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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49971 판결
[차단기철거][공2010상,99]
판시사항

[1]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 단체가 외부차량의 아파트 단지 내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대지사용권을 방해하는 침해행위가 되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2]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차단기를 설치하여 외부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수인한도를 넘어 그 대지사용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 단체가 외부차량의 아파트 단지 내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대지사용권을 방해하는 침해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과 그 부속주차장의 위치 및 이용관계, 아파트 단지 안으로의 출입 통제 방법, 아파트 및 상가건물 부근의 지리적 상황, 아파트 입주자들과 상가건물의 소유자 또는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차단기를 설치하여 외부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제반 사정상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수인한도를 넘어 그 대지사용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20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덕천)

피고, 상고인

피고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동상홍)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대지에 건축되어 있는 아파트 698세대와 상가건물 내 각 구분건물마다 이 사건 대지 전체에 대한 공유지분을 대지권으로 하는 등기가 마쳐진 사실,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인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단지 정문 및 후문 출입구 두 곳에 차단기를 설치한 사실, 차량을 이용하여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이 사건 상가건물을 방문하는 경우 정문 차단기 옆에 설치된 간이경비실에 상주하는 경비원이 그 차량번호를 기재한 후 차단기를 올리고 차량을 통과시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 사건 상가건물에 출입하려면 피고가 전적으로 관리하는 이 사건 차단기가 설치된 곳을 통과할 수밖에 없는데, 위와 같이 경비원이 차량번호를 기재한 후 차단기를 올려 통과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거부감을 느끼게 할 여지가 많은 점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차단기를 설치한 것은 이 사건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로서 이 사건 대지 전부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원고들의 대지사용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 단체가 외부차량의 아파트 단지 내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대지사용권을 방해하는 침해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과 그 부속주차장의 위치 및 이용관계, 아파트 단지 안으로의 출입 통제 방법, 아파트 및 상가건물 부근의 지리적 상황, 아파트 입주자들과 상가건물의 소유자 또는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차단기는 아파트 단지 내의 불법주차와 도난사고 및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로서 아파트 입주자들뿐만 아니라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인 원고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점, 아파트 입주자들과 원고들을 포함한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자동차를 이용한 아파트 단지 내외로의 출입을 위하여 자동카드를 받아 이용하고 있는데,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들에게는 2개의 카드가 교부된 점, 상가건물의 지상주차장은 8대의 차량만이 주차할 수 있을 뿐이고, 상가건물 내에 설치된 지하주차장은 현재 폐쇄되어 이용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차단기 옆에 설치된 경비실에는 경비원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상가건물을 방문하는 이용자의 차량번호를 확인하는 절차만 거칠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제한 없이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 점, 차단기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는 간이경비실 상단에는 “아파트 상가 방문 환영”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상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심리적인 거부감을 느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차단기의 설치가 원고들의 수인한도를 넘어 그 대지사용권을 침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대지사용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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