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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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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05. 9. 27. 선고 2005고단2161 판결
[위증] 항소[각공2005.12.10.(28),2095]
판시사항

자신의 강도상해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였으나 유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별건으로 기소된 공범의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소환되어 선서한 다음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증언을 한 행위가 위증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자신의 강도상해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였으나 유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별건으로 기소된 공범의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소환되어 선서한 다음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증언을 한 행위가 위증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검사

강종헌

변호인

변호사 감덕령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4. 4. 7. 부산고등법원에서 강도상해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004. 4. 16. 그 판결이 확정된 사람으로서, 사실은 2002. 9. 27. 새벽 부산 동래구 온천3동에 있는 황제룸주점 앞길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는 공소외 1과 어깨를 부딪치며 시비를 걸어 동인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으로 공소외 1의 지갑을 강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5. 1. 14. 16:00경 부산지방법원 제301호 법정에서, 위 강도상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범으로 기소된 공소외 2에 대한 강도상해 피고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한 후 선서하고 증언함에 있어 “피해자 공소외 1과 어깨를 부딪친 후 멱살을 잡고 시비한 사실이 있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함으로써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2. 기초사실

가. 피고인은 2004. 4. 7. 부산고등법원에서 “1. 공소외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2002. 9. 27. 04:20경 부산 동래구 온천3동에 있는 황제룸주점 앞길에서 귀가하려고 택시를 기다리는 피해자 공소외 1(38세)을 발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어깨를 부딪치며 시비를 걸어 멱살을 잡으면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위 불상자는 피해자의 뒤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그의 뒤통수를 내리쳐 바닥에 쓰러뜨린 후 얼굴을 땅바닥에 수회 찍어 항거불능하게 한 다음 그의 하의 호주머니에서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 4장, 10만 원권 자기앞수표 30장, 현금 30만 원 상당 등 합계 730만 원 상당이 들어 있는 지갑을 꺼내어 가 이를 강취하고, 피해자에게 약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좌상 등을 가하고, 2. 2002. 9. 27. 새벽 시간불상경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소재 부전지하철역 부근에서 피해자 공소외 3(39세)이 분실한 피해자의 운전면허증 1장을 발견하고 이를 피고인이 사용할 의도로 가져감으로써 점유이탈물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2004. 4. 16. 확정되었는데, 피고인은 범죄사실 제1항의 강도상해죄 부분에 관하여 1심과 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 공소외 1의 지갑을 단순히 가져갔을 뿐 공소외 1과 어깨를 부딪친 후 시비를 건 사실이 없고, 공소외 1을 때린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위 강도상해의 범행사실을 부인하였다.

나. 한편, 수사기관은 피고인과 위 강도상해의 범행을 공모한 성명불상자를 공소외 2로 판단하고 뒤늦게 체포된 공소외 2를 강도상해죄로 기소하였는데, 공소외 2 역시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범행 사실을 극구 부인하자, 검사는 피고인을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법원은 이를 채택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이미 자신에 대한 위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수감 중인 상태에서, 2005. 1. 14. 16:00경 부산지방법원 제301호 법정에서, 피고인과 공범으로 기소된 공소외 2에 대한 강도상해 피고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한 후 선서하고 증언하게 되었고, “피해자 공소외 1과 어깨를 부딪친 후 멱살을 잡고 시비한 사실이 있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으며, “ 공소외 2와 함께 강도범행을 한 것이 아닌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다. 결국, 공소외 2는 2005. 4. 8. 부산지방법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05. 8. 17. 부산고등법원에서 항소기각판결을 받았다.

라. 검사는 공소외 2에 대하여 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자 피고인을 위증죄로 기소하였다.

3. 판 단

위증죄는 선서를 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죄이고, 국가의 재판권, 징계권을 적정하게 행사하기 위한 것이 그 주된 입법이유이므로, 위증을 한 후라도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153조 ), 증인에게 사실대로의 진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 증언거부권을 인정하여( 형사소송법 제148조 , “누구든지 자기가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증언의 진실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공범이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을 받는 경우, 그 공동피고인에게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어 위증죄로부터의 탈출구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증인 선서를 한 공동피고인이 증언거부권을 포기하고 허위의 진술을 한 이상 위증죄의 처벌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도1724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공범이기는 하나 강도상해죄로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된 상태이어서 공동피고인의 경우와는 달리 증언거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형사소송법 제148조 에 규정하고 있는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 피고인으로서는 공범으로 별건 기소된 공소외 2의 피고사건에 증인으로 채택되어 소환된 이상 증언을 거부할 수는 없는바, 위증죄로부터의 탈출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피고인에게 그 동안의 일관된 진술을 뒤엎고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판시하고 있는 자신의 범죄사실(이 사건의 경우는 피고인이 공소외 2와 공모하였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공소외 1과 어깨를 부딪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을 시인하는 증언을 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증언을 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4. 결 론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임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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