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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5155 판결
[손해배상(기)][공1994.1.15.(960),185]
판시사항

가. 이른바 임의동행에 있어서 임의성의 판단기준

나. 피의자를 연행한 후 사후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 통상의 영장을 발부받은 것과 불법행위

판결요지

가. 이른바 임의동행에 있어서의 임의성의 판단은 동행의 시간과 장소, 동행의 방법과 동행거부의사의 유무, 동행 이후의 조사 방법과 퇴거의사의 유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나. 국가안전기획부 수사관들이 피의자를 연행한 1991.7.8. 04:40경부터 48시간 내에 사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 같은 해 7.10. 01:35경 통상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면 피의자를 불법체포 구금한 것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경우 통상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여 불법체포나 그 동안의 구금이 적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겸 부대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상운

피고, 상고인 겸 부대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와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피고 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이른바 임의동행에 있어서의 임의성의 판단은 동행의 시간과 장소, 동행의 방법과 동행거부의사의 유무, 동행 이후의 조사방법과 퇴거의사의 유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그 의사에 반하여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라고 한다) 소속 수사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연행되어 긴급구속을 당함에 있어 그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의 이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고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고 이를 불법체포, 구금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에서 안기부 수사관들은 원고를 긴급구속한 것이 아니라 임의동행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안기부 수사관들이 원고를 연행한 1991.7.8. 04:40경 부터 48시간 내에 사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 같은 해 7.0. 01:35경 통상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이 사건에서, 원고를 불법체포 구금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처도 수긍할 수 있고,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안기부 수사관이 원고를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관의 사후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고, 이와 같은 경우 통상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의 불법체포나 그 동안의 구금이 적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으며, 원심의 판단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긴급구속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안기부 수사관들이 피의자인 원고를 체포, 연행하여 긴급구속을 함에 있어 원고에 대하여 그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의 이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고지를 하지도 아니하고 긴급구속 후 원고를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관의 사후영장을 발부받지도 아니하였다면 그와 같은 불법체포, 구금에 대하여 위 수사관들에게 고의, 과실이 없다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고의, 과실의 점에 대한 채증법칙위반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가 적시하고 있는 당원 판례는 그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4. 또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정한 위자료의 액수도 수긍할 수 있고, 이것이 과다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의 부대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정한 위자료의 액수가 수긍할 수 있는 것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것이 과소하여 위법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와 원고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배만운(주심) 정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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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6.9.선고 92나37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