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피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구인호
재심청구인
피고인
주문
이 사건 재심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피고인이 2002. 1. 17.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2001고합367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상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이 판결에 불복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서울고등법원 2002노293호 로 항소한 결과 같은 해 3. 28. ‘원심은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제3조 의 규정을 간과하고 형법 제35조 의 누범 규정을 적용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위 판결이 파기되었으나 피고인은 다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상고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2. 재심청구이유의 요지
가. 재심대상사건의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은 경찰관의 폭행과 ‘범행현장인 방에서 피고인의 지문이 나왔다’는 기망, ‘자백하면 강도 부분은 빼주겠다’는 회유, ‘부인하면 강도까지 입건하여 보호감호를 받게 만들겠다’는 협박 등에 의하여 범행사실을 자백하였고, 그와 같이 억압된 심리상태가 검찰 및 법정에 이르기까지 계속됨으로써 사실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당시 술에 만취되어 자신의 범행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나머지 조금이라도 가볍게 처벌받기 위하여 거짓으로 자백을 하였던 것이므로, 결국 재심대상판결은 피고인의 임의성 없는 자백을 증거로 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재심대상사건 기록에 편철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의뢰회보 및 검찰수사관의 수사보고서에 의하면 이 사건 발생 직후 채취한 피해자의 질 내용물에서 정액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피해자의 유전자형 외에 여타 관련 남성의 유전자형은 검출되지 않았고 정자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범인은 무정자증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나, 2004. 11.경 정액검사 결과 피고인은 무정자증이 아니라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의 재심사유가 있다.
다. 그밖에 피고인이 수감생활 중 우연한 기회에 기억을 되살려본 결과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은 범행현장인 피해자의 집이 아니라 대중목욕탕에 있었음이 분명한 점, 피해자가 진술한 범인의 말씨 및 대화내용이 실제 피고인의 상태와 맞지 아니한 점,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대질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의 질 내용물에서 검출된 정액이 피고인의 것이라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재심절차를 통해 무죄를 입증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3. 판단
가. 먼저 재심대상사건의 수사에 관여하였던 경찰관이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을 폭행, 협박하는 등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였다는 주장은 이러한 사실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바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의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재심대상판결의 증거가 된 피고인의 자백이 임의성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주장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가 정하는 재심사유가 아니다.
나. 다음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라 함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 또는 신문할 수 없었던 증거로서 그 증거가치에 있어 다른 증거들에 비하여 객관적인 우위성이 인정되는 것을 새로 발견하거나 이를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의미하는 것인바, 재심대상사건의 기록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정액검사상 정상소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재심대상판결의 소송절차에서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유죄의 증거들에 비하여 객관적인 우위성이 인정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밖에 피고인이 재심청구의 이유로 내세우는 주장들은 그 어느 것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가 정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재심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34조 제1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