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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8. 10. 2. 선고 2008노2920 판결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사기·횡령][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유죄부분) 및 검사(무죄부분)

검사

한동훈

변 호 인

변호사 예인수외 1인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중 65일을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무죄부분)

ⓛ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06. 1. 6. 선고 2005도4764 판결 은 이미 타인에 의하여 위조된 약속어음의 액면금을 권한 없이 변경한 것으로서 액면금, 지급기일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진정하게 성립한 백지어음을 대상으로 하는 본건과는 동일한 사안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도677 판결 은 액면란이 백지인 위조 약속어음의 액면란에 권한 없이 금액을 기입하여 그 위조어음을 완성하는 행위는 당초의 위조행위와는 별개의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들이 액면란에 “1억원”, 지급기일란에 “2007. 4. 10.”이라고 기재한 것은 피고인 2가 이미 원심 판시 제1의 가항과 같이 위조하였던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이는 원래 진정하게 성립하였던 약속어음에 대하여 보충권의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기입한 것이므로 변조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위조행위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에 대한 2006. 12. 26. 유가증권위조 공소사실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됨에도 원심이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지급기일을 권한 없이 변경하는 것은 유가증권변조에 해당하고, 유가증권변조죄에서 변조라 함은 진정으로 성립된 유가증권의 내용에 권한 없는 자가 그 유가증권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변경을 가하는 것을 말하므로, 피고인들이 이미 피고인 2에 의하여 위조된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의 액면금과 지급기일을 변경한 것은 유가증권위조죄나 유가증권변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위조 또는 변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유죄부분)

⑴ 피고인 1

피고인 1이 19년 동안 통신사업에 종사하면서 성실하게 살아왔고, 그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공소외 1과 합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에 대한 원심의 형량(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⑵ 피고인 2

피고인 2가 운영하던 회사와 거래관계에 있던 세진엔지니어링 주식회사가 부도위기에 직면하여 도움을 요청하기에 부득이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의 액면과 지급기일을 보충하여 교부하였고, 자가15879715 약속어음의 액면과 지급기일을 기입한 후 할인받은 3,214만원은 피고인 1에게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이익이 전혀 없으며, 그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힘들게 취직한 새로운 회사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2에 대한 원심의 형량(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특히 사회봉사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무죄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2006. 12. 26.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피고인 2가 위조하였던 자가15879714 약속어음에서 피고인 2는 소지인에게 일부 금액을 변제한 후 위 약속어음 액면란에 “1억원”, 지급기일란에 “2007. 4. 10.”으로 기재하고, 피고인 1은 정정한 부분에 공소외 1 명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여 유가증권을 위조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지급기일을 권한 없이 변경하는 것은 유가증권변조에 해당할 뿐 유가증권위조는 아니므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지급기일을 권한 없이 변경하는 행위가 당초의 위조와는 별개의 새로운 유가증권위조로 된다고 할 수 없고, 유가증권변조죄에 있어서 변조라 함은 진정으로 성립된 유가증권의 내용에 권한 없는 자가 그 유가증권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변경을 가하는 것을 말하므로, 이미 위조된 약속어음의 기재사항을 권한 없이 변경하였다 하더라도 유가증권변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6. 1. 6. 선고 2005도476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위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은 진정하게 성립된 약속어음이 아니라 피고인 2에 의하여 이미 위조된 것인 사실(공소사실도 피고인 2가 이미 위조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이 권한 없이 위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의 액면금 ‘일억사천육백만원’을 ‘일억원(100,000,000원)’으로, 지급기일 ‘2006. 12. 30.’을 ‘2007. 4. 10.’으로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가증권위조죄나 유가증권변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드는 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도677 판결 은 액면란이 백지인 위조 약속어음의 액면란에 권한 없이 금액을 기입하여 그 위조어음을 완성하는 행위가 당초의 위조행위와는 별개의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므로 적절한 선례가 될 수 없다.

나.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유죄부분)에 대하여

⑴ 피고인 1에 대하여

피고인 1이 5,000만원 횡령범행으로만 기소되었지만 공소외 1로부터 견질용으로 교부받은 약속어음 2장을 피고인 2에게 교부하여 피고인 2로 하여금 앞서 본 위조와 행사범행에 이르게 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인 2와 같이 액면금 1억 4,600만원으로 보충권이 위조된 자가15879714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에게 4,600만원을 지급하면서 나머지 1억원의 지급기일을 연장받은 후 피고인 2와 사이에 각 5,000만원을 갹출하여 합계 1억원을 위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주식회사 서울통상의 대표이사 공소외 1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인 2로부터 공소외 1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000만원 자기앞수표 1장을 교부받았음에도 이마저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으며, 피고인 2로부터 위조된 나머지 자가1587715 약속어음의 할인금 3,214만원까지 지급받음으로써 결국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위조로 인한 모든 실질적인 이득을 취득하였기 때문에 그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아니함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실제 피해자인 공소외 1에게 피해변제를 하거나 합의하는 등의 사정변경이 없는 점(당심에서 횡령범행의 피해자로 적시된 피고인 2와 합의하였지만 횡령범행의 실제적인 피해자는 피고인 2가 아닌 공소외 1이므로 양형에 참작하지 아니한다)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1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 1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판단되지 아니한다.

⑵ 피고인 2에 대하여

피고인 2가 피고인 1로부터 견질용으로 교부받은 이 사건 약속어음 2장의 액면란과 지급기일 등을 임의로 보충하여 유가증권을 위조한 후 이를 행사하고, 그 중 자가15879715 약속어음을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할인하여 3,214만원을 편취하였으므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지만, 그로 인해 취득한 이득이 없고 이전에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이 감안되어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비교적 가벼운 사회봉사조건부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 2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판단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중 65일을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용표(재판장) 서근찬 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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