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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4. 30. 선고 2010노239 판결
[상표법위반·저작권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한승헌

변 호 인

변호사 최영동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상표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상표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EBS’ 등록상표를 피고인이 발행한 ‘빈틈없는 쓰기·어휘·어법Ⅰ’(이하 ‘이 사건 책’이라 한다)의 내용을 안내·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하였을 뿐, 이 사건 책을 피해자 공소외 1 재단법인이 발행한 책인 것처럼 판매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이 아님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저작권법위반의 점

피해자인 공소외 1 재단법인은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의 저작권자가 아니므로 피해자의 고소는 부적법하고, 가사 피해자가 저작권자라 하더라도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는 공표된 저작물로서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법 제28조 의 정당한 범위 내에서의 인용으로 볼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상표법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2. 무렵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지번 1 생략) □□□빌딩 7층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 ○○○ 산국어논술전문학원”에서 피해자 공소외 1 재단법인의 “EBS” 등록상표(상표등록번호 : 4002681880000)를 정당한 권한 없이 임의로 피고인이 발행한 “빈틈없는 쓰기·어휘·어법Ⅰ” 교재 표지에 부착하고 약 150부를 위 학원 수강생들에게 배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여 피해자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서적의 내용 등을 안내·설명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등으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고(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2다63640 판결 참조), 책의 제목은 그 책의 내용을 표시할 뿐 출판사 등 그 출처를 표시하는 것은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그 상품을 다른 사람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이 아니므로,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표장에 대하여는 그 표장과 동일 또는 유사한 등록서비스표의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후3395 판결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책 앞표지에는 ‘EBS 쓰기·어휘·어법Ⅰ’이라는 표기가 표지의 다른 글씨보다 크고 굵게 흰색으로 표기되어 구분된 사실, 이 사건 책의 세로 표지에도 ‘EBS 빈틈없는 쓰기·어휘·어법Ⅰ’이라는 표기가 세로 표지의 다른 글씨보다 크고 굵게 흰색으로 표기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책 표지 중 일반적으로 서적의 발행처를 표시하는 표지 하단부에는 ’ ○○○ 국어논술전문학원’이라는 표기가 피고인 학원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인 ‘ www.◎◎◎.com' 및 산을 도형화한 표장과 함께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책 세로 표지의 하단부에도 ’ ○○○ 산 국어논술전문학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책 뒤표지의 하단부에도 ’내신·수능·논술의 우뚝 솟은 산, ○○○국어논술전문학원‘이라는 표기와 함께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의 주소인 ’강남구 대치동 (지번 1 생략) □□□빌딩 7층‘과 전화번호인 ’ 생략, 생략‘가 함께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책 첫 페이지에는 ’이 책은 EBS에서 방송하고 있는 〈빈틈없는 쓰기 어휘 어법〉 강의 교재입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용한 ’EBS 빈틈없는 쓰기·어휘·어법Ⅰ‘이라는 표장은 이 사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것으로서, 이 사건 책이 EBS에서 방송하는 강의의 교재라는 것을 표시하여 책의 내용을 안내·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 이 사건 책의 출판사 등 출처를 피해자로 오인케 하는 출처표시로 사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책의 출처를 피해자로 오인할 정도로 표시하여 상표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저작권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가 저작권자인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를 기획 및 개발한 사실,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의 출제 및 집필은 교사들이 하였으나 피해자는 미리 마련한 약관으로 교사들과 약정을 체결하면서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관한 모든 저작권은 피해자에게 있다고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해자는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의 저작권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저작권법 제28조 해당 여부

저작권법 제28조 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인용의 목적이 보도·비평·교육·연구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 인용의 '정당한 범위'는 인용저작물의 표현 형식상 피인용저작물이 보족, 부연, 예증,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되어 인용저작물에 대하여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즉, 인용저작물이 주이고, 피인용저작물이 종인 관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34839 판결 , 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다카884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국어논술 전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행위가 교육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용의 근본적인 성격은 상업적·영리적인 점(무료로 강의를 공개하였으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에 수강생을 유치하려는 목적이 없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인은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의 지문 내용을 그대로 사용하여 이에 설명을 부가하는 형식으로 복제하여 사용하였고 그 분량도 상당한 점, ③ 피해자는 EBSi라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EBS 방송 동영상 강의를 인터넷으로 독점 공급하고 있는바, 피고인의 동영상 강의로 인하여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교재 및 피해자의 인터넷 동영상 강의에 대한 현실적·잠재적 수요가 대체될 수 있는 점(EBSi도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④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이전인 2008. 9. 2. 이미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수록된 문제를 활용하여 동영상 강의를 하는 것은 피해자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통지한 점 등 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상표법위반죄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상표법위반의 점과 경합범 관계에 있는 저작권법위반의 범죄사실도 포함하여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8. 9. 15. 무렵 피고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인 “ ○○○.org( http://www.⊙⊙⊙.org)”에서 피해자 공소외 1 재단법인이 발행한 “2009 수능대비 EBS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1회부터 6회에 있는 문제를 활용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촬영한 동영상 강의 파일을 온라인상에 게재하여 불특정 다수인이 그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2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1. 저작권침해사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이유

피고인에게는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은 동영상 강의를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여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하지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건강상태,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피고인에 대한 상표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호(재판장) 유기웅 김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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