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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37483 판결
[보상금][미간행]
판시사항

갑이 연기군주민지원협의체가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금의 지급을 위하여 의결한 지원기준에 따른 ‘거주요건’을 갖추었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실제로 주택에서 완전히 이사하여 지급기준상의 거주요건을 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또한 지원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 유지에 필요한 외관을 갖추기 위해 급히 주택으로 다시 이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더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날로 담당변호사 조용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연기군주민지원협의체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병무)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 즉, 피고가 연기군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금의 지급을 위하여 의결한 “심중리 폐기물처리시설 주민지원기금 지원기준”(이하 ‘이 사건 지원기준’)은, 세대별 지원기준으로 ’본인 소유의 건축물에서 직접 거주하는 세대주’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지원대상 세대주가 주택소유요건 및 거주요건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하는 한편 주택의 소유 및 거주기간에 따라 지급률에 차등을 두어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원고는 적어도 원고의 처인 소외 2의 사망 이후로서 전력사용량이 발생하지 아니하기 시작한 2009. 4.경부터는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지원기준에 따른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위 원심판결의 이유에 나타난 주민지원기금의 지급 경위와 대상자 결정 및 지원기준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지원기준에서 말하는 거주요건은 주민총회일인 2009. 11. 8. 현재 심중리에 생활의 근거지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신병치료 등을 목적으로 다른 곳에 거소를 두고 일시 체류하였다고 하더라도 가재도구 등 생활용구 등을 종전 주거지에 그대로 두고 있어서 생활의 본거지나 주거를 이전하였다고 볼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위 거주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1980. 10. 2. 충남 연기군 전동면 심중리(당시에는 충북 청원군 강외면 심중리였으나 1995. 3. 1. 위와 같이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다) (지번 생략) 토지 중 138평 및 미등기 상태이던 이 사건 주택을 70만 원에 매수하여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였다.

나. 원고는 1987. 4. 4.에 이 사건 주택 소재지에 전입신고를 마친 이래 2007. 1. 16.부터 2007. 3. 27.까지 약 2개월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으로, 2009. 11. 10.부터 2009. 11. 23.까지 10여 일간 양주시 고암동으로 각 전출했던 것 외에는 지금까지 계속 이 사건 주택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두고 있다.

다. 이 사건 주택에서 사용된 전력사용량이 2009. 4.경부터 거의 없어졌다가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인 2010. 5.경부터 다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기는 하지만, 위 전력사용이 없던 기간 중 원고는 양주시에 살고 있는 아들 소외 1의 집에 머물면서 심부전, 심방세동, 협심증 등으로 그 곳 병원에서 2009. 5. 8.부터 2009. 5. 30.까지 23일간, 2009. 6. 12.부터 2009. 6. 19.까지 8일간, 2009. 6. 23.부터 2009. 6. 29.까지 7일간 각 입원치료를 받고, 2009. 7. 6.부터 2009. 11. 16.까지는 지속적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라. 전동면사무소 작성의 2008. 1. 10.자 및 2008. 9. 11.자 세대명부에 원고가 거주자로 기재되어 있고(전동면사무소 소속 공무원이 2008. 1. 14.부터 2008. 1. 31.까지, 2008. 9. 16.부터 2008. 9. 22.까지, 2009. 2. 11.부터 2009. 3. 10.까지 각 실시한 주민등록 사실조사 결과에 기초한 무단 전출자 명단에도 원고는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2010. 4. 13. 실시된 주민등록 사실조사 결과에도 원고가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마. 원고의 처 소외 2는 2008. 8. 30. 사망하였는데, 2007. 3. 23.부터 2008. 8. 19.까지 7차례에 걸쳐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소재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여 보면, 원고가 1987. 4. 4. 이 사건 주택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이래 두 차례 다른 곳으로 주민등록 전출을 한 적이 있기는 하나, 2개월 또는 10여 일 만에 다시 이 사건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한 점에 비추어 실제로는 계속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2007. 1.경 이후부터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마을주민 작성의 미거주사실확인서(을 제7호증의 1)의 기재 및 제1심증인 소외 3의 증언 등은, 2007. 1. 이후에도 원고가 거주하였다는 내용의 주민등록 사실조사 결과와 소외 2의 진료 내역 및 이 사건 주택의 전력사용기록 등에 비추어 모두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점, 그 밖에 이 사건 주택의 현황을 촬영한 사진(을 제7호증의 2 내지 6)의 영상을 보더라도 이 사건 주택이 이사를 나간 빈집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거주공간으로 쓰였던 것으로 짐작되는 건물 부분에는 생활도구도 있고 그 보존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원고가 2009. 4.경부터 2010. 4.경까지는 이 사건 주택에서 거의 생활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동안에는 노환으로 인해 아들의 부양을 받으면서 양주시 소재 병원에서 신병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이 사건 주택으로부터 완전히 이사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연유로 일시적으로 이 사건 주택을 떠나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주택을 매각하거나 매각을 시도하였는지도 생활의 본거지를 이전하는 의미에서의 이사를 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을 처분하고 이사를 했다는 흔적도 찾을 수 없는 점 등의 정황을 알 수 있고, 이에 비추어 볼 때 원심과 같이 원고가 2009. 4.경부터는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더 밝혀지지 않는 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4.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오랜 기간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여 온 원고가 신병치료 등의 목적으로 아들의 집에 머물기 위해 일시적으로 이 사건 주택을 떠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고가 주장하는 시기에 이 사건 주택으로부터 완전히 이사하여 이 사건 지급기준상의 거주요건을 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또한 이 사건 주택에서 다른 곳으로 생활의 본거지를 옮기는 이사를 했다가 이 사건 지원기준에 따른 지원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의 유지에 필요한 외관을 갖추기 위해 급히 이 사건 주택으로 다시 이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더 심리하여 밝혀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이 사건 지원기준에 따른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였으니, 거기에는 이 사건 지급기준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능환 이인복 박병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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