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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2006. 2. 15. 선고 2005고합165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조상준

변 호 인

법무법인 로고스 담당변호사 백현기외 6인

주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80,000,000원을 추징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제14대, 제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재직중인 자인바, 제16대 국회의원 임기중인 2002. 7.경부터 2004. 5.경까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위원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직무를 담당하면서, 문화관광부, 국정홍보처 등 문화관광위원회 소관부처의 업무에 속하는 법안 발의가 있는 경우 발의자의 제안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 대체토론과 축조심사 및 찬반토론, 표결에 이르는 일련의 문화관광위원회 의사를 진행하고, 상정된 법안에 대하여 전문위원이나 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이견이 있는 경우 이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하며,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심사된 법안에 대한 본회의 보고를 담당해 온 자인바,

1. 2003. 8. 21.부터 같은 달 31.까지 대구에서 개최된 제22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유·대회’라고 한다)를 지원하기 위하여 제정된 특별법인 제22회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지원법(이하 ‘유·대회지원법’이라고 한다)이 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유·대회조직위원회’라고 한다)에 옥외광고사업자 선정권을 부여함에 따라 공소외 2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전홍이 대주주인 주식회사 거성애드가 2003. 5. 30. 유·대회 옥외광고물 2차 사업자로 선정되었으나, 유·대회지원법의 유효기간인 2004. 12. 31.이 지나면 옥외광고물 사업자로서의 지위도 종료될 위기에 놓이자, 공소외 2 등 광고사업자들은 지원법의 유효기간을 연장시켜 사업자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목적으로, 유·대회가 개최되는 대구지역 국회의원인 공소외 5에게 청탁을 하여 공소외 5 의원으로 하여금 2003. 10. 7.경 위 법의 유효기간을 4년간 연장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게 한 후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던 중, 2003. 11. 15.경 공소외 2가 공소외 5로부터 “ 피고인 위원장을 아느냐, 배 위원장에게도 부탁하라”는 말을 듣자, 공소외 2는 피고인의 중학교 동창으로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자 피고인의 후원회 부회장인 공소외 1에게 피고인을 직접 만날 수 있게 주선해 줄 것을 부탁하여 2003. 11. 20. 21:00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렉싱턴호텔에서 피고인과 만난 자리에서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구시에 월 10억 정도의 수입이 생기는데 그 중 10% 정도는 내 지분이다, 법안 통과를 부탁한다”라며 개정안의 통과를 청탁하고, 이에 피고인은 “알겠습니다, 검토해 보겠습니다”라고 위 청탁을 수락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후, 2003. 12. 9. 문화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유효기간을 2년간 연장하는 것으로 개정안이 수정가결되어 같은 달 16. 제244회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고, 개정안이 같은 달 28. 국회본회의를 통과하여 2004. 1. 29. 시행되자,

2004. 2. 하순경 공소외 1로부터 “ 공소외 2가 사례를 하고 싶어 한다”라는 말을 듣고 이를 승낙한 다음 그 무렵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공소외 1의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보좌관인 공소외 4를 통하여 공소외 1이 공소외 2를 대신하여 전달하는 현금 5,000만 원을 받아 공무원인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하여 5,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2. 누구든지 정치자금을 수수할 경우 후원회에 기부하고 정치자금영수증을 교부하는 등 정치자금에관한법률이 정한 방법으로 기부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2004. 3. 8. 서울 서초구 서초동 상호불상 한정식 집에서, 정치자금영수증을 교부하지 아니한 채 위 공소외 1로부터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필요한 정치자금으로 금 3,000만 원을 건네받아 정치자금에관한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았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판시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1. 증인 공소외 2, 1, 4, 3이 이 법정에서 한 판시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및 공소외 9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등본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2, 7, 4, 10, 3, 1, 11, 12에 대한 각 진술조서, 진술조서 등본 중 판시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다만, 공소외 2에 대한 2005. 2. 21.자 진술조서와 2005. 2. 23.자 진술조서 중 공소외 2가 이 법정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한 부분은 각 제외)

1. 수사기록에 편철된 수사보고{주식회사 전홍의 정치후원금 내역 확인 및 기부금 명세서 사본(19-38면), 피고인이 선관위에 신고한 회계자료 등 사본 첨부(744-765면), (주)전홍의 대표이사 공소외 2가 피고인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지급한 수표에 대한 자금추적 결과 정리보고(948-1027면)}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더 무거운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에 기재된 정상 등 참작)

1. 추징

관할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제2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진술이 있기 이전에 서면과 구술로, ① 이 사건의 범죄지는 서울특별시이고 피고인의 주소는 부천시이어서 이 법원에는 형사소송법 제4조 소정의 토지관할이 없고, ② 공소외 2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과 공소외 1에 대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 사건이 이 법원에 기소된 바는 있으나, 이 사건과 함께 기소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과 병합심리되지도 않았으며 위 각 사건은 이미 제1심판결이 선고되어 더 이상 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지 않으므로 형사소송법 제5조 소정의 관련사건 병합관할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관할위반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의 범죄지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가 이 법원의 관할 내에 있지 아니함은 변호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의 점은 이 사건과 같은 날 이 법원에 공소가 제기된 공소외 2에 대한 뇌물공여 피고사건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이 사건과 같은 날 이 법원에 공소가 제기된 공소외 1에 대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 피고사건과 각 형사소송법 제11조 제2호 소정의 ‘수인이 공동으로 범한 죄’로서 관련사건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같은 법 제5조 는 ‘토지관할을 달리하는 수개의 사건이 관련된 때에는 1개의 사건에 관하여 관할권 있는 법원은 다른 사건까지 관할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관련사건 중 1개의 사건에 대하여 고유의 토지관할권을 갖는 법원은 관련사건에 대하여서까지 관할권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5조 소정의 관련사건으로서의 관할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 보건대, 관련사건 관할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고유의 관할사건과 그 관련사건이 모두 같은 법원에 계속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만, 같은 법원에서 위 두 사건이 병합되어 심리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각 법원 사이의 직무의 분담인 관할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위 두 사건이 병합심리되는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또 토지관할이 있는지 여부는 공소제기시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어서 고유의 관할사건이 관련사건의 종국재판시까지 동일한 법원에 계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고유의 관할사건이 먼저 종결된 경우에 그와 같은 법원에 계속되었던 관련사건의 관할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은 이 법원에 각 현재지로서 토지관할이 인정되는 공소외 2에 대한 뇌물공여 피고사건 및 공소외 1에 대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 피고사건과 같은 시기에 이 법원에 계속됨으로써 그와 관련사건으로서 이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고 인정되고, 그 후 이 사건이 공소외 2, 1에 대한 각 피고사건과 병합심리되지 않았다거나 위 각 사건에 대한 제1심판결이 이미 선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에 대한 이 법원의 관할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변호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유죄 판단 이유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죄 부분}

1. 피고인 및 변호인의 변소의 요지

가. 판시 현금 5,000만 원이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은 정치후원금이라는 주장

피고인은 2004. 2. 하순경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를 거절하였고, 그 후 공소외 1이 자신의 돈이라며 현금 5천만 원을 교부하여 후원금 명목으로 수수하였을 뿐이어서, 공소외 1이 공소외 2를 대신하여 그 돈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사정을 몰랐고 또한 이는 공소외 1의 내심 의사에 불과하여 공소외 2로부터 위 돈을 교부받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공소외 1이 2004. 2. 하순경 피고인에게 교부한 위 현금 5천만 원은 실제로 공소외 1 자신의 후원금이고, 이와 별도로 공소외 1은 2004. 3. 8.경 공소외 2로부터 피고인에 대한 후원금으로 전해달라고 하는 수표 3장 합계 5천만 원을 교부받은 뒤 그 중 1,500만 원권 수표 2장 합계 3천만 원만을 피고인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2천만 원권 수표 1장을 자신이 사용하였음에도, 지금에 와서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하여 자신이 2004. 2. 하순경 후원하였던 위 5천만 원이 공소외 2를 대신하여 전달한 돈이고 2004. 3. 8.경 교부한 3천만 원이 자신의 후원금이라고 거짓 진술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정치후원금이므로 뇌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

또한, 피고인이 2003. 11. 20.경 공소외 2로부터 유·대회지원법중개정법률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위 개정법률안의 심사과정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아니하였고 위 부탁을 받을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공소외 2로부터 그에 대한 사례로 돈을 주겠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위 5,000만 원이 공소외 2의 돈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돈이 수수된 2004. 2. 하순 무렵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임박하였던 시점이므로 그 돈은 뇌물이 아니라 정치후원금에 불과하고, 실제로도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소정의 절차에 따라 후원금으로 처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친 판시 각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검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2005. 2. 21.자. 진술조서 중 일부(수사기록 844면 2-4행, 862면 4-12행, 866면 11-12행), 2005. 2. 23.자 진술조서 중 일부(912면 18행)는 공소외 2가 제5회 공판기일에서의 증인신문에서 그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 밖에 검사 작성의 공소외 2, 1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진술조서 등본, 공소외 2, 1 작성의 각 진술서, 진술서 등본이 임의성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⑴ 공소외 2가 대표이사인 주식회사 전홍, 공소외 6이 대표이사인 주식회사 디지털 광보컴 등은 2001. 12.경부터 유·대회조직위원회가 유·대회를 운영함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유·대회지원법에 따라 시행한 1, 2차 옥외광고물 사업에 참여하여 왔다.

⑵ 그런데, 공소외 2, 6을 포함한 유·대회 1, 2차 옥외광고물 사업권자들은, 유·대회지원법은 그 유효기간이 2004. 12. 31.까지로 되어 있는 한시법이고 그 만료 뒤에 예정되어 있는 다른 국제대회지원법이 없었기에 유·대회지원법의 유효기간이 경과되면 기존에 설치한 옥외광고물 등을 철거하거나 혹은 광고물 사업권한이 이양될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으로부터 다시 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하여 광고물사업자로 선정되어야 하는 등 애로가 있었다.

⑶ 이에 공소외 2, 6 등은 2003. 9.경부터 제16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이자 유·대회조직위원인 공소외 5에게 법률개정을 통하여 유·대회지원법의 유효기간을 연장하여 달라는 청탁을 하였고, 공소외 5는 2003. 10. 7.경 유·대회 광고사업 등 수익사업기간을 2008. 12. 31.까지로 4년 연장하는 유·대회지원법중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⑷ 한편, 공소외 5는 2003. 11. 15.경 공소외 2에게 ‘ 피고인 문광위 위원장을 아느냐, 피고인 위원장에게도 부탁을 좀 하여라’고 말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공소외 2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서 당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이던 피고인에게 유·대회지원법중개정법률안이 통과되도록 부탁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⑸ 이후 공소외 2는 2003. 11. 20. 21:00경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 커피숍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로서 피고인에 대한 후원회 부회장이자 피고인의 중학교 동창인 공소외 1의 주선으로 피고인을 만나 피고인에게 ‘유·대회지원법이 연장되면 대구시에 월 10억 원 정도의 지원효과가 생기는데, 그 중의 내 지분이 10여% 된다, 잘 부탁한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알겠습니다, 선배님, 잘 검토해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⑹ 한편, 유·대회지원법중개정법률안은 2003. 11. 18. 제 243회 국회 제12차 문화관광위원회에 상정되어 대체토론을 거친 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되었고,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그 유효기간이 당초 4년에서 2년으로 축소되어 수정의결되었으며, 이에 따라 2003. 12. 16. 제244회 국회임시회 1차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개정법률안으로 가결되고, 결국 2003. 12. 28.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04. 1. 19.부터 시행되게 되었다.

⑺ 공소외 2는 2004. 2. 하순경 공소외 1에게 전화를 걸어 ‘ 피고인 의원에게 후원금을 좀 내야겠다’라고 말하고, 이에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 공소외 2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라며 공소외 2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⑻ 이후 공소외 1은 공소외 2로부터 피고인에게 후원금으로 5천만 원을 내겠다는 말과 피고인의 보좌관인 공소외 4로부터 ‘현금으로 돈을 주면 안 되겠느냐, 후원금 영수증은 3회로 나누어 끊어 주겠다’라는 말을 듣자, 우선 공소외 1 자신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나라환경에서 3천만 원을 마련하고, 후배인 공소외 13으로부터 2천만 원을 차용하여 2004. 2. 하순경 공소외 1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사무실에서 합계 5천만 원을 현금으로 공소외 4에게 전달하고, 한편 공소외 2에게는 3회로 나누어 발급해 주기로 예정되어 있는 후원금 영수증의 일자에 수표 발행일자를 맞추어 줄 것을 요구하여 2004. 3. 8.경 공소외 2로부터 같은 달 3.자 1,500만 원권 수표 1장, 같은 달 5.자 1,500만 원권 수표 1장, 같은 달 8.자 2천만 원권 수표 1장 합계 5천만 원을 교부받았다.

⑼ 공소외 1은 2004. 3. 8.경 공소외 2로부터 위 수표 3장을 교부받자 자신도 공소외 2와 별도로 피고인에게 3천만 원을 후원하여야겠다는 생각에 피고인에게 전화 연락을 하였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 다시 공소외 4에게 연락을 하여 자신이 공소외 2에게서 교부받은 위 수표 3장 중 1,500만 원권 수표 2장을 받아갈 것을 지시하였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한정식집에서 피고인의 비서관인 공소외 3을 통하여 위 수표를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판시 범죄사실 2항의 정치자금이 위와 같은 경위로 전달되었다).

⑽ 공소외 4는 2004. 3. 9.경 공소외 3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의 지구당 회계감사를 담당하던 공소외 14에게 공소외 1로부터 받은 위 수표 2장 합계 3천만 원을 현금으로 바꾸어 달라고 부탁하여 같은 달 10.경 공소외 14로부터 현금 3천만 원이 입금된 공소외 14 명의의 국민은행 통장을 교부받고, 이후 피고인의 지구당 사무실 직원인 공소외 11은 2004. 3. 15.경 공소외 4의 지시를 받아 위 공소외 14 명의의 통장에서 3천만 원을 인출한 후 국민은행 중동지점 피고인 명의의 정치자금계좌에 위 돈을 입금하였다.

⑾ 한편, 공소외 2는 2004. 3. 10.경 공소외 1을 통하여 피고인측에 위 5천만 원에 대한 후원금 영수증을 발행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공소외 4의 지시에 따라 공소외 3은 주식회사 전홍을 후원금 기부자로 기재한 같은 달 3.자 1,500만 원, 같은 달 5.자 1,500만 원, 같은 달 8.자 2,000만 원의 후원금 영수증을 작성하여 공소외 2에게 전달하였다.

나. 판시 현금 5천만 원이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은 정치후원금이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⑴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돈을 받는 것을 거절하였는지 여부

공소외 1은 검사 작성의 2005. 3. 4.자 진술조서(수사기록 1189면)에서 “ 피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정하 형이 후원금을 낸다고 한다. 한도가 얼마냐’고 물었고, 피고인이 5,000만 원이라고 하여 피고인에게 그러면 공소외 2가 5,000만 원을 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그 후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2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조차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결국 공소외 1의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공소외 2가 주는 돈을 받기를 거절한다는 말을 들은 바 없다는 취지로 보이고, 공소외 2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2004. 2. 하순경 당시 피고인이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주식회사 전홍 명의로 낼 수 있는 마지막 후원금이라는 생각에{구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5. 1. 17. 법률 제73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2004. 3. 12.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는데 종래에는 법인 명의로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낼 수 있었음에 반하여 위 법 시행 이후로는 법인 명의로 후원금을 낼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인을 도와주기 위하여 공소외 1에게 전화를 하여 ‘ 피고인 의원에게 후원금을 좀 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며칠 후 공소외 1이 2004. 3. 3.자 1,500만 원, 같은 달 5.자 1,500만 원, 같은 달 8.자 2,000만 원의 후원금 영수증으로 발급하여 준다고 하여(다만, 공소외 2는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4의 요구에 의하여 위와 같이 후원금 영수증이 3장으로 나누어 발급된다는 사정을 들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위 날짜에 맞추어 수표 3장을 발행하여 같은 달 8.경 공소외 1에게 전달하였고, 공소외 1에게 위 수표 3장을 전달하기 전인 2004. 2. 하순경 공소외 1이 이미 현금 5천만 원을 피고인측에 전달한 사실은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결국 공소외 2는 공소외 1에게, 피고인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5천만 원을 교부할 의사를 밝혔고, 단지 공소외 1이 후원금 영수증을 3장으로 나누어 발급하여 준다고 이야기하자 그에 따라 날짜와 금액이 특정된 수표 3장을 공소외 1에게 전달하였을 뿐이어서, 당시 공소외 2와 피고인 사이의 중간 전달자인 공소외 1이 만일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2로부터의 후원금을 받기를 거절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적어도 공소외 2에게 피고인의 의사를 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2는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이 후원금을 받기를 거절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고, 오히려 후원금 영수증의 발급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은 사정이 있을 뿐이라고 인정되므로, 결국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돈을 받는 것을 거절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⑵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자신의 돈이라며 현금 5천만 원을 교부하였는지 여부

공소외 1은 검사 작성의 2005. 3. 10.자 진술조서(수사기록 1733면)에서 “2004. 2. 하순경에 공소외 2와 상의하여 공소외 2가 피고인 의원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5천만 원을 내겠다고 하여 제가 피고인에게 공소외 2의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인 보좌관이던 공소외 4가 현금으로 달라는 요청을 하여 제가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먼저 5천만 원을 전달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그 후 공소외 1이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2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고 공소외 2로부터 나중에 5천만 원을 받을 생각으로 우선 자신이 알아서 공소외 4를 통하여 현금으로 후원금을 주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피고인 스스로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외 1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후원금 영수증을 3장으로 발급하여 준다며 그 날짜와 금액을 특정하여 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당시 공소외 1은 주식회사 전홍 명의로 후원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줄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그 발급절차가 예정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공소외 1이 2004. 2. 하순경 현금 5천만 원을 마련하여 피고인측에 전달할 당시 위 돈이 자신의 돈이라고 이야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피고인측 역시 2005. 3. 10.경 5천만 원 전액에 대하여 공소외 1 명의가 아닌 주식회사 전홍 명의로 후원금 영수증을 발급하였는바, 이를 종합하여 볼 때 위 5천만 원의 전달경위에 관한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일부 배치되는 공소외 4, 3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만으로는 공소외 1이 2004. 2. 하순경 자신의 돈이라며 현금 5천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⑶ 공소외 1이 2천만 원을 자신이 사용한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허위진술하는 것인지 여부

또한 변호인은, 공소외 1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부터 받은 수표 중 2천만 원권 수표 1장을 자신이 사용한 사실을 숨기기 위한 거짓 진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공소외 3은 공소외 1로부터 2004. 3. 8.경 주식회사 전홍이 발행한 같은 달 3.자 1,500만 원권 수표 1장, 같은 달 5.자 1,500만 원권 수표 1장 합계 3천만 원만을 교부받았는데, 같은 달 10.경 공소외 1이 주식회사 전홍 명의의 후원금 영수증을 요구하자 공소외 4의 전화 확인을 거친 뒤 주식회사 전홍을 후원금 기부자로 기재한 같은 달 3.자 1,500만 원, 같은 달 5.자 1,500만 원, 같은 달 8.자 2,000만 원 합계 5천만 원의 후원금 영수증을 작성하여 교부하여 주었는바, 공소외 3이 2004. 3. 8.경 주식회사 전홍 발행의 수표 2장 합계 3천만 원을 받았음에도 위와 같이 주식회사 전홍 명의의 합계 5천만 원의 후원금 영수증을 발행하게 된 것은 공소외 1이 2004. 2. 하순경 공소외 4에게 현금 5천만 원을 전달할 당시 그 5천만 원에 대한 영수증 발급에 관하여 피고인측과 사전에 협의를 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오히려 공소외 1이 2004. 3. 8.경 주식회사 전홍 발행의 수표 2장 합계 3천만 원을 피고인측에 줄 당시에는 그 돈에 대한 영수증 발급에 관하여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고, 피고인측 역시 공소외 14를 통하여 위 수표 2장을 현금으로 교환한 후 피고인 명의의 정치자금계좌에 위 돈을 입금하였을 뿐 후원금으로 신고도 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이 2004. 3. 8.경 공소외 2로부터 위 수표 3장을 교부받자 자신도 피고인에게 3천만 원을 후원하여야겠다는 생각에 피고인측에 그 중 수표 2장 합계 3천만 원을 교부한 것이라는 공소외 1의 검찰에서의 진술은 앞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고, 결국 공소외 1은 공소외 2로부터 나중에 5천만 원을 받을 생각으로 피고인측에 우선 현금으로 5천만 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주고 나서 공소외 2로부터 자신이 대신 낸 5천만 원의 변제로서 위 수표 3장을 교부받은 것이어서 공소외 1이 위 수표 3장 중 2천만 원권 수표 1장을 사용한 사실을 숨길 이유 역시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2004. 2. 하순경 공소외 1로부터 전달받은 현금 5천만 원이 공소외 2의 후원금이 아니라 공소외 1의 후원금일 뿐이었다는 주장은 어느 모로 보아도 이유 없다.

다. 정치후원금이어서 뇌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와 증인 공소외 15의 증언에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를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유·대회지원법 개정법률안의 심사과정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아니하였고, 공소외 2로부터 위 개정법률안과 관련한 부탁을 받을 당시 그에 대한 사례로 돈을 주겠다는 말을 들은 바 없으며, 공소외 2가 위 돈을 교부한 당시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임박하였던 시점이었던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에는 그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의무위반행위의 유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청탁과 무관하게 소신에 따라 직무를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직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이상 뇌물죄를 인정함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하고, 또한 뇌물죄에 있어서 공무원이 얻은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공무원의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 간에 특수한 사적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앞서 본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 성부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하며( 대법원 2000. 6. 15. 선고 98도36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정치자금, 선거자금, 성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의 수수라 할지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갖는 한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금품을 정치후원금의 명목으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인 피고인이 유·대회 기금조성 광고물사업자인 공소외 2로부터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받은 뒤 유·대회지원법 개정법률안이 2003. 12. 28.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때로부터 2개월이 지난 무렵에 금품을 교부받은 점, 공소외 2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공적인 자리에서 몇 차례 만났을 뿐이고, 2003. 6.경 공소외 2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은 적이 있으나 당시 그 금액은 1천만 원에 불과하였으며, 피고인이 당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정치후원금은 대부분 1천만 원 미만인 데 반해, 이 사건 금품은 이례적으로 거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금품은 피고인의 직무행위의 대가로서 뇌물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 이유

피고인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는바, 그 직무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청렴성 및 공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고 국회의 존립 근거가 되는 입법과정에 있어서의 투명성을 보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자신의 영리를 추구하려고 하는 광고물사업자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음으로써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빌미를 제공하고, 나아가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점에 선거비용에 사용하고자 광고물사업자로부터 5,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점, 위에서 본 각 증거에 의하여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명백히 인정되는데도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광고물사업자의 돈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범행 전후의 제반 정상에 비추어 결코 그 죄질이 가볍지 않고, 나아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판시 각 금원을 요구한 것이 아닌 점, 개정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다른 국회의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의사 진행에 있어서의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개전의 정의 정도 등 제반 양형의 요소를 두루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법정형을 작량 감경한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하고, 다만 피고인은 현역 국회의원이고 현재 임시국회 회기 중이므로 법정 구속하지 아니한다.

무죄부분

1.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의 공소사실 중 2004. 4. 26.자 뇌물수수의 점의 요지

피고인은 1998.경 이후 한국휠체어테니스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던바, 2004. 3.경부터 위 협회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2004년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의 운영경비를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대회 개막 전날인 2004. 4. 26.까지도 후원금을 구하지 못하던 중, 공소외 2가 판시 범죄사실 기재 유·대회지원법중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기화로 공소외 1을 통하여 공소외 2로부터 휠체어테니스협회 후원금 명목으로 금원을 수수할 것을 마음먹고, 2004. 4. 26. 공소외 1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장애인 체육단체가 있는데 대회를 치를 경비가 필요하다, 경비를 조달할 곳이 있겠느냐’고 말을 하여, 공소외 1로부터 ‘ 공소외 2에게 부탁해 보라’는 말을 듣고는 다시 ‘네가 부탁해 달라’고 말을 하여, 이를 승낙한 공소외 1이 공소외 2와 상의 끝에 위 후원금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전달하기로 하고 피고인에게 “ 공소외 2가 5,000만 원을 낼 것이다”라고 전화를 하자 피고인은 이를 승낙한 후,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주식회사 전홍 공소외 2의 사무실 앞에서 비서관인 공소외 3을 통하여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부터 받은 5,000만 원권 수표 1매를 건네받아 공무원인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하여 5,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① 피고인 자신이 직접 공소외 1에게 휠체어테니스협회 대회 경비를 기부할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없고, 단지 피고인의 비서관인 공소외 3에게 후원자를 알아보라고 지시하였을 뿐이며, 이에 공소외 3이 공소외 1에게 위 협회에 대한 후원금을 기부할 자를 물색하여 달라고 부탁하였고,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부탁하여 위 협회에 후원금을 기부하게 하였던 것일 뿐이어서, 피고인은 공소외 2가 위와 같이 후원금을 기부하는 사정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고, ②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공여한 것이 아니라 위 협회에 대하여 후원금을 기부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후원금 상당액을 뇌물로 수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서류와 증인 공소외 2, 1, 3, 16, 17의 각 증언에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⑴ 피고인은 1998.경부터 한국휠체어테니스협회 회장직을 맡아 왔는데, 위 협회는 자체 수입이 없고 후원금과 장애인복지진흥회 지원금 등으로 운영되어 왔고, 종래에도 협회 회장인 피고인 또는 협회 명예회장인 공소외 18 등의 주선으로 주식회사 화진, 주식회사 경인방송, 주식회사 미디어윌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교부받아 협회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위 협회는 기부금을 교부받는 경우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 지정기탁금으로 입금한 후 후원자 앞으로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장 명의의 영수증을 발급받아 교부하여 주고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로부터 위 지정기탁금을 되돌려받아 사용하였고, 다만 협회의 수입·지출 결산 총괄표에는 편의상 후원자 명의의 기부금으로 명시하지 않고 회장단 출연금으로 기재하였다).

⑵ 한편, 위 협회는 2004. 4. 27.부터 같은 달 30.까지 2004년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는데, 당시 1억 원 상당의 대회 경비를 마련하지 못하여 피고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후원자를 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⑶ 이에 피고인은 위 대회 개막 전날인 2004. 4. 26. 공소외 1에게 전화를 하여 ‘대회를 치를 경비가 없다, 대회 경비를 대줄 사람을 구할 수 없느냐’며 대회 경비를 기부할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공소외 1은 같은 날 공소외 2에게 ‘ 피고인이 회장으로 있는 장애인단체의 체육행사가 있는데 후원을 해야 한다, 후원금을 내줄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고, 공소외 2는 위 협회가 주식회사 전홍에서 장애인단체에 대한 기부금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 재경부 등록단체인지를 문의하였는데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여 주자 후원금을 기부하기로 하였다.

⑷ 공소외 1은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주식회사 전홍 사무실에서 공소외 2로부터 5,000만 원권 수표 1장을 건네받아 그곳에 동행한 공소외 3에게 전달하였고, 공소외 3은 다시 같은 날 위 협회 이사인 공소외 16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에 그 돈을 송금하여 주었다.

⑸ 이후 피고인은 2004. 4. 29.경 서울 여의도 소재 율도 식당에서 공소외 1과 함께 공소외 2를 만나 ‘여러모로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⑹ 한편, 위 협회는 대회가 임박한 관계로 위 돈을 송금받은 직후 이를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 지정기탁금으로 입금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위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경비로 모두 집행하였고, 공소외 2가 2004. 10.경 회계 처리를 위하여 기부금 영수증을 요구하자 협회가 마련한 5천만 원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 지정기탁금으로 입금한 후 2004. 4. 26.자로 소급하여 영수증을 발급받아 공소외 2에게 교부하여 주었으며, 2004년도 수입·지출 결산 총괄표에는 통상의 경우와 같이 위 돈을 회장단 출연금으로 기재하였다.

나. 피고인은 공소외 2가 후원금을 기부한다는 사정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

피고인은 위 협회에서 수차례 대회 경비를 후원할 자를 구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비서관인 공소외 3 역시 같은 내용으로 보고를 하기에, 공소외 3에게 지시하여 후원자를 알아보라고 지시하였을 뿐 공소외 1에게 대회 경비를 기부할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직접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공소외 1은 검사 작성의 2005. 3. 4.자 진술조서(수사기록 1195면)에서 “4월 선거가 끝나 피고인이 다시 당선된 후 며칠이 지나 피고인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급해서 그러는데, 내가 선거를 치르다보니 휠체어테니스대회의 대회장이 되었는데, 대회를 치를 경비가 없다, 대회 경비를 대줄 사람을 구할 수 없냐’는 취지로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박사장에게 부탁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말하였더니 피고인이 ’한번 부탁해봐 달라‘고 말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3은 피고인의 비서관으로서 동인이 직접 공소외 1에게 대회 경비를 기부할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부탁할 만한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에게 위 후원금의 마련을 요청하였던 것은 피고인이었다고 인정되고, 그 경우 공소외 1이 피고인으로부터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부탁받은 당시까지는 공소외 2에게 후원금을 요청해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공소외 2가 장애인단체에 대한 기부금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여 주었을 무렵이나 공소외 2로부터 위 후원금을 내겠다는 승낙을 받은 직후에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2가 위 협회에 후원금을 내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위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이 위 후원금 상당액을 뇌물로 수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① 당시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전화를 하여 ‘대회를 치를 경비가 없다, 대회 경비를 대줄 사람을 구할 수 없느냐’며 대회 경비를 기부할 후원자를 구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공소외 1은 공소외 2에게 ‘ 피고인이 회장으로 있는 장애인단체의 체육행사가 있는데 후원을 해야 한다, 후원금을 내줄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는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부탁을 한 것은 피고인이 그 돈을 자신에게 교부하여 달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위 휠체어테니스협회의 체육행사에 후원자가 되어 달라는 요청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② 그 반면, 공소외 2는 위 협회에 후원금을 직접 교부하지 아니하고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부터 5,000만 원권 수표 1장을 건네받아 공소외 3에게 전달하고, 공소외 3이 위 협회에 위 수표를 송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종래에 피고인이 위 협회 회장으로서 100만 원 이내의 격려금을 주었던 적은 있지만 대회 경비를 위한 거액의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이 없는 점, 위 협회에서 2004. 4.경 피고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경비지원을 요청한 것 역시 피고인이 직접 후원금을 내달라는 것이 아니라 후원자를 구해 달라는 부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협회는 당시 피고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후원자를 구해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억 원 상당의 대회 경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던 중 위 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2004. 4. 26.경에서야 겨우 위 돈을 후원받아 곧바로 대회 경비에 사용하였던 관계로 위 협회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 입금할 지정기탁금이 없어 즉시 영수증을 발급하여 주지 못하였지만 2004. 10.경 결국 주식회사 전홍을 후원자로 표시한 영수증을 발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주식회사 전홍 명의의 위 수표가 피고인의 비서관인 공소외 3을 통하여 위 협회에 전달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협회 회장으로서 후원금 기부자를 주선하여 준 것에서 더 나아가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위 수표를 뇌물로서 받은 뒤 이를 피고인 본인의 후원금인 것처럼 위 협회에 교부하는 데 사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 성부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인데, 한국휠체어테니스협회와 같은 체육단체는 대개 그 소요 경비 등 필요한 운영비 대부분을 기부금 형식으로 모집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공소외 2가 위 협회에 후원금을 기부한 것인 이상, 피고인이 유·대회지원법 개정과 관련하여 청탁을 받은 사정이 있는 공소외 2에게 부탁하여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주선하였고, 또 공소외 2는 내심으로 피고인에게 뇌물을 공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국회의원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회일반으로부터 그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주선 아래 위 협회에 후원금을 기부한 것을 두고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직접 위 후원금액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로 공소가 제기된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심규찬 박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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