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앞발을 들고 보행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보행 습관인데, 9mm 가량의 노란색 가는 전선에 발이 걸리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고, 설사 피해자가 줄에 걸려 넘어졌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설치한 전선에 걸려 넘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

또 줄이 팽팽하면 보행자들이 걸려 넘어질까봐 약간 느슨하게 전선을 설치한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양형부당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벌금 7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가 줄에 걸려 넘어진 것인지 여부 피해자는 사고 직후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에게 줄에 걸려 넘어졌다고 진술한 것을 비롯하여 수사기관, 원심 및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줄에 걸려 넘어졌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는데,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이 설치한 전선줄은 양 끝이 고정된 채로 바닥에 약간 느슨하게(S자로 휘어지는 정도는 아님) 깔려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점, 위와 같이 전선줄이 깔려 있는 상태에서는 보행자가 내딛는 발이 줄과 바닥 사이의 공간으로 들어가 줄이 발목으로 밀려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점, 무언가의 방해를 받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느낌과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므로 피해자가 줄에 걸려 넘어진 것과 미끄러져 넘어진 것을 혼동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점, 피해자는 최종적으로 줄이 발목에 걸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줄에 걸리게 된 정확한 경위에 관하여 다소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고령인 피해자에게 순간적으로 일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