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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다21650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신용협동조합의 이사장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신용협동조합에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원고,상고인

새부산신용협동조합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새부산신용협동조합의 파산관재인 박용석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강동규)

피고,피상고인

김병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김문수)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신모라신용협동조합(이하 '신모라신협'이라 한다)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원심공동피고 박희태가 비조합원에 대하여, 그리고 동일인 한도를 초과하여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지휘·감독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박희태가 비조합원들에 대하여 동일인 한도를 초과한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신모라신협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조합의 임원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계 법령이나 규정, 정관 등을 성실히 준수하여야 할 것이나, 신모라신협이 조합원 간의 공동유대를 바탕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서 임원이 무보수의 비상임, 명예직이고, "임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이나 타인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는 단독 또는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라고 규정된 신모라신협의 정관이 임원의 직무상 과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에도 적용되므로, 피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해태함으로써 조합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전제한 후, (1) 박희태가 문상철, 김상철 등에게 비조합원들 명의로 적정한 담보를 확보하지 아니한 채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한 금원을 대출하여 줌으로써 신모라신협에 미회수 원금 상당의 손해를 가한 부분 중, 박희태가 문상철에게 성희룡의 명의로 5,000만 원을, 김상철에게 5억 5,000만 원을 각 대출한 것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를 결재한 사실이 없고, 달리 피고가 위 각 대출로 인한 손해와 관련하여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한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박희태가 문상철에게 성희룡을 제외한 타인 명의로 합계 7억 7,100만 원을 각 대출한 것에 대하여는, 각 대출에 대하여 결재(대출 후 후결이다)를 한 사실은 있으나,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신용협동조합중앙회는 신용협동조합업무운용준칙을 두어 공동유대구역 내에 주소가 없더라도 거소를 두고 일상의 생업을 영위하는 자에 대하여는 조합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조합원 자격을 완화한 사실, 신모라신협도 1996. 3.경 공동유대구역 내에 주소를 둔 자만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대출을 하는 한 영업이익을 제대로 올릴 수 없으므로 조합원 자격을 완화하기로 하고 이사회결의를 거쳐 공동유대구역 내에 거소를 둔 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인정, 대출을 허용한 사실, 피고는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무보수, 비상임, 명예직인 신모라신협의 이사장으로 재직하였던 것으로, 박희태는 실제 차주인 문상철이 위 금원을 차용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아무 이상이 없는 대출신청이라고 피고에게 말하였고, 피고는 이와 같은 박희태의 말과 위 각 대출에 관하여 여신위원들의 승인을 거쳤으며 대출신청서의 조합원 번호란에 번호가 각 기재되어 있음을 중시하여 문상철이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초과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을 차명하면서 위와 같이 금원을 대출받는다는 사정을 전혀 모르고 그 대출 후에 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비록 조합원의 범위(정관 제10조)를 확대하기 위하여는 정관의 변경이 있어야 하고 정관의 변경은 조합원 총회의 특별결의를 요하므로 이사회의 결의만으로는 조합원의 범위를 확대할 수 없어 1996. 3.경 신모라신협의 조합원 범위를 확대하자는 이사회결의는 정관의 규정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하여도, 피고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이사회결의를 통하여 공동유대구역 내에 거소를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법하게 조합원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신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박희태 주도하에 대출신청서의 조합원 번호란에 번호를 각 기재하고, 여신위원 2명의 승인을 받은 후, 실제 차주인 문상철에게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여 대출하는 사정을 숨긴 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하면서 피고로부터 결재를 받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위 각 대출에 관하여 관계 법령이나 정관의 규정을 위반한 대출이었음을 알았거나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을 알지 못하고 대출을 실행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또한 (2) 김상철에게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한 2억 9,000만 원을 추가 대출하여 줌으로써 신모라신협에 미회수 원금 상당의 손해를 가한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가 추가 담보를 김상철로부터 제공받는 과정에서 김상철에 대하여 한 1억 9,500만 원의 추가 대출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고, 그에 대하여 담보를 제공받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당시 연합회 검사팀의 검사가 집중적으로 행해지고 있던 상황이었고, 기존 무담보 대출금에 대한 회수 불능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하여 연합회 검사팀과의 상의 끝에 위와 같이 추가 대출이 이루어졌고, 추가 담보제공 및 추가 대출 과정에 연합회 검사팀 소속 직원 이동엽이 참여하는 등 연합회 검사팀이 직접 개입하여 이루어졌으며, 그 후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을 통하여 기존 무담보 대출금의 일부가 회수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추가 대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위 추가 대출과 관련하여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신모라신협에 손해를 끼쳤다고는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위 각 대출과 관련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신모라신협에 손해를 가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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