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판시사항
[1] 다른 상인의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보조적 상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회사의 대표이사 개인의 행위가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영업으로 상행위를 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상인자격을 취득할 것을 전제로 하는지 여부(적극) 및 여기서 ‘영업으로 한다’는 의미
[2] 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갑 주식회사의 주주인 을 등이 병 등에게 갑 회사의 주식을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도급 문제로 감차 예정인 차량 1대분은 추후 소송 여하에 따라 승소 시 해당 시세의 50%를 을 등에게 지급한다’는 취지로 정하였고, 그 후 병 등이 갑 회사의 대표이사 등으로 취임하였는데, 위 약정금채권에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병 등이 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갑 회사를 양수한 행위가 영업을 위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위 약정금채권에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83226 판결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다43594 판결 (공2012하, 1491)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김태형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영업을 준비하는 행위가 보조적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행위를 하는 자 스스로 상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어떠한 자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함으로써 상인자격을 취득하고자 준비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인의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 행위는 행위를 한 자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없다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83226 판결 참조). 회사가 상법에 의해 상인으로 의제된다 하더라도 회사의 기관인 대표이사 개인이 상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대표이사 개인의 행위가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영업으로 상행위를 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상인자격을 취득할 것을 전제로 한다. 여기서 ‘영업으로 한다’고 함은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의 행위를 계속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다4359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안정운수 주식회사(이하 ‘안정운수’라 한다)의 대표이사 소외 1과 원고, 이사 소외 2, 감사 소외 3(이하 ‘원고 등 4인’이라 한다)은 2009. 3. 23. 피고들에게 안정운수의 주식을 양도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 제4호에는 “차도급 문제로 감차 예정인 차량 1대분은 추후 소송 여하에 따라 승소 시 공TO 대금 시세의 50%를 원고 등 4인에게 지급한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나. 피고 1은 2009. 4. 13. 안정운수의 대표이사로 취임등기하였고, 피고 3, 피고 2는 2009. 5. 19. 안정운수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등기하였다.
다.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3인은 2010. 7.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 제4호와 관련된 이 사건 약정금채권을 양도하였다.
3. 앞서 본 법리를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정금채권은 상사채권으로 볼 수 없어 상법 제64조 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택시운송사업면허 등을 보유하고 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주체는 원고 등 4인이 아니라 ‘안정운수’라는 법인이다.
나. 피고들이 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안정운수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등기한 후 안정운수를 경영하였을 뿐이고, 그 밖에 피고들이 상인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원고와 소외 1은 안정운수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영업을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 소유의 안정운수 발행 주식을 피고들에게 양도하는 계약의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체결한 것이다. 이 사건 계약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 4인이 동종의 행위를 계속 반복적으로 하려는 의도에서 영업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계약서 ‘양도 양수물의 표시’ 부분에 주식 이외에도 회사의 주요 영업자산인 택시 등이 기재되어 있지만, 이는 원고 등 4인 소유의 안정운수 발행 주식 전부를 양도함에 따른 효과를 표시하거나 거래 주식의 가치를 산정한 근거를 표현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이고, 이와 달리 이 사건 계약을 상법상 회사가 주체가 되는 영업양도라고 볼 수 없다.
마. 피고들은 원고 등 4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상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설령 원고 등 4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 체결은 위 임대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상행위 또는 보조적 상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들이 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안정운수를 양수한 행위는 영업을 위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이 사건 약정금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대법원 판례의 해석에 반대되는 해석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에서 정한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