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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 양형 과다
서울고법 1988. 4. 8. 선고 88노351 제3형사부판결 : 확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횡령)등][하집1988(2),299]
판시사항

업무상횡령죄의 장물인 주권 등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한화로 외국환관리법에 위반하여 불법환전한 여행자수표 등이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2항 소정의 "장물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것"에 해당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피해자보호의 견지에서 제정된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2항 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피고인이 업무상횡령죄의 장물인 주권 등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한화로써 외국환관리법에 위반하여 환전한 여행자수표 등도 위 법조항 소정의 "장물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서 취득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위 교부조항은 외국환관리법 제36조의2 소정의 필요적 급수조항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하므로 피해자인 은행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9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여권 1장(증 제1호)중 위조부분을 폐기한다.

압수된 별지목록 기재 물건들(증 제2,3호, 증 제10 내지 22호, 증 제24 내지 34호, 증 제39 내지 43호)을 피해자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에게 교부한다.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 제1점은, 피고인의 이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위조 범죄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국외출국에 필요한 여권을 발급받아 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 경비조로 1억 2천 1백만 원의 거금을 교부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동인에게 변조된 여권을 발급받아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고, 비정상 경로를 통하여서라도 피고인 앞으로 발급된 여권을 받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여권변조죄의 공범으로는 의율할 수 없고, 다만 변조여권의 행사죄로만 의율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공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의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률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그 제2점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한편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제1점은,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의 양정이 오히려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고, 그 제2점은 별지 목록 기재 압수물 중 증 제3호, 증 제10 내지 17호 등은 피고인이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횡령)죄의 장물인 주권 등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한화를 사용하여 새로운 범법행위인 외국환관리법에 위반하여 불법 환전한 결과 취득한 것이므로 피해자 교부대상인 "장물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것" 으로 볼 수 없으며, 위 불법환전행위를 규제하는 외국환관리법 제36조의2 소정 몰수규정상 위 압수된 여행사수표 및 당좌수표 등은 "범인이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에 해당되어 이를 필요적으로 몰수해야 하는 물건들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으로부터 이를 몰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외국환관리법 소정의 몰수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다.

먼저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종합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이 사건 공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범죄사실을 일정할 수 있고, 한편 공문서의 변경이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변경전의 문서와 사회 통념상 별개의 문서를 작성하였을 때에는 공문서변조가 아니고 공문서위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 바, 이 건에 있어 외무부장관 발행의 공소외 2에 대한 여권의 사진란에 첩부된 동인의 사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피고인의 사진을 첩부한 행위는 공문서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변경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공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을 타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법률적용상의 잘못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탓하는 위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다음으로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제2점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종합검토하여 보면 별지목록 기재 압수물 중 여행자수표 및 당좌수표(증 제10 내지 17호)등은 피고인이 재무부장관이 정한 환율과 취급수수료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함으로써 외국환관리법 제5조 제4항 에 위반한 행위를 하여 취득한 물건들이고, 따라서 위 물건들이 같은 법 제36조의2 소정 필요적 몰수규정상의 "범인이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에 해당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직권으로 살피건대, 위 물건들이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2항 소정의 "장물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것"으로서 이 건 업무상횡령의 피해자인 서울신탁은행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하는 물건들인지 여부를 검토하여 보면, 우선 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이 관리하는 위 은행내의 금고에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주권소유자들이 맡긴 주권들을 임의로 빼내어 매각처분하고 그 대금으로써 원심공동피고인으로부터 위 여행자수표 등을 매입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 에 의해 피해자환부의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압수된 장물에 대하여 가지는 물권적 청구권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당해 장물이 이미 대가로 바뀌어져 있는 경우에는 기껏해야 가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는 데 그치고, 대가 그 자체의 교부를 청구할 권리를 갖지 않지만, 특히 피해자보호의 견지에서 같은 조 제2항 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서 대가를 교부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은 동법 조항의 제정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압수된 여행자수표, 당좌수표 등이 같은 법 제333조 제2항 소정의 피고인이 이건 업무상횡령죄의 장물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서 취득한 것에 해당한다고 못볼 바 아니므로 같은 조항에 의하여 이건 업무상횡령죄의 피해자인 서울신탁은행(피해자 환부 또는 교부의 피해자는 장물의 소유자에 한하지 않고, 권원에 의하여 장물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자도 포함되는 바, 환부를 받아야 하는 피해자는 반드시 판결의 사실적시에 있어 소유자로 지시된 자일 필요는 없다)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여행자수표 등이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 소정의 교부대상물이라면 동 교부조항이 외국환관리법 소정의 필요적 몰수 규정에 우선하여 적용해야 할지 여부를 검토해 보면, 몰수의 효력은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그 소지(점유상태)를 박탈하는 데 그치는 점, 위 교부조항은 피해자보호의 견지에서 특별히 형사법에 규정되어 있는 점 및 위 물건들이 위 필요적 몰수규정에 의하여 몰수되어 버린다면 피해자인 위 은행은 동 물건들에 대하여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므로 민사소송에 의한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나 형사소송법 제484조 에 의한 몰수물의 교부청구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형사소송법 소정 교부조항이 외국환관리법 소정의 필요적 몰수조항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원심판결에 있어 위 압수물들에 대하여 몰수하지 않았음을 탓하는 검사의 위 항소논지는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하여 살펴보건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의 양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 점에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가 있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당원이 다시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당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각 행위 중 판시 제1의 가의 각 행위는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1항 에, 판시 제1의 나의 행위는 형법 제225조 , 제30조 에, 판시 제1의 다의 행위는 형법 제229조 , 제225조 에, 판시 제1의 라의 행위는 밀항단속법 제3조 제3항 , 제1항 에, 판시 제1의 마의 각 행위는 각 외국환관리법 제35조 제1항 , 제5조 제4항 에 각 해당하는 바, 그 소정형 중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하여는 유기징역형을, 판시 외국환관리법위반의 각 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각 선택하고, 피고인의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에 의하여 형이 가장 무거운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하고, 피고인은 이 건 범행후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을 뿐더러, 피해품의 일부가 회복이 된 점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작량감경을 한 다음 그 각 형기 및 금액 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4년에 처하고, 같은 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 구금일수 중 95일을 위 형에 산입하고, 압수된 여권 1매(증 제1호)중 위조부분은 판시 제1의 나의 범행으로 인하여 생긴 물건으로서 누구의 소유도 불허하는 것이므로 같은 법 제48조 제1항 제2호 에 의하여 이를 폐기하고, 압수된 별지목록 기재 물건들(증 제2, 3호, 증 제10내지 22호, 증 제24 내지34호, 증 제39 내지 43호)는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의 장물인 주권들을 처분하여 그 대가로 취득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2항 에 의하여 이를 피해자 서울신탁은행에게 교부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상학(재판장) 이광렬 이동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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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남부지원 87고합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