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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2021.8.12. 선고 2021고합355 판결
살인,사체유기
사건

2021고합355 살인, 사체유기

피고인

A

검사

김준성(기소), 성두경, 도용민(공판)

변호인

변호사 공호선

판결선고

2021. 8. 12.

주문

피고인을 징역 30년에 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과 피해자 B(여, 30세, 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20. 8. 27.경부터 인천 남동구 C아파트 D호에 함께 거주한 남매지간이다.

1. 살인

피고인은 2020. 12. 19. 01:50경부터 02:50경까지 위 C아파트 D호에 있는 거실 및 피해자의 방에서 피고인의 늦은 귀가, 고등학생 시절의 가출행위, 성인이 된 후의 카드 연체·과소비 행태·도벽 등 피고인의 행실 문제로 피해자와 언쟁을 벌이던 중, 피해자가 피해자의 방에서 피고인에게 욕설을 하며 유리컵을 벽으로 던져 유리컵이 깨지면서 파편이 피고인의 오른쪽 손바닥에 튀어 피가 나자, 피해자에게 "씹할, 나한테 신경 그만 써. 누나가 무슨 부모야. 부모님 행세하지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대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개망나니 새끼네, 너 이런 행동을 부모님에게 알리겠다."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그동안 피고인의 행실에 대한 피해자의 반복된 지적으로 누적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같은 날 02:50경 위 C아파트 D호 주방 싱크대에 있던 흉기인 식칼(칼날길이 약 22cm, 칼날 너비 약 6cm)을 집어들고 피해자의 방으로 가 침대 위에 앉아있던 피해자의 옆구리 부위를 1회 찌르고, 피해자의 목 왼쪽 부위를 약 3회 찌른 후, 의식을 잃고 방바닥에 쓰러진 피해자의 가슴, 등 부위를 약 30회 찔러 피해자를 대동맥 절단에 의한 실혈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2. 사체유기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경부터 2020. 12. 28. 새벽경까지 피해자의 사체를 캐리어 가방에 넣어 제1항 기재 C아파트 옥상 창고에 보관하던 중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하여 사체를 다른 곳에 유기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0. 12. 28. 03:55경 위 C아파트 옥상에서 피해자의 사체가 들어있는 위 캐리어 가방을 엘리베이터에 싣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량번호 1 생략) 스포티지 렌트차량의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이후 피고인은 같은 날 05:25경부터 같은 날 07:05경까지 인천 강화군 E에 있는 F 앞 농수로(깊이 약 1.5m, 너비 약 3m)에 이르러 피해자의 사체가 들어있는 위 캐리어 가방을 농수로에 던졌으나 사체가 가라앉지 않자, 인근에서 페인트통 1개, 소화기 1개, 철제 배수로 덮개 2개를 가지고 와 위 캐리어 가방 위에 올려놓아 농수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체를 유기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G,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발생보고서(변사), 시체검안서, 변사자조사결과보고서, 변사자사진, 112신고사건처리표

1. 각 내사보고서(112신고사건처리표 첨부, 변사자특정, 변사자가출신고 미 해제에 대한 건, 참고인이 변사자와 I 메시지를 주고 받은 내용, 1조 하명사항 보고, 압수수색검증영장 신청에 대한 건, 압수수색검증영장신청, 현장 수중수색, 5조)

1. 각 수사보고서[A 명의 J계좌 분석, 피해자 급여 이체내역 확인, 국과수 부검결과 구두 소견, 피해자 B 명의 K은행(계좌번호 1 생략)거래내역 분석, 피의자 주거지 등 압수수색, 국과수감정의뢰 회보서 2021-H-10184, 국과수감정의뢰 회보]

1. I 내용캡쳐, Q 상담콜, 녹음파일, 피해자와 피의자가 나눈 I 대화내용 캡쳐본, B, A 명의 전화번호 소액결제 관련 통화내역, J은행회신, K은행회신, L회신, 금융계좌회신 등, 현장 수중 수색 사진

1. J 회신, M 공문 회신 내역, 급여회신첨부, K은행 거래내역,

1. 각 현장사진, 압수사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서울과학수사연구소[감정의뢰회보(2021-H010184, N(2021.04.24.))인천강화경찰 O과 경위 P]

1. B의 부검감정서, 부검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살인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161조 제1항(사체유기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5년~4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 >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1)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잔혹한 범행수법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15년~무기이상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15년~30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상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30년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하여야 할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그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고, 더군다나 그 범행의 대상이 피고인의 친누나라는 점에서는 법을 떠나서라도 사회적 · 도덕적으로 신랄한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이 식칼로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살해하였다는 점에서 그 범행 수법이 극히 잔인하고, 사체의 유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친누나로 피고인의 잘못된 행동들을 질책하기도 하고 다독이기도 하면서 피고인과 남매관계를 유지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하여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고, 나아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사체를 농수로에 유기하기 까지 하였는바, 피고인은 누구보다 서로 아끼고 보호하여야 할 가족 간의 애정과 윤리를 근본적으로 파괴하였고, 유가족들에게도 치유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피고인의 범행 과정 및 범행 이후에 드러난 피고인의 행동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한 죄의식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즉 피고인은 피해자를 사망케 하였음에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꾸겨 넣은 다음 아파트 옥상 창고에 약 9일간 보관하였고, 이후 강화군의 인적이 드문 농수로에 위 사체가 든 가방을 버려둠으로써 유기하는 등 치밀하고도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약 4개월가량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채 싸늘한 주검의 형태로 차디찬 농수로에 홀로 버려져있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휴대폰을 사용하여 가족 및 직장동료에게 피해자로 가장하여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고, 피해자의 부재를 걱정하여 실종신고를 한 부모를 기망하여 이를 취소하게끔 하였으며,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기까지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한 소액결제 등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고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하여 여행을 다니는 등으로 대부분 소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명의의 보험계약을 통해 1,000만원을 대출받아 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피해자의 남자친구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피해자의 평소 성격, 남자친구와의 관계 등에 관한 거짓을 꾸며내어 피해자가 남자친구와 가출을 하였고,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진술하는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혼선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경찰 단계에서 뒤늦게나마 피해자에 대한 살인 범행을 자백하기는 하였으나, 그 이유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한 회오나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객관적인 증거들을 확보하여 제시하자 더 이상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철저하게 파괴한 피해자의 존귀한 생명과 한 인간으로서 가진 품위, 피해자가 자신의 혈육인 친동생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며 겪었을 고통과 공포, 가족이 참혹하게 버려진 사체로 발견됨으로 인한 피해자 유족들의 충격과 슬픔은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모두 종합하여 보건대, 피고인으로 하여금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평생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과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가장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 피해자의 부모가 피고인에 대하여 선처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 자신도 누나를 살해하였다는 사실로 인하여 평생 멍에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상우

판사 김혜인

판사 강민균

주석

1) 판시 사체유기죄의 경우, 판시 살인죄와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양형기준의 적용에 있어서는 다수범죄로 취급하지 않고 살인죄의 양형인자[사체유기: 일반양형인자(가중요소)]로만 고려한다[‘양형기준’ 책자(2021. 6. 양형위원회 발행) 755, 75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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