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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0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미간행]
판시사항

[1] 취득시효에 있어서 ‘소유의 의사’의 입증책임 및 점유자가 스스로 주장한 자주점유의 권원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소극)

[2] 부동산 점유취득시효 완성 후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그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기산점으로 삼아 2차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새로이 2차 점유취득시효가 개시되어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 소유명의자가 변경된 경우, 그 취득시효 완성 당시의 등기부상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찬)

피고, 피상고인

피고외 5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효봉)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에 있어서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입증할 책임은 없고, 오히려 그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임을 주장하여 점유자의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고 (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0. 3. 24. 선고 99다56765 판결 등 참조),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등과 같은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한 경우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또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1995. 3. 3. 선고 94다49953 판결 , 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다5975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사정 즉, ① 서울 성북구 돈암동 535-54 대 5,712㎡(아래에서는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중 원심별지 도면 표시 선내 (나)부분{아래에서는 ‘선내 (나)부분’이라고 한다}의 면적은 144㎡로 소외 1이 매수한 서울 성북구 돈암동 산 77-11 임야 89㎡의 약 1.5배에 달하는 점, ② 원고 소유 위 돈암동 산 77-11 지상 시멘트 블록조 기와지붕 단층주택 47.54㎡(아래에서는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는 등기부상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의 지상에 47.54㎡의 면적으로 건축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부속건물과 담장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 뿐만 아니라 이에 인접한 선내 (나)부분에 걸쳐 건축되어 있고, 건물 면적도 등기부상 면적보다 훨씬 많아 보이는 점, ③ 소외 1은 1986. 10. 13. 소외 2와의 사이에서 소외 2가 소외 1의 가옥에 가한 손해배상조로 “ 소외 1이 침범하고 있는 대지”를 이전해 주기로 합의하여, 당시 소외 1 혹은 소외 1을 대리하여 소외 2와 합의서를 작성한 소외 3은 이 사건 건물이 선내 (나)부분을 침범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았거나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여기에 ④ 원고는 당초 소장에서는 “위 돈암동 77-11 토지의 소유권을 소외 1이 1960. 9. 20. 취득하여 그 지상에 1978. 3. 15. 건물을 신축하여 살아오던 중 이에 인접한 선내 (나)부분을 매수하여 옹벽과 담을 축조한 후 현재까지 살아 왔다”고 주장하였다가 2004. 3. 19.자 준비서면에서는 “ 소외 1이 1960. 9. 20.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의 지상에 현재의 건물을 건축할 당시에는 원고가 점유하고 있는 토지가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인 줄 알고 있었고, 선내 (나)부분을 침범하여 점유하고 있는지 몰랐다가 소외 2가 빌라를 신축하면서 소외 1이 소외 2 등의 토지를 일부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취지로 주장을 변경하였다가, 다시 원심에 이르러서는 “선내 (나)부분을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의 일부분으로 알고 점유하여 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내 (나)부분을 매수하여 점유하여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등 선내 (나)부분의 점유 경위에 관한 주장이 크게 변경된 점, ⑤ 소외 1이 1962년경 소외 4로부터 선내 (나)부분을 매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소외 1, 소외 3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 산 77-11 토지에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함에 있어 인접토지인 선내 (나)부분에까지 건물을 건축하는 등으로 이를 무단 점유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선내 (나)부분에 대한 소외 1, 소외 3의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한 것으로는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있거나,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점유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가 점유를 승계한 소외 1, 소외 3의 점유가 자주점유라는 추정은 번복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최종적으로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와 별도로 선내 (나)부분을 매수하여 이를 점유하여 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소외 1이 선내 (나)부분을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매수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선내 (나)부분의 면적이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의 약 1.5배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선내 (나)부분에 대한 원고의 점유가 자주점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이 사건 건물이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 뿐만 아니라 이에 인접한 선내 (나)부분에 걸쳐 건축되어 있고, 건물 면적도 등기부상 면적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는 점이 선내 (나)부분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을 번복하게 하는 사유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소외 1이 소외 2와의 사이에서 소외 2가 소외 1의 가옥에 가한 손해배상조로 “ 소외 1이 침범하고 있는 대지”를 이전해 주기로 합의한 점을 들어 소외 1이나 소외 3이 이 사건 건물이 선내 (나)부분을 침범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았거나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선내 (나)부분에 대한 점유가 그 점유개시 당시부터 무단점유라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의 선내 (나)부분의 점유경위에 관한 주장의 변경이나 선내 (나)부분을 매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선내 (나)부분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또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가 그 점유를 승계한 소외 1, 소외 3의 선내 (나)부분에 대한 점유가 자주점유라는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자주점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라 하더라도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도 다시 취득시효의 점유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점유자로서는 제3자 앞으로의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점유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점유자의 종래의 사실상태의 계속을 파괴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취득시효를 중단할 사유가 되지 못하므로, 새로운 소유명의자는 취득시효완성 당시 권리의무 변동의 당사자로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할 것이어서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바, 이러한 법리는 위와 같이 새로이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되어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1518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서울 성북구 돈암동 산 76-2 임야 5반 5무 9보는 1960. 4. 18. 위 돈암동 산 76-2 임야 외 6필지로 분할되었다가, 1960. 8. 1. 위 돈암동 산 76-2임야가 위 돈암동 535-11 임야로 등록변경되고 1974. 9. 2. 위 돈암동 535-11 임야로부터 위 돈암동 535-54 대 128평이 분할되었으며, 1987. 9. 21. 위 돈암동 535-54 대지에 위 돈암동 535-55, 535-56, 535-57 대지가 합병되어 이 사건 토지로 된 사실, 합병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60. 7. 31. 소외 4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1983. 7. 29. 소외 2 외 2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소외 2 등은 1986. 10.경 선내 (나)부분을 제외한 이 사건 토지상에 ○○빌라 가, 나, 다동 54세대를 신축하여 분양하면서 선내 (나)부분과 ○○빌라 사이에는 콘크리트 옹벽을 치고 옹벽에 ○○빌라로 통하는 시멘트계단 및 철제문을 설치한 사실, 피고들은 ○○빌라를 분양받거나 수분양자들로부터 양수하여 1987. 9. 29.부터 2003. 5. 7.까지 사이에 그들 앞으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원고의 조부 소외 1은 1960. 9. 20. 이 사건 토지 중 선내 (나)부분과 연접한 위 돈암동 산 77-11 임야 89㎡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여 점유하여 왔고, 선내 (나)부분에 담장을 축조하고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속건물의 대지로 사용하는 등 선내 (나)부분을 점유하여 온 사실, 소외 1이 1990. 11. 27. 사망하자 원고의 부 소외 3은 협의분할로 위 돈암동 산 77-11 토지를 상속하였고, 소외 3은 2001. 8. 21. 원고에게 위 토지를 증여하여 원고가 위 토지와 함께 선내 (나)부분을 점유·사용하여 오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법리를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보면, 소외 1이 최초 점유일로부터 기산하여 선내 (나)부분에 관한 1차의 취득시효가 완성된 1980. 9. 20. 이후 이를 등기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이루어진 소외 2 등 앞으로의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이 2차의 취득시효 기산점으로 삼을 수 있고, 소외 1, 소외 3을 승계한 원고는 그때로부터 2차의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토지의 등기부상 소유명의를 취득한 피고들에게 선내 (나)부분에 관한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선내 (나)부분에 대한 점유자 자주점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부동산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후의 새로운 점유취득시효 진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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