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심신장애 피고인은 간질 발작 후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정신병적 증상을 수반한 급성 기질성 혼돈상태 등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원심은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6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심신장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군 복무 중 머리를 다친 이후 1991. 3.경 뇌전증(속칭 ‘간질’) 진단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간헐적인 경련발작 증상이 있어 간질치료제를 복용하는 등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범행 방법에 관하여 비교적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수사기관이 유도하는 대로 진술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억하여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제출한 의료 논문에 의하더라도 간작 발작 후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정신병적 증상을 수반한 급성 기질성 혼돈상태에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전후하여 간질 발작에 의하여 그러한 상태에 이른 적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살인 범행 직후 사체를 테이프로 묶어 자동차에 싣고 인천공항까지 운전하였던 점 등 범행 전후의 정황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2회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