, 피고인 2도 위 드라이버로 피해자의 온몸을 수십회 그으며 위 망치로 음부를 수회 때려 머리와 얼굴이 찢어지게 하여, 결국 같은 달 31. 10:00경 피해자가 췌장파열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 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사법경찰관 작성의 검증조서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수사기록 264면~265면)

1. 사체검안서

1. 부검감정서

1. 현장 및 사체사진(수사기록 46면~75면)

쟁점에 관한 판단

1. 변소의 요지

피고인 2의 변호인은 피고인 2가 범죄 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살인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 등 참조).

당원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약 45일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였는데, 그 기간 내내 피고인 1은 지속적으로 무자비하게 피해자의 전신을 수십회 구타하거나 사이다 병, 빨래건조대 봉으로 피해자를 때렸고, 피고인 2도 피고인 1과 합세하여 옆에서 같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옆구리와 허리를 때리고, 사이다 병, 빨래건조대 봉, 망치 등으로 피해자를 때리는 등 ‘공동정범’으로서 가담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장기간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전신적 염증 상태를 유발하게 하고 종국에는 췌장 파열로 사망하게 하였는바, 피고인들이 폭력을 행사한 시간과 횟수, 폭력의 태양 및 정도, 피고인들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는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도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피고인 2에게 적어도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판단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 살인의 점 : 형법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유기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2

○ 살인의 점 : 형법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유기징역형 선택)

1. 경합범의 가중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피고인 1에 대하여는 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피고인 2에 대하여는 형이 더 무거운 판시 살인죄에 정한 형에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피고인들 : 각 형법 제57조

1. 몰 수

1. 부정기형

양형의 이유

피고인 1은 피해자와 그 전에 교제를 한 자이고, 피고인 2는 피해자와 여고동창생 사이인 자로서,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피고인 1의 의붓아버지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단정하고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구타한 후 피해자의 얼굴에 구타의 흔적이 남자 피해자가 피고인들을 신고할까봐 두려운 나머지, 피해자의 옷을 벗겨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기 시작한 이후 45일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면서 위 감금 기간 내내 머리, 얼굴, 옆구리, 복부 등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고, 사이다 병으로 피해자의 머리에 멍이 들 정도로 여러 차례 때리고, 빨래 건조대 봉으로 허벅지를 수 차례 때리고, 피고인들의 폭행에 눈을 뜨지 못할 정도에 이른 피해자에 대하여 머리를 잡아 벽에 수회 부딪치게 하여 실신케 하고, 드라이버로 온 몸을 수회 긋고, 음모와 겨드랑이 털을 태우고, 망치로 피해자의 음부를 때리는 등 온갖 가혹행위를 일삼아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는바, 피고인들의 범행은 인간이 한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엽기적이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어 그 죄질 및 범정이 지극히 무겁다는 점, 피고인들에 대하여 피해자를 살해할 정도의 동기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특히 피고인 2의 경우 피해자에 대하여 반감을 품고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겪었을 장기간의 극도의 육체적·정신적 고통,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심적 고통,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인명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릴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하여 극히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고인들은 뒤늦게나마 피해자의 유가족들에게 그 잘못을 빌어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의 빛을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 1의 경우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어려서 외삼촌집에 맡겨져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삼촌으로부터 많은 매를 맞는 과정에서 폭력성이 내재하게 된 점, 특수절도죄로 1회의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이외에 다른 범죄경력이 없는 점, 20세 미만의 소년으로서 교화·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 2의 경우 아버지의 음주벽과 심한 체벌 등 부적절한 가정환경 하에 성장한 점, 다른 범죄경력이 전혀 없는 점, 22세에 불과한 점 등의 유리한 양형인자를 고려할 때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무기징역형보다는 유기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되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경민(재판장) 조장혁 이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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