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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5다201749 판결
[주차장관리·운영권확인청구의소][미간행]
판시사항

토지의 공유자인 갑 등이 공동사업자로서 상호를 을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받은 다음, 위 토지에 지하 8층, 지상 12층(지하 3∼8층은 주차장, 지하 1, 2층 및 지상 1층은 상가 및 업무용 사무실, 지상 2∼12층은 오피스텔)의 건물을 신축하여, 상가 및 업무용 사무실은 갑 등이 공유하기로 하고 오피스텔은 을을 분양주체로 하여 분양하였는데, 을이 지하주차장 전체에서 외부 차량으로부터 주차 요금을 받는 등 주차장 영업을 하자, 갑이 오피스텔 공급계약서 조항에서 ‘오피스텔 입주자는 지하주차장 중 지하 6∼8층을 사용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상가 및 업무용 사무실의 소유자인 갑 등만이 지하 3∼5층 주차장을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위 주차장에서 유료주차장 사업을 하여 얻게 될 수익 또한 갑 등에게만 귀속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건물 관리단을 상대로 주차장 관리·운영권 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갑 등이 ‘지하 3∼5층 주차장에 관한 전속적 사용권’을 보유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려면 지하 3∼5층 주차장에 관한 전속적 사용권을 인정하는 관리규약이 있거나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내지 제16조 에서 정한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데, 위 공급계약서에는 오피스텔 입주자가 지하 6∼8층 주차장을 사용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 지하 3∼5층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지하 3∼5층을 갑 등만이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는 규정은 없는 점, 오피스텔 입주 무렵 작성된 관리규약이나 관리계약서에도 지하 3∼5층 주차장의 전속적 사용 합의에 관한 내용이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공급계약서 조항이 갑 주장의 전속적 사용권을 설정하려는 공급계약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고 나아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서면결의를 거쳐 유효하게 성립한 규약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공급계약서의 해석 및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관리단집회의 서면결의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4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주요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인 원고, 소외인 등 10명(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1992. 11. 12. 이 사건 토지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허가를 받았고, 공동사업자로서 상호를 ‘○○’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2) 원고 등은 2005. 10.경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였는데, 지하 3~8층은 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 한다)으로, 지하 1, 2층 및 지상 1층은 상가 및 업무용 사무실(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로, 지상 2~12층은 오피스텔 396세대(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로 구성되어 있다.

3) 원고 등은 ○○를 분양주체로 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을 분양하였는데, 오피스텔의 분양면적은 전용면적과 주차장 면적을 포함한 공용면적의 합계인 계약면적이고, 분양가는 계약면적에 비례하여 책정되었다. 한편 원고 등은 이 사건 상가를 공유하기로 하였다.

4) 이 사건 오피스텔 공급계약서(이하 ‘공급계약서’라 한다) 제17조 제3항에는 ‘오피스텔 입주자는 지하주차장 중 지하 6, 7, 8층을 사용하기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5) 이 사건 건물의 법정 주차 대수는 상가 85대, 오피스텔 312대 합계 397대인데, 이 사건 지하 3 내지 5층 주차장에는 총 270대, 지하 6 내지 8층 주차장에는 총 318대(기계식 주차 56대 포함)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이 분양받은 주차장 면적은 이 사건 주차장 총면적의 49.52%인데, 지하 6 내지 8층 주차장의 주차 대수는 전체 주차장의 54.08%(318대/588대)이다.

6) ○○는 이 사건 주차장 전체에서 외부 차량으로부터 주차 요금을 징수하는 등 주차장영업을 하였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내세워, 공급계약서 제17조 제3항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이 지하 6∼8층 주차장을, 상가 소유자들인 원고 등이 지하 3∼5층 주차장을 각각 전속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이고, 나아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공급계약서 작성은 관리단집회의 서면결의로도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위 합의는 관리단집회의 서면결의를 거쳐 유효하게 성립한 규약이라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원고가 제1 예비적 청구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의 핵심은, 상가 건물의 소유자인 원고 등만이 이 사건 건물 중 지하 3∼5층 주차장을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따라서 위 주차장에서 유료주차장 사업을 하여 얻게 될 수익 또한 원고 등에게만 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 등이 위와 같은 의미의 ‘지하 3∼5층 주차장에 관한 전속적 사용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볼 때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이 공용부분인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11조 ]와 공유지분의 비율에 따라 공용부분인 주차장에서 생기는 이익을 취득할 권리( 집합건물법 제17조 )를 제한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이 타당하려면, 원고 주장의 전속적 사용권을 인정하는 관리규약이 있거나 집합건물법 제15조 내지 제16조 에서 정한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하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급계약서 제17조 제3항이 원고 주장의 전속적 사용권을 설정하려는 공급계약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고 나아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서면결의를 거쳐 유효하게 성립한 규약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 입장에서, 분양계약서에 분양계약의 주요 내용 이외에 구분소유자들 사이에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는 공용부분의 변경 또는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공급계약서 제17조 제3항이 원고 주장의 전속적 사용권을 설정하는 내용이고 나아가 위 약정의 체결이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서면합의에 의한 규약의 성립으로까지 평가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내용을 분양계약의 당사자인 수분양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하여 수분양자가 그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게 한 다음 합의에 이르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두25955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공급계약 당시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이 위 주차장 부분에 관한 원고 등의 전속적 사용과 자신들의 수익권 포기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설명 들은 바는 없고,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볼 사정도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전속적 사용권은 공용부분의 사용 등에 관한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권리에 불이익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므로, 이에 관한 합의의 근거로 주장되는 공급계약서 제17조 제3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계약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에 관계없이 그 표시행위에 부여된 객관적 의미를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공급계약서에는 오피스텔 입주자가 지하 6∼8층 주차장을 사용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 지하 3∼5층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지하 3∼5층을 원고 등만이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는 규정은 없다. 공급계약서 제17조 제3항을 원고 주장의 중요한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3) 2005. 10.경 오피스텔 입주 무렵 작성된 관리규약이나 관리계약서에도 지하 3∼5층 주차장에 관한 위와 같은 전속적 사용 합의에 관한 내용을 발견할 수 없다. ○○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주차운영규정(갑 제9호증)에 관하여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었거나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은 바도 없다.

4) 원고가 주장하는 지하 3∼5층에 관한 전속적 사용 합의와 달리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은 이 사건 주차장 전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사용하여 왔고, ○○도 주차장 전체에서 주차장 영업을 하였다.

5) 상가 소유자인 원고 등과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의 전용면적(전유부분 면적) 비율과 비교하여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의 주차장 면적을 분양하였다거나, 원고 등이 내심 현재와 같은 내용의 주차장 영업을 하려는 의도로 이 사건 건물에 필요한 주차장 규모보다 크게 주차장을 건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들이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지하 3∼5층 주차장에 관한 전속적 사용에 관한 합의를 인정하고 그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제1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급계약서의 해석 및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집회의 서면결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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