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구단51556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 결정 등 취소
원고
1. A
2. B
3. C
4. D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동
피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이윤종
변론종결
2018. 5. 29
판결선고
2018. 7. 10.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6. 8. 17. 원고 A에 대하여 한 7,412,900원 납부명령, 360일간 지원융자제한 처분, 원고 B에 대하여 한 5,334,400원 납부명령, 360일간 지원융자제한처분, 원고 C에 대하여 한 4,370,660원 납부명령, 360일간 지원 융자제한처분, 원고 D에 대하여 한 6,787,000원 납부명령, 360일간 지원융자제한처분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의 위탁훈련 실시 내용
1) 원고들은 모두 어린이집 대표들로서 사업주인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과 자신의 보육교사들에 대한 위탁훈련계약을 체결한 후 보육교사들이 위탁훈련의 수료요건을 충족하여 그 훈련비용을 E에게 선지급하였다는 서류를 작성하여 한국산업인 력공단에 제출함으로써 고용보험법 제27조 등에 따라 자신들의 계좌로 그 훈련비용을 보전 받았다[사업주에 대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규정(고용노동부고시) 제8조에 의하면, 훈련비용을 지원받으려면 훈련시간의 80% 이상을 출석하고 해당 훈련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2) 구체적으로는, ① 원고 A(F어린이집 대표)는 2012. 12. 8.부터 2014. 1. 20.까지 실시한 「교구제작1」 등을 비롯한 총 6개 훈련과정에 소속 보육교사 6명(연인원 총 93명)을, ② 원고 B(G어린이집 대표)은 2012. 12. 16.부터 2014. 3. 17.까지 실시한 「냅킨아트2-9] 등을 비롯한 총 21개 훈련과정에 소속 보육교사 6명(연인원 총 83명)을, ③) 원고 C(H어린이집 대표)은 2012. 5. 26.부터 2014. 2. 15.까지 실시한 「교구제 작1」 등을 비롯한 총 36개 훈련과정에 소속 보육교사 4명(연인원 총 128명)을, ④ 원고 D(I어린이집 대표)은 2012. 7. 21.부터 2014. 3. 17.까지 실시한 「교구제작1」 등을 비롯한 총 36개 훈련과정에 소속 보육교사 8명(연인원 총 130명)을 각 위탁하였다.
나. 원고들에 대한 처분1) 인천부평경찰서는 수탁훈련기관인 E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총 488개의 어린이집 사업주가 훈련비를 선지급하지 않았음에도 선지급한 것처럼 허위의 위탁계약서와 세금 계산서를 작성 · 발행하고, 훈련생인 보육교사들이 훈련과정에 80% 이상 출석하지 아니하여 수료기준에 미달하였음에도 마치 수료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꾸며 훈련비용을 지원받았다."고 피고에게 통보하였다.
2) 이에 피고는 아래 표와 같이 원고들의 실제 부정수급액과 그 중 소멸시효가 도과된 부분을 제외한 수급액 등을 구분하여, 2016. 8. 17.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원고들에 대하여 각 360일씩의 지원 · 융자제한처분, 소멸시효를 제외한 부분의 부정수급 훈련비에 대한 반환명령 처분, 반환명령 금액과 동일한 금액의 추가징수처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원고들이 청구취지에서 납부명령처분이라고 한 금액은 반환명령금과 동일한 액수의 추가징수금을 합한 것이다).
다. E 대표자 등에 대한 형사처벌
1) E의 대표 등 관련자들은 2014. 11. 17. 이 법원 2014고합838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되었는바, 2016. 12. 15. 사기죄 부분은 유죄를 선고받고(두 범죄가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되었는데 보조금 관리에관한법률위반 부분은 피고인들이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받았다), 서울고등법원 201759호로 항소하였으나 2017. 4. 27. 그 항소가 기각되고, 다시 대법원 2017도7147호로 상고하였으나 2017. 8. 18. 상고기각됨으로써 제1심이 확정되었다(이하 위 판결을 '형사판결'이라 한다).
2) 형사판결의 범죄사실의 주요 요지는 아래와 같다.
○ 피고인들은 2012. 5. 6.경부터 2014. 6. 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사실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훈련에 출석하지 않았거나 훈련에 출석하더라도 평일 4시간 훈련의 경우 3시간만, 토요일 13시간 훈련의 경우 5시간만 훈련을 실시하였고 일요일 8시간 훈련의 경우에는 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실제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훈련시간이 인증받은 훈련시간의 100분의 80에 미달함에도, 마치 평일 4시간, 토요일 13시간, 일요일 8시간의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출석률도 80~100%에 달하는 등 보육교사들이 정상적으로 훈련과정을 수료한 것처럼 허위의 훈련실시신고서훈련자수료보고서를 피해자 공단에 제출하고, … 이에 속은 피해자 공단으로 하여금 위 기간 동안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비용 지원금 명목으로 어린이집 사업주 488명에게 합계 1,531,577,419원을 지급하게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각 처분 중 원고들에 대한 각 360일씩의 지원·융자제한처분은 원고 C에 대한 2017. 4. 23.을 끝으로 그 기간이 모두 도과하였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 [별표6의2] 지원 · 융자 · 수강 제한의 기간(제22조 관련)의 1.의 가., 3)에 의하면, "제한처분을 받은 자가 반복하여 제한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3년의 범위에서 제한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비록
제한처분의 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법위반 전력을 근거로 가중재제의 불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이러한 제한처분 취소를 구할 이익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 취소되더라도 아무런 소의 이익이 없다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E 대표자 등에 대한 형사처벌만을 근거로 각 원고별로 처분의 원인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무조건 80% 미만 출석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정하고, 훈련비용 수령에 있어 원고들에게 고의가 존재하지 않음이 E 대표자 등에 대한 형사판결에서 드러났으며, 원고 A, C은 피의자로 조사받은 후 무혐의 결정까지 받았음에도 원고들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을 받았다고 단정하여 지원 · 융자제한, 반환명령, 추가징수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각 처분은 그릇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판단
1) 훈련과정 80% 미만 출석하였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의 보육교사는 훈련과정의 80% 미만 출석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가) 우선 무엇보다도, 행정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그런데 형사판결은 원고들의 위탁으로 보육교사들에게 교육훈련을 제공한 E가 평일 4시간 훈련의 경우 3시간, 토요일 13시간 훈련의 경우 5시간만 각 실시하고 일요일 8시간 훈련은 아예 하지도 아니하였으며, 그 결과 모든 훈련과정에 대해 100분의 80이상 출석하여 수료한 보육교사는 아무도 없다는 전제 아래 원고들을 포함한 어린이집 사업주 488명에게 지급된 지원금 합계 1,531,577,419원이 전부 편취금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확정된 사실관계는 이 사건에서도 강력한 증명력을 갖는다.
나) 원고들 소속 보육교사들이 참여한 각 훈련과정은 1일 총 13시간(교구제작 1), 2일 총 14시간(냅킨아트2-9, 리본아트2-6, 톨페인팅2-11 등), 10일 총 40시간(펠트교구 제작A, 폼아트10-1, 풍선아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바, 가장 짧은 경우가 1일 총 13시 간이고 가장 긴 경우가 10일 총 40시간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2일 총 14시간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1일 총 13시간 수업은 토요일 1일, 2일 총 14시간은 평일과 토요일에 각 1일씩, 10일 총 40시간의 경우 평일에 4시간씩 10일간 각 실시되는바, 만약 ① 월요일 금요일의 훈련을 4시간 중 3시간 실시, ② 토요일의 훈련을 13시간 중 5시간 실시, ③ 일요일의 훈련 8시간 모두 미실시로 할 경우, 실제 수업 일시를 따져보더라도 원고들 소속 보육교사의 경우 한 명도 80%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단순계산에 의하더라도 평일 1일 4시간의 경우에도 80%는 3.2시간이므로 3시간만 실시하면 80%에 미달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훈련시간이 강의시간과 실습시간으로 구별되고 형사판결은 그 중 강의시간만을 계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주장 외에 수업이 강의시간과 실습시간으로 구별되고 실습시간에는 강사들이 출석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거나 실제로 강사 없이 실습수업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또한 E의 지부장 J 뿐만 아니라 E 소속의 강사들도 평일 3시간, 토요일 5시간으로 하여 강의료 약정을 하였고 일요일에는 강의가 없었으며, 모든 훈련과정을 정상적으로 수료한 보육교사는 없었다(을 제12호증의 1, 2, 3)고 진술하였다.
라) 그리고 원고 A, C의 소속 보육교사들 중 K과 L은 수사기관에서 E에 출석하지 않은 적도 있고 시간표대로 교육을 전부 이수하지 못하였으며, 평일과정은 18시부터 21시까지, 토요일은 10시부터 15시까지 운영을 한다고 해서 훈련을 받았고, 일요일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일요일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을 제10호증의 1, 2)고 진술하였다. 또한 원고 D 소속 보육교사 M에 대한 통신사 기지국 수사결과에 대한 통신사 기지국 수사 결과 훈련시간 중에 E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을 제20호증),
2) 부정수급인지 여부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2008. 12. 31. 법률 제93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직능개발법'이라 한다) 제16조 제2항 제2호에 규정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란 일반적으로 훈련비용을 지급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그 자격이 있는 것처럼 꾸미거나 그 자격 없는 사실을 감추려는 사회통념상 옳지 못한 모든 행위로서 훈련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말하고, 구 직능개발법 제16조 제1항, 제2항, 제3항의 규정 내용과 구 직능개발법 제16조 제6항의 위임에 따른 구 직능개발법 시행령(2009. 3. 31. 대통령령 제213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4항 제1호가 제재처분의 구체적 조치기준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의 하나로 '위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여부'를 들고 있어 위반자에게 고의가 없는 경우에도 제재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판결 참조, 동일한 법령에서의 용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하게 해석 ·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인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55조, 제56조에서도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와 같이, 원고들은 자신들의 보육교사가 훈련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여 훈련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이를 청구하여 수령하였으므로,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수령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반드시 고의가 필요하지 아니한 만큼 수사기관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원고들은 훈련비용 지원 신청과 관련하여 훈련생들의 수료 여부, 훈련비용 지원 신청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훈련비를 E에게 선납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아 첨부하는 등의 방식으로 훈련비용 지원신청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수령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김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