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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 20. 선고 85다카2197 판결
[소유권확인등][집35(1)민,1;공1987.3.15.(796),357]
판시사항

가. 쌍무계약에 있어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 위한 자기채무의 이행 제공의 정도

나. 계약후 당사자 쌍방이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계약을 방치한 경우, 계약의 효력

판결요지

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쌍무계약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고 하는 자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자기채무의 이행을 제공하여야 하고 그 채무를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의 행위를 필요로 할 때에는 언제든지 현실로 이행할 수 있는 준비를 완료하고 그 뜻을 상대방에게 통지하여 그 수령을 최고하여야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할 수 있고 단순히 이행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 계약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의 일치로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 고 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원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 및 제3점에 관하여,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쌍무계약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고 하는 자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자기채무의 이행을 제공하여야 하고 그 채무를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의 행위를 필요로 할 때에는 언제든지 현실로 이행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완료하고 그 뜻을 상대방에게 통지하여 그 수령을 최고하여야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할 수 있고 단순히 이행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함이 당원의 판례( 당원 1970.4.14. 선고 69다1223, 1224 판결 참조)임은 소론과 같다.

그러나 계약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의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의 일치로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원고와 소외 나주정씨 문정공파종중(아래에서는 종중이라고 줄임) 사이에 1979.4. 초순경 원고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들을 종중이 원고로부터 대금을 금 3,000,000원으로 정하여 매수하되 계약금과 중도금은 정하거나 건넴이 없이 대금전액을 추수후 그해 11.경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과 상환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의 언약이 되었으나 그후 쌍방 계약당사자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그 최고에 이름이 없이 5년 이상의 세월을 망각 속에 방치하였던 사실, 이에 원고는 위 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부동산들을 각 점유하고 있는 피고들을 상대로 소유권확인 및 인도청구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피고들측 증인으로 제1심법정에서 증언한 종중대표자인 소외 1이나 종중원인 소외 2, 소외 3은 끝내 위 매매계약사실 조차 부인하는 취지의 증언을 하다가 제1심에서 피고들이 패소하자 항소를 제기하고 원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태도를 바꾸어 위 매매계약을 내세워 그 대금을 공탁하고 위 매매계약사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원심이 위 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등의 위법사유가 없다. 나아가 위의 매매가 성립되었던 배경과 매매전후의 경과를 기록에 의하여 좀더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들이 원래 조부인 망 소외 4의 소유이던 것을 그 부인 망 소외 5를 거쳐 상속한 원고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었고 원고도 종원인 위 종중은 이 사건 부동산들이 위 망 소외 4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임야사정을 받았던 종중의 소유라고 주장하며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현재는 피고들)에게 각 이를 임대하여 개간 경작케 하며 도조까지 받아오고 있는 등 주장이 맞서고 있었는데 마침 생활이 곤궁하던 원고에게 종중이 일단 원고소유로 인정하고 이를 매수의 형식으로 종중앞으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받기로 하겠다는 제의를 하자 원고도 이에 협조하기로 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매매계약이 이루어졌으나, 그 후 종중이 대금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함은 물론 계약을 실현할 의사를 가지지 아니한 채 다시 종중소유임을 내세우며 매매성립 자체를 부정하였고 원고도 종중의 제의에 일단 응했으나 그 이행이 장기간 방치되자 토지 가격도 점차 상승하는 터이고 하여 위 매매를 실현할 뜻을 버려 그 매매가 실효된 것으로 보아 점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원고가 소유권 주장을 이유있게 하기 위하여 종중이 이 사건 부동산들이 원고의 소유임을 인정하고 매수하기로 하였던 사실까지 있었다고 주장하자 제1심에서 피고들은 물론 종중의 대표자까지 위 매매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다(이 소송이 제기된 뒤 소송외에서는 다시 위 매매계약을 되살려 보자는 종중의 제의가 있었으나 원고가 가격이 맞지 않음을 내세워 거절하였음)가 피고들이 패소하자 항소를 제기한 뒤 피고들과 종중이 그 태도를 바꾸고 종중이 1985.4.29. 그 대금을 공탁하고 원고에게 위 매매의 이행을 구하고 있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에 본 바와 같다면 위에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쌍무계약인 위 매매계약은 계약당사자 쌍방이 모두 계약을 실현할 의사없이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므로써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의 일치로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볼 것이므로 그 이유설시가 다소 미흡하나 같은 취지에서 피고들의 위 매매계약이 묵시적으로 합의 해제되었다고 본다는 전제로 피고들의 위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겠고 거기에 법리오해, 이유모순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또 위의 매매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이를 실현할 의사가 없어 무효 또는 실효된 것이라는 원고주장에는 위 매매가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못볼 바도 아니므로 원심판결에 변론주의에 저촉되는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원심판결을 탓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위 종중이 이 사건 부동산들을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에게 개간, 점유 경작케하여 현재의 피고들에 이르기까지 점유를 계속하게 하므로서 적어도 1950년 6·25사변이 발생한 후부터 기산하여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였으니 종중이 20년간의 취득기간의 경과로 이 사건 부동산들을 시효취득하였다고 항변함에 대하여 종중이 20년 이상 이 사건 부동산들을 점유하였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제1심증인 소외 3, 소외 1의 증언은 제1심증인 소외 6의 증언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을 제1호증의 7, 을 제2호증 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하여 이를 배척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하여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기(재판장) 정기승 김달식 박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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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5.9.27.선고 85나67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