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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6. 8. 선고 93도999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1993.8.15.(950),2061]
판시사항

가. 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1990.12.31. 법률 제42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소정의 단체 등의 조직죄가 즉시범인지 여부(적극)

나. 범죄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공소장 기재 시일이 아닌 그 이전의 어느 시일을 범죄단체에 가입한 시일로 인정하여 유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1990.12.31. 법률 제4294호로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소정의 단체 등의 조직죄는 같은 법에 규정된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이다.

나. 범죄단체에 가입한 시일은 범죄사실을 특정하는 중요한 요건일 뿐만 아니라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이므로 범죄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공소장에 기재된 시일이 아닌 그 이전의 어느 시일을 범죄단체에 가입한 시일로 인정하여 유죄로 처벌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제3호 소정의 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원심은 “피고인이 1987.2.경 안양시 안양2동 소재 청원놀이터에서 속칭 타이거파의 조직원인 공소외 1의 권유로 타이거파라는 조직이 공소외 2를 수괴로 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 규정된 여러 범죄를 목적으로 구성된 폭력단체임을 알면서도 행동대원으로 그 단체에 가입하였다”는 요지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 시일경에 공소외 1의 권유로 위와 같은 단체에 가입하였다는 점에 직접 부합하는 증거는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가 유일한 것이고, 그 밖의 증거들은 모두 피고인이 타이거파의 구성원으로 활동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피고인이 1987.2.경에 타이거파에 가입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 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1990.12.31. 법률 제4294호로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소정의 단체 등의 조직죄는 같은 법에 규정된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이어서 ( 당원 1992.2.25. 선고 91도3192 판결 ; 1992.11.24. 선고 92도193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그와 같은 범죄단체에 가입한 시일은 범죄사실을 특정하는 중요한 요건일 뿐만 아니라 그 범죄에 대한 공소의 시효가 완성되었는지의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하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범죄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그 이전의 어느 시일(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의 시일이 아닌)을 피고인이 범죄단체에 가입한 시일로 인정하여 유죄로 처벌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타이거파에 가입한 시일에 관하여 검사 앞에서 진술한 자백이 신빙할 만한 증명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편철된 서울소년감별소장이 작성한 퇴소증명서와 안동교도소장이 작성한 출소증명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공소사실에 범죄의 시일로 명시된 1987.2.경을 전후한 1987.1.23.부터 3.5.까지 특수절도죄를 범한 소년으로 서울소년감별소에 수용되어 있었고, 또 피고인에게 범죄단체의 가입을 권유하였다는 공소외 1도 1986.2.19.부터 1989.1.23.까지 안동교도소에 수용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1987.2.경에 공소외 1의 권유로 타이거파에 가입하였다고 검사 앞에서 진술한 자백은, 피고인이 비록 그 자백이 임의로 진술한 것임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객관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명백한 사실과 어긋나는 것이어서 증명력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같이 증명력이 없는 피고인의 검사 앞에서의 자백을 쉽게 믿은 나머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자백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제1심판결은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에 따라 피고인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제3호 소정의 죄에 관하여 징역 1년에, 같은 법 제2조 제2항 · 제1항 · 형법 제350조 소정의 죄에 관하여 징역 6월에 각 처하였고, 원심판결은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는바, 피고인이 제출한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갈취의 점에 관하여는 상고이유로 될만한 사유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제3호 소정의 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한편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김주한 김용준(주심)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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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3.11.선고 92노4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