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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3. 13. 선고 2022다286786 판결
[건물인도][공2023상,663]
판시사항

[1]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한 요건 및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상가건물의 임대인인 갑이 임차인인 을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됨을 이유로 건물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을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갑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에서 갑이 장래이행의 소로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10년의 임대차기간이 만료하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이행의 소는 청구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이행을 거부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과 같이 예외적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기에 이르러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보다 미리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이행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민사소송법 제251조 에서 ‘장래이행의 소’를 정하였다.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사실상 관계가 변론종결 당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어야 하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장래이행의 소는 통상적인 이행의 소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일 뿐 채무자의 무자력에 따른 강제집행의 곤란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쌍무계약관계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칫 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어 상대방 당사자의 계약상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계약상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이행기 당시 쌍방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와 집행권원이 모순·충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상가건물의 임대인인 갑이 임차인인 을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됨을 이유로 건물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을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갑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에서 갑이 장래이행의 소로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10년의 임대차기간이 만료하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한 사안에서, 을이 적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 상태였는데도 갑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여 을이 응소하였을 뿐 예비적 청구가 추가된 이후로도 을은 건물 인도의무의 존부나 이행기의 도래 여부를 부정하거나 다툰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한편 갑이 원심 변론종결 직전에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요청서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장, 연체 차임 등의 문제에 관한 언급 없이 갑에게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 대해서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되어 있어 을로서는 갑의 제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갑은 향후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와 법률관계를 전체적으로 일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갑의 권리인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만 국한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려 하였는바, 이를 함부로 허용할 경우에는 현재 존속 중이고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임대차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됨은 물론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인정될 을의 여러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을이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건물 인도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을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등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양주형 외 1인)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수)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9. 30. 선고 2021나7240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8년 임대차계약과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 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 의 ‘최초의 임대차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이행의 소는 청구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이행을 거부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과 같이 예외적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기에 이르러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보다 미리 그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이행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민사소송법 제251조 에서 ‘장래이행의 소’를 정하였다 .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사실상 관계가 변론종결 당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어야 하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만 한다 ( 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2557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장래이행의 소는 통상적인 이행의 소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일 뿐 채무자의 무자력에 따른 강제집행의 곤란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쌍무계약관계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칫 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어 상대방 당사자의 계약상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계약상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이행기 당시 쌍방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와 집행권원이 모순·충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나. 소송 경과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20. 10. 8.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종료될 것임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2021. 4. 1.이 도래하면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하라.’는 청구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상가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기에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원고는 2022. 8. 9. 원심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① 단순 이행 청구로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구하였고(이하 ‘주위적 청구’라 한다), ②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2008년 임대차계약이 동일함을 전제로, 2008년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에 해당하는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의 인도를 구하였으며(이하 ‘제1 예비적 청구’라 한다), ③ 장래이행의 소로서 2024. 4. 1.이 도래하면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였다(이하 ‘제2 예비적 청구’라 한다).

4) 피고는 2022. 8. 11.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①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있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3. 31.까지 존속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고, ② 제2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3. 31.까지 존속하고, 피고는 현재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사실이 없으며,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에 따라 권리금을 회수할 예정일 뿐 원고의 인도청구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 피고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어서 장래이행의 소를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5) 원고는 2022. 8. 18.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제출하였고, 2022. 8. 26. 제3회 변론기일에 피고가 이를 수용하지 아니하자, 그에 관한 별다른 추가 심리도 없이 같은 날 변론이 종결되었다.

6) 원심은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고가 권리금 회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2024. 4. 1.이 도래하더라도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미리 청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다. 대법원 판단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제2 예비적 청구는 이행기가 2024. 4. 1. 도래하여 원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청구이므로 장래이행의 소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 제기 이후부터 원고가 원심에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제2 예비적 청구를 추가할 때까지 약 2년 동안의 쟁점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이미 종료되었는지 여부’였는데, 결과적으로 원고의 주장 내용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 피고가 적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 상태였음에도,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부정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이에 응소하였을 뿐 제2 예비적 청구는 쟁점이 아니어서 이에 관하여 다툰 적은 없다.

2) 제2 예비적 청구의 적법 여부는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 후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약 20일 동안에만 한정된 쟁점이었는데, 앞서 본 이 사건 소송의 경위·경과에다가 제2 예비적 청구가 추가된 이후 피고 주장의 전체적인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4. 1. 종료된다는 점 및 그 시점이 도래되어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인도의무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이를 인정하였을 뿐 그 의무의 존부나 이행기의 도래 여부를 부정하거나 다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비록 피고가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원심이 정식으로 화해권고결정을 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는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문제 될 수 있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장, 연체 차임 등의 문제에 관하여 어떠한 언급도 없이 임대인인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 대해서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되어 있어 전적으로 원고의 이해관계에 부합하여, 그것만으로는 장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를 일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 역시 그러한 이유로 원고의 제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의 입장이 법률상 근거가 없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후 약 2년 동안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구하다가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증명이 모두 배척되자, 원심 변론종결 직전에 이르러 화해권고결정을 요청하면서 향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것임을 전제로 그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와 법률관계를 전체적으로 일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중 자신의 권리인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만 국한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려 하였는바, 이를 함부로 허용할 경우에는 현재 존속 중이고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이 사건 임대차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됨은 물론 향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인정될 피고의 여러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 인도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피고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등 제2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에는 장래이행의 소에서 ‘미리 청구할 필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따라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 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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