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5. 9. 23. 06:50경 서울 강남구 C 빌딩에서 피해자 D가 위 빌딩 외벽에 설치한 부동산중개업소 간판을 임의로 철거하여 수리비 미상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이 사건 간판을 피해자의 허락 없이 건물 외벽에서 떼어낸 사실은 증거들에 비추어 분명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을 갖춘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간판은 2005년 이전부터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이후 피고인의 상가(103호)를 임차한 임차인들이 그 위에 시트지를 덧대어 사용하다가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면 위 상가의 새로운 임차인이 이를 넘겨받아 사용하기를 반복해 왔고, 피해자도 기존 간판 위에 자신의 상호를 표시한 시트지만 변경하여 이 사건 간판을 사용하였는바, 시트지를 제외한 이 사건 간판 자체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간판을 철거한 2015. 9. 23.로부터 약 3개월 전에 이미 계약 종료를 이유로 피고인의 상가에서 퇴거하여 같은 건물의 다른 상가(106호)로 이사한 상태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간판이 있던 위치와 다른 곳에 새로 간판을 설치하여 사용하였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간판을 철거할 무렵에는 이 사건 건물에 피해자의 간판이 2개가 걸려 있었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간판에 관하여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나, 계약종료로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는 상태에서 임대인을 상대로 권리금을 주장할 수는 없고, 피고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