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고등법원 2009. 7. 16. 선고 2009노912,2009노1310(병합)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협박)·일반자동차방화미수(인정된죄명일반물건방화)·재물손괴·일반물건방화][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유병두

변 호 인

변호사 이이수(국선)

원심판결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3. 선고 2009고합167 판결 (이하 ‘제1원심판결’이라고 한다) /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5. 8. 선고 2009고합416 판결 (이하 ‘제2원심판결’이라고 한다)

주문

제1, 2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제1원심판결에 대하여

1) 일반물건방화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검사)

피고인이 불을 붙인 재활용품 등은 관할관청이나 수거업자의 관리하에 있으므로 무주물이 아니고, 이 사건 화재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공공의 위험도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형법 제167조 제1항 소정의 일반물건방화죄가 성립한다.

2) 심신장애(피고인)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미약 내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

3)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피고인은 원심의 선고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보호관찰)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고, 검사는 위 선고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각 주장한다.

나. 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미약 내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1. 26. 서울 동작구 상도2동 (지번 1 생략) 노상에서 그곳 전봇대 주변에 놓인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을 발견하고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이용하여 불을 붙인 다음 불상의 가연물을 집어넣어 그 화염이 위 전봇대의 전선에 미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게 함으로써 타인의 물건을 소훼하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검사는 위 공소사실에 대해 형법 제167조 제1항 을 적용하여 기소하고 있는바, 원심은 우선 형법 제167조 제1항 에서 정한 ‘물건’이란 타인 소유에 한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위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은 타인이 이미 소유권을 포기한 무주물에 불과하므로, 위 공소사실로는 형법 제167조 제1항 의 일반물건방화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형법 제167조 제2항 의 일반물건방화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는, 당시 화염이 전봇대의 전선에 미칠 수 있게 하여 공공의 위험이 발생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원심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은 믿기 어렵고,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 및 수사보고서( 피고인 방화관련, 방화현장 주변물건의 소훼여부 확인)의 각 기재, 현장사진의 각 영상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당시 공공의 위험이 구체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공공위험의 발생을 인식하면서 물건을 소훼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우선 형법 제167조 제1항 에서 정한 ‘물건’이란 타인 소유에 한한다고 보아야 하는바, 위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은 타인이 이미 소유권을 포기한 무주물에 불과하고, 검사가 주장하듯이 위 물건에 관한 타인의 지배관리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형법 제167조 제1항 의 일반물건방화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위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은 형법 제167조 제2항 에서 정한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당시는 건조한 겨울 밤이었고 당시 강추위로 바람도 어느 정도 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장소는 주택가인데다가 현장사진( 2009고합167 사건의 증거기록 33 내지 39쪽)의 각 영상에 의하더라도 근처에 현수막, 의자, 합판 등 가연성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던 점, 피고인이 라이터를 이용하여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에 불을 붙인 다음 다른 가연물을 집어넣어 처음에는 작았던 화염의 높이가 피고인의 키 정도(약 160cm)에까지 달하게 된 점( 2009고합167 사건의 증거기록 18, 84쪽), 위 전봇대에 설치된 전선의 높이는 그 옆에 세워진 피고인의 키보다 더 높은 포터차량 높이의 약 3배에 이르지만, 위와 같은 화염에 의하여 그 전선에 직접 불이 붙지는 않더라도 그 열기에 의하여 그 전선이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점, 이에 더하여 이 사건 장소는 피고인의 부친 집에서 30~35m 거리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단순히 추위를 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장소에서 불을 피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라이터를 이용하여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에 불을 붙인 다음 불상의 가연물을 집어넣어 그 화염을 키움으로써 전선을 비롯한 주변의 가연물에 손상을 입히거나 바람에 의하여 다른 곳으로 불이 옮아붙을 수도 있는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고, 피고인에게 그러한 위험발생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나. 심신장애 주장에 관하여(제1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으로 살펴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술을 다소 마신 상태였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와 과정,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주취상태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직권판단

위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판결들의 각 사건이 당심에서 병합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게 되어 형법 제38조 제1항 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들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가 일부 이유 있고,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아래와 같이 〈추가되는 범죄사실〉 및 〈추가되는 증거의 요지〉를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들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되는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9. 1. 26. 22:25경 서울 동작구 상도2동 (지번 1 생략) 노상에서 그곳 전봇대 주변에 놓인 재활용품과 쓰레기 등을 발견하고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이용하여 불을 붙인 다음 불상의 가연물을 집어넣어 그 화염을 160cm 정도까지 키움으로써 무주물을 소훼하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다.

〈추가되는 증거의 요지〉

1.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

1.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 및 수사보고서( 피고인 방화관련)의 각 기재

1. 현장사진( 2009고합167 사건의 증거기록 33 내지 39쪽)의 각 영상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의 점, 징역형 선택),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283조 제1항 (협박의 점), 형법 제167조 제2항 , 제1항 (2009. 1. 26.자 일반물건방화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167조 제1항 (2009. 4. 3.자 일반물건방화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협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현주건조물방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다가 제1원심판결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당일 또다시 방화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흉기인 낫을 들고 피해자를 협박하고 교회 재산을 손괴하는 등 그 죄질이 나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을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피고인에게 실형 전과가 없고,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그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1. 26.자 일반물건방화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형법 제167조 제1항 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형법 제167조 제2항 소정의 일반물건방화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시규(재판장) 이수영 신혁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