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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04. 3. 11. 선고 2002나12994 판결
[보험금][미간행]
원고, 항소인

동남아해운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박종규외 3인)

피고 보조참가인

김갑이(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수)

피고, 피항소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주)

변론종결

2004.2.26.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억원 및 이에 대하여 1998. 10. 2.부터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 2 내지 갑11호증의 1 내지 20, 을가1호증, 을가2호증, 을나6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인·허가보증보험계약의 체결, 내용 등

(1) 소외 주식회사 벤트라스(이하 ‘벤트라스’라고 한다)는 복합운송주선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1996. 9. 3.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건설교통부장관, 보험가입금액을 1억원, 보험기간을 1996. 5. 1.부터 1997. 4. 30.까지로 하고, 보증내용은 ‘화물유통촉진법에 의한 복합운송주선업자 영업보증금 보증’으로 정한 인·허가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때 피고 보조참가인은 벤트라스가 위 보험계약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부담하는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하였다.

(2) 벤트라스가 위 보험에 가입하게 된 근거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8조 (복합운송주선업의 등록)

① 복합운송주선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는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등록신청서에 사업계획서를 첨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② (생략)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등록의 기준·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1조 (복합운송주선업의 등록)

① (생략)

법 제8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복합운송주선업의 등록기준을 별표 1과 같다.

[별표1] 복합운송주선업의 등록기준( 제11조 제2항 관련)

… (생략) …

보증보험가입: 1억원 이상의 보증보험에 가입할 것. (이하 생략)

(3) 위 보험 보통약관 제1조는 “우리 회사는 출원자인 보험계약자가 인가, 허가, 특허, 면허, 승인 등록 기타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특정한 영업설비 또는 행위에 대하여 권리의 설정, 금지의 해제 기타 행위에 따른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보험자 또는 제3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를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항과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4) 1994. 5. 26.자 건설교통부(당시 교통부이었다)고시 제94-34호 ‘복합운송주선업 영업보증금 및 보증보험가입금 운영규정’(갑2호증)을 보면, 위 운영규정은 복합운송계약에 의한 복합운송주선업자의 영업행위로 인하여 보증보험가입기간 내에 발생한 채권에 기한 청구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전제한 뒤(제3조), 복합운송주선업자가 인·허가보증보험가입금으로 변제할 수 있는 채무는 육상·해상 및 항공운임, 화물의 멸실·훼손으로 인한 손해, 보관 및 하역관련 비용, 해외 파트너에 대한 미지불채무, 수출입화물의 운송과 직접 관련된 클레임 비용 등이고(제4조), 복합운송주선업자의 도산 등으로 위 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을 때에는 관련 채권자들이 채권단을 구성하여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신고를 하고 채권신고 공고절차를 거친 다음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채권변제처리요청서를 제출하며, 건설교통부장관은 신고채권을 심사하여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제5조 내지 제7조).

나. 운임청구권의 확정

(1) 원고는 국제화물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소외 주식회사 트랜스퍼시픽과 사이에 운송주선계약을 체결한 벤트라스와 사이에, 1996. 8.경 중고버스 46대, 굴삭기 3대, 현대그레이스밴 1대 및 대우라보트럭 8대에 관하여 송하인을 벤트라스, 수하인을 베트남국에 있는 벤트라스의 운송대리점인 에버리치사(Everich Ltd.), 선적항을 인천항 및 부산항, 양하항을 베트남국 붕타우(Vung Tau)항으로, 운임을 금 101,662,484원으로 각 정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한 다음, 위 운송계약에 따라 같은 달 28. 위 붕타우항으로 위 화물을 운송하여 보세장치장에 입고하였으나, 벤트라스로부터 그 운임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2) 이에 원고는 1996. 11. 22. 부산지방법원 96가합25350호 로 벤트라스와 피고를 상대로 하여, 벤트라스에 대하여는 위 약정 운임 101,662,484원의 지급을, 피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으로 벤트라스와 연대하여 위 금원 중 10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3) 위 소송계속중 벤트라스는 원고의 위 운송계약에서 예정된 선하증권발행의무위반 및 양하항에서의 위 화물의 인도상의 과실에 기한 항변(그 구체적 내용은, 벤트라스의 원고에 대한 운임미지급에는 벤트라스로부터 복합선하증권을 발행받은 주식회사 트랜스퍼시픽의 운임지급채무불이행이라는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벤트라스의 위 운송계약상 예정된 선하증권발행청구에 응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또 원고는 벤트라스와 사이에 이와 같이 선하증권발행을 보류하고 있을 경우 수하인의 화물인도청구에 바로 응하지 않기로 약정하였거나 또는 그러한 관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위 에버리치사로부터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받은 복합선하증권소지인의 청구에 응하여 위 화물을 인도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을 제출하고, 나아가 위 법원 97가합7144호 로 벤트라스가 원고의 위 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위 화물을 멸실하는 손해 등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1996. 12. 12. 원고가 위 운영규정 상의 보험금청구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피고에 대하여 바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기재한 답변서를 제출하고, 1997. 3. 31. 위 주장을 보다 구체화함과 동시에 벤트라스의 원고에 대한 운임지급의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추가한 준비서면만 제출하여 각 진술간주되었을 뿐,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소를 취하한 제1심 제11차 변론기일(1997. 11. 20.)까지 모두 불출석하였다. 한편, 제1심 법원은 제6차 변론기일에 피고에 대한 변론을 분리하였다가 제9차 변론기일에 이르러 변론분리결정을 취소한 바 있다.

(4) 제1심 법원은 제13차 변론기일에 이르러 변론을 종결한 후 1998. 2. 12. 본소청구를 전부 인용하고 반소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쌍방이 불복하여 부산고등법원 98나4415(본소), 98나4422(반소)호 로 항소하자, 항소심 법원은 1998. 10. 2.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 중 원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벤트라스의 반소청구를 기각하는 반면, 벤트라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벤트라스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98다55864(본소), 98다55871(반소)호 로 상고하였으나 1999. 9. 3.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원고가 이 사건 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1)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소송계속중이던 1997. 2. 14.과 소를 취하한 이후인 1998. 3. 17.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위 보험가입금으로써 벤트라스에 대한 위 운임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질의를 하였으나,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복합운송주선업자의 도산 등으로 인하여 그 등록이 취소되거나 폐지신고되는 등의 경우에 한하여 위 보험가입금으로 위 채무를 변제할 수 있으나, 벤트라스는 현재 등록된 업체이므로 그 변제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2) 한편, 벤트라스는 대법원의 위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된 후에도 원고에게 확정된 위 운임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2000. 5. 29. 원고의 재산관계명시신청에 따른 부산지방법원 2000카기1816호 재산명시기일에서도 책임재산이 없다는 취지의 재산목록을 제출하였으며, 그 후인 2000. 6. 3. 원고의 신청에 따라 위 법원은 벤트라스를 채무불이행자명부에 등재하는 결정을 하였다.

(3) 원고는, 1999. 3. 5.자 건설교통부고시 제1999-58호 ‘복합운송주선업보증보험등가입금운영규정’(갑4호증, 이하 위 ‘복합운송주선업 영업보증금 및 보증보험가입금 운영규정’를 포함하여 ‘운영규정’이라고만 한다)에 의하여 그 권한이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후인 2000. 7.경과 2000. 8. 31. 2회에 걸쳐 부산광역시장에게 위 (1)항과 같은 내용의 질의 등을 하였으나 같은 취지의 회신을 받은 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판단

가. 보험금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허가보증보험의 근거규정 및 약관내용에 의하면, 위 보험계약은 운송주선업자인 벤트라스가 운송주선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운송업자 등의 계약상대방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보상하기 위하여 체결된 이른바 타인을 위한 손해보험계약이고, 위 운송계약의 상대방인 원고가 1996. 8. 28. 운송을 완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벤트라스가 원고에 대하여 운임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당연히 위 보험계약의 이익을 받아 운영규정 상의 절차와 무관하게 피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의 범위 내에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으로서 원고가 입은 위 재산상의 손해, 즉 원고의 벤트라스에 대한 위 운임채권의 범위 내인 위 보험가입금액 1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판단

(1) 소멸시효

피고 및 피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시효기간의 기산점에 관하여, 위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사고, 즉 벤트라스가 원고에 대한 운임지급채무를 불이행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1996. 8. 28.로부터 기산하거나, 적어도 대법원의 위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된 1999. 9. 3.부터 기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벤트라스가 사실상 부도 등으로 위 운임지급채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 즉 벤트라스가 위 재산명시기일에서 책임재산이 없다는 취지의 재산목록을 제출한 2000. 5. 29.부터 기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보험금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고, 다만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보험금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로부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3116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벤트라스가 운임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1996. 8. 28. 무렵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벤트라스가 당초 원고에 대한 운임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원고가 벤트라스를 상대로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벤트라스가 원고의 위 운송계약상 의무위반의 점을 들어 강력하게 다투면서 원고에 대하여 그에 기한 손해배상까지 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점, 제1심에서 무려 13차에 걸친 변론 끝에 원고가 본소청구에 관하여 전부승소판결을, 반소청구에 관하여는 일부패소판결을 선고받은 점, 이에 쌍방이 불복, 항소한 결과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는 인용된 반면 피고의 항소는 전부 기각되어 피고가 다시 불복, 상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과실 없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지 못하다가 대법원의 위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된 1999. 9. 3.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 때부터 진행하는바,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후인 2002. 2. 22.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등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원고의 주장 및 판단

(1) 정지조건부채권

원고는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은 운영규정에 의하여 벤트라스가 도산 등으로 그 채무를 이행할 수 없을 것을 정지조건으로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는 벤트라스가 재산명시기일에서 책임재산이 없다는 취지의 재산목록을 제출한 2000. 5. 29.에 이르러 벤트라스가 사실상 부도 등으로 원고에 대하여 운임지급채무을 이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 때부터 비로소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보험의 성격상 제3자인 원고가 운임을 지급받지 못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손해를 입었다면 이로써 바로 위 보험계약의 이익을 받아 피고에 대하여 직접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지조건부 채권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권리남용

(가) 원고는, 피고가 종전 보험금청구소송에서 운영규정에 따른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제1심 재판부도 같은 견해를 취하여 원고에게 소취하를 권유하여 피고에 대한 소를 취하하게 되었고 소취하 후 관계 행정기관인 건설교통부장관 등에게 질의한 결과 또한 마찬가지이었으므로 원고로서는 벤트라스의 운임지급채무의 불이행 후 직접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점, 그리하여 전소에 관한 승소판결이 확정된 이후 벤트라스에 대한 재산관계명시신청 등을 하여 벤트라스가 사실상 도산과 다름없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등 운영규정상의 절차를 밟았고, 그런데도 부산광역시장이 원고의 주장에 따르지 아니하여 그 실효성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이 사건 소송에 이른 점, 이 사건 보험의 경우 운영규정 상의 절차에 따라서만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종전 보험금청구소송에서와 달리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은 원고의 위 운임지급채권이 발생하였을 때부터 기산하여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 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지만,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로써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27604 판결 ,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2622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보험계약의 성격상 보험사고의 발생 후 직접 피고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모르고 운영규정이 정한 절차를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왔다고는 할 것이나, 그러한 사유만으로 객관적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피고가 종전 보험금청구소송에서 원고는 운영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은 후 유효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 외에(한편, 피고가 드는 점만으로 종전 보험금청구소송의 제1심 법원이 원고에게 소취하를 권유하였다는 사실을 추인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지나기 전에 채무자인 피고가 채권자인 원고로 하여금 소송에 의하지 아니하더라도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 소제기 등 시효중단 조치를 미루게 하는 유인을 주었거나, 채권자인 원고의 권리행사나 소제기 등 시효중단 조치를 불가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위 보험의 특수성, 권리행사 과정의 모든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대법원의 위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된 1999. 9. 3.부터 벤트라스가 재산명시기일에서 재산목록을 제출한 2000. 5. 29.까지의 기간을 소멸시효기간에 포함시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흥대(재판장) 고영태 안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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