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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11151 판결
[관광진흥법위반·도박개장][공2010상,190]
판시사항

[1] 관광진흥법이 전용영업장 등 엄격한 시설과 기구를 갖춘 경우에만 카지노업을 허가하면서 무허가로 카지노업을 경영한 행위를 도박개장죄보다 중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한 취지

[2] 무허가로 카지노영업을 한 사안에서, 기구 및 시설의 규모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실상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갖추고 카지노영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3] 무허가 카지노영업으로 인한 ‘관광진흥법 위반죄’와 ‘도박개장죄’의 죄수 관계(=상상적 경합)

판결요지

[1] 관광진흥법이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 등 엄격한 시설과 기구를 갖춘 경우에만 카지노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무허가로 카지노업을 경영한 행위에 대하여 도박개장죄( 형법 제247조 )보다 중한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같은 법 및 그 시행규칙이 요구하는 제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는 물론 이러한 요건을 모두 갖추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전용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구를 갖추고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카지노영업을 한 경우에는 관광진흥법위반죄로 엄하게 처벌하고, 이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 즉 전용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사실상 갖추지 아니한 채 도박을 하게 한 경우에는 도박개장죄로만 처벌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전용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사실상 갖추었는지 여부는 기구 및 시설의 규모, 영업장의 위치 및 면적, 영업을 한 기간의 장단, 종업원들의 역할 분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무허가로 카지노영업을 한 사안에서, 비록 환전 및 딜러를 담당하는 직원을 따로 두었다고는 하나, 피고인 등이 준비한 게임기구는 조립식 탁자 1개 및 그 위에 깔 바카라게임판 1개, 다수의 칩에 불과하였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실상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갖추고 카지노영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3] 무허가 카지노영업으로 인한 관광진흥법위반죄와 도박개장죄는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석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공소사실의 요지

카지노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는 전용영업장 등 법령이 정하는 시설 및 기준을 갖추어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피고인은 이를 받지 아니하고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2009. 3. 25. 22:00경부터 같은 달 27. 02:30경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9에 있는 엘루이호텔 310호, 311호, 312호에서, 바카라 카지노 테이블 1대, 카드 13묶음, 다수의 칩 등을 갖춘 뒤 그곳을 찾아온 공소외 5 등으로 하여금 속칭 ‘바카라’라는 게임을 하도록 하면서 수수료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1일 평균 2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을 비롯하여, 2009. 2. 말부터 위 일시경까지 6회에 걸쳐 합계 약 2,0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림으로써 카지노업을 경영함과 동시에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개장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공소사실 중 관광진흥법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을 배척하였다.

카지노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전용 영업장 등의 시설과 기구를 갖추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없이 카지노업을 경영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관광진흥법의 취지는, 카지노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에게 일정한 시설·기구를 갖추도록 강제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설·기구를 갖추지 못하여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카지노업을 경영한 자를 처벌하려는 데에도 있는 것이므로, 위 법 및 시행규칙 소정의 시설·기구를 갖추지 않고 카지노업을 경영한 경우에도 관광진흥법위반죄에 해당한다. 또한 허가를 받지 아니한 불법 카지노업의 경우 그 특성상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단기간 영업 후 장소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 규정은 이러한 형태의 카지노업도 처벌하기 위한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광진흥법의 관련규정의 해석

관광진흥법은 ‘전문 영업장을 갖추고 주사위·트럼프·슬롯머신 등 특정한 기구 등을 이용하여 우연의 결과에 따라 특정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 다른 참가자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 등을 하는 업’을 카지노업으로 정의하면서( 제3조 제1항 제5호 ) 카지노업의 영업의 종류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제26조 제1항 ),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에 의하면 카지노업의 영업의 종류는 룰렛, 블랙잭, 포커, 바카라 등 20가지로 정해져 있다.

또한 관광진흥법에 의하면, 카지노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전용영업장 등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시설과 기구를 갖추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제5조 제1항 , 제23조 제1항 ),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29조 에 의하면 이러한 ‘시설과 기구’는 330㎡ 이상의 전용 영업장, 한 개 이상의 외국환 환전소, 카지노업의 영업종류 중 네 종류 이상의 영업을 할 수 있는 게임기구 및 시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카지노 전산시설 등을 말한다. 나아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최상 등급의 호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맞는 시설에만 카지노업을 허가 할 수 있고, 공공의 안녕, 질서유지 또는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를 제한할 수도 있으며( 법 제21조 ), 이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카지노업을 경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법 제81조 제1호 ).

이처럼 관광진흥법이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 등 엄격한 시설과 기구를 갖춘 경우에만 카지노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무허가로 카지노업을 경영한 행위에 대하여 도박개장죄( 형법 제247조 )보다 중한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같은 법 및 그 시행규칙이 요구하는 제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는 물론 이러한 요건을 모두 갖추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구를 갖추고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카지노영업을 한 경우에는 관광진흥법위반죄로 엄하게 처벌하고, 이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 즉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사실상 갖추지 아니한 채 도박을 하게 한 경우에는 도박개장죄로만 처벌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사실상 갖추었는지 여부는 기구 및 시설의 규모, 영업장의 위치 및 면적, 영업을 한 기간의 장단, 종업원들의 역할 분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 있어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등이 준비한 게임기구는 조립식 탁자 1개 및 그 위에 깔 바카라게임판 1개, 다수의 칩에 불과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다른 공범들과 함께 장소를 옮겨 다니며 총 6회에 걸쳐 카지노영업을 하였는데, 6곳 중 4곳이 호텔의 객실이고, 나머지 2곳은 빌라 또는 아파트로 보이는 점, ③ 전체 영업기간이 2009. 2. 말부터 같은 해 3. 27.까지 약 1달이고, 영업장소마다 짧게는 1일, 길게는 4일 정도씩 영업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환전 및 딜러를 담당하는 직원을 따로 두었다고는 하나, 피고인이 다른 공범들과 함께 사실상 전용영업장(전문영업장)에 준하는 시설과 기준을 갖추고서 카지노영업을 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한 것은 관광진흥법상 ‘카지노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카지노업을 경영한 자’라는 구성요건의 해석 및 적용을 그르친 것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무허가 카지노영업으로 인한 관광진흥법위반죄와 도박개장죄는 상상적경합범 관계에 있는바(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189 판결 참조), 관광진흥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는 이상, 그와 상상적경합범 관계에 있는 도박개장의 점에 대한 유죄 부분 또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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