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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10. 11. 선고 87다카2503 판결
[매매계약금등][공1988.11.15.(836),1407]
판시사항

가. 계약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의사의 포기로 인하여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방치한 계약의 효력

나. 주장취지에 대한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계약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의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의 일치로 묵시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주장취지에 대한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성심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영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일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설시와 같은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을 수긍할 수가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가 없다.

논지가 지적하는 갑 제1호증(매매계약서)은 처분문서인 것은 사실이나 원심은 갑 제1호증의 내용이 되는 법률행위의 존재와 내용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것이 아니고 갑 제1호증의 단서조항의 기재 경위와 그 의미를 확정하고서 그 단서조항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주장과 같은 내용의 융자금 기한 연장에 관한 특약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되지 못한다고 배척한 것이다.

그리고 원고주장과 같은 내용의 특약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은 피고가 그 특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원고를 속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후 피고의 위 특약사항이 이행불능임이 판명되어 원고가 매매계약을 해제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편 계약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의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의 일치로 묵시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함 은 소론과 같다 하겠으나( 대법원 1987.1.20. 선고 85다카2197 판결 참조) 이는 원고가 원심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상고이유로 삼을 수가 없다. 따라서 논지는 나아가 살필것 없이 이유없다.

제2, 3, 4, 5점에 대하여,

원심이 증인 소외 1의 증언이나 소외 2의 진술서(을 제5호증의 10)를 취신한 것이 채증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던가 심리미진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매각하게 된 동기가 원심의 설시와 같다고 하여 원심의 사실인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논지는 원심의 전권인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이어서 이유없다.

제6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제1심에서 원고의 본소 청구가 위와 같은 약정(특약)의무 불이행(이행불능)으로 인한 1984.5.22.자 계약해제와 피고가 잔금기일에 원고의 이행을 제공받고도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로서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주장하여 위약금과 중도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음은 원심의 설시와 같다.

그러나 원·피고는 1, 2심을 통하여 이 사건 매매목적물이 경매로 인하여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음을 명백히 하여왔고 원고는 원심에 이르러서는 1987.5.13.자 준비서면에서 제1심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였으나 피고는 원고를 기망하였고 특약조항을 이행치 않는 등 매매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경매가 진행되어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어 이행불능이 확정되었으므로 어느모로 보든지 피고는 원고청구에 응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음이 명백한바 그렇다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 사건 계약해제의 원인사유의 하나로 이행불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또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한 상태에서 계약이 이행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므로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의 취지가 무엇인지 석명하고 정리하여 판단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여기에까지 이르지 아니한 것은 심리를 미진하였거나 판단을 유탈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덕주 배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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