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류원근
변 호 인
변호사 신성호
주문
제1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 판단
가.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당초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위반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용법조에 ‘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3항 , 형법 제40조 ’를 추가하고, 공소사실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전선거운동의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제1심 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공소장변경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판단하기로 하고, 판단의 편의상 당심에서 추가된 사전선거운동의 공직선거법위반의 점도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문서를 배부할 수 없고,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08. 4. 9. 실시 예정인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 전날인 2008. 3. 26. 17:30경 천안시 대흥동에 있는 천안우체국에서 아산시 선거구에 선거권자로 신고된 부재자신고자인 공소외 1을 수취인으로 하여 제18대 국회의원 아산시 선거구 후보자 공소외 2를 지지하는 내용인 ‘이번에 출마하는 후보 중에 삼성과 현대 대기업 아산출신 의무고용제를 공약중 하나로 내세운 후보가 한 명 있더라구요... 전 개인적 생각이지만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공약이 포함되어 있는 사람은 공소외 2후보 밖에 없더라구요..’라는 문구가 기재된 문서를 발송하여 배부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92명에게 이와 같은 문구가 기재된 문서(이하 ‘이 사건 문서’라 한다)를 발송하여 배부함과 동시에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였다.
다. 판단
(1) 당초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위반의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제1심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제안에 따라 2008. 3. 25.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하기 위하여 공소외 2 후보의 공약에 대한 소개 등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작성하였고, 피고인 1은 2008. 3. 26. 위 편지를 피고인 2에게 보여준 뒤 피고인 2로부터 우편발송료 명목으로 15만 원을 지급받아 천안우체국에서 아산시 선거구에 선거권자로 신고된 공소외 1 등 492명의 부재자 신고자에게 이 사건 문서를 우편물로 발송 의뢰하였으나, 아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008. 3. 26. 천안우체국에 불법선전물 우송중지요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문서는 발송 중지되면서 아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사건 문서를 압수하여 결국 수취인들에게 교부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 1이 발송 의뢰한 이 사건 문서가 아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우송중지요청에 의하여 발송이 중지되고 압수됨에 따라 선거권자에게 교부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부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를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문서·도서 등의 ‘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은 선거일을 앞둔 일정한 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도화 등의 배부, 게시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는 선거에서 후보자의 조건을 공정·평등하게 하기 위하여 사실상 선거운동의 성격을 가진 문서와 같은 인쇄물 등이 무제한적으로 배부되어 선거운동에 부당한 경쟁을 초래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을 해치는 것을 막고자 함에 있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의 배부행위라 함은 같은 조항에 규정된 문서·도화 등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를 말하고(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도2025 판결 ,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이 조항의 입법취지와 문언의 의미에 비추어 보면 직접 배부행위의 상대방에게 문서·도화 등이 도달되지 않는 이상 배부행위자의 사자 또는 그 내용을 모르는 운송기관 등에게 교부된 것만으로는 배부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발송의뢰한 이 사건 문서가 교부상대방에게 도달되기 이전에 우체국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우송중지요청에 의하여 우송이 중지되고 압수된 이상, 피고인들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직선거법은 제93조 제1항 위반죄에 대하여 예비·음모 및 미수범에 대한 처벌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지도 않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2) 당심에서 추가된 사전선거운동의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이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각호에 선거운동의 방법을 열거하면서 제1호 로 ‘1.벽보·현수막·에드벌룬·표지판·선전탑·광고판 기타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선전시설물이나 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를 들고 있으며,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3항 은 ‘ 제2항 에 규정된 방법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소정의 ‘이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라 함은 법에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따라서 법에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위반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6. 9. 선고 97도85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당초 의도한 선거운동의 방법은,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사이에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 인쇄물인 이 사건 문서를 사용하여 선거인에게 우편으로 배부하려 한 것이므로,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제1호 가 정하고 있는 방법에 해당함과 동시에,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 제93조 제1항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에서 처벌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방법에도 해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가 적용될 수 있을 뿐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제1호 또는 제254조 제3항 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또한 피고인들이 당초 의도한 선거운동의 방법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의 처벌규정이 있는 이상, 피고인들이 당초 의도한 선거운동이 완료되지 않아 위 조항에 의하여 처벌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를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제1호 또는 제254조 제3항 으로 처벌할 수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의 나항 기재와 같은바, 항소이유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별지 범죄 일람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