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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도9571 판결
[변호사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변호사가 자신의 명의로 개설한 법률사무소의 사무직원에게 자신의 명의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변호사법 제109조 제2호 위반행위를 하고, 사무직원이 변호사의 명의를 이용하여 법률사무를 취급함으로써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행위를 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 사무직원이 법률사무소의 업무 중 일정 부분에 한하여 실질적으로 변호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계산으로 해당 법률사무를 변호사 명의로 취급·처리한 경우, 사무직원과 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제2호 위반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 1은,

① 2008. 2.경부터 2011. 8.경까지 논산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변호사 피고인 2 법률사무소에서 등기신청사건 등을 수임한 다음 변호사 피고인 2의 명의를 이용하여 서류를 작성하여 자신이 직접 관할 등기소에 접수하는 방법으로 등기신청사건을 단독으로 처리하여 의뢰인들로부터 수임료 명목으로 합계 184,277,810원을 수령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등기신청사건을 취급하고,

② 2005. 4. 29.경부터 2007. 9. 30.경까지 대전 서구 (주소 2 생략) 변호사회관 1002호에 있는 변호사 피고인 3 법률사무소에서 등기신청사건 등을 수임한 다음 변호사 피고인 3의 명의를 이용하여 서류를 작성하고 자신이 직접 관할 등기소에 접수하는 방법으로 등기신청사건을 단독으로 처리하여 의뢰인들로부터 액수 미상의 수임료를 수령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등기신청사건을 취급하였다.

(2) 피고인 2는,

2008. 2.경부터 2011. 8.경까지 사이에 논산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변호사 피고인 2 법률사무소에서 피고인 1을 형식상 위 사무소의 사무원으로 등록한 다음 피고인 1로 하여금 속칭 ‘등기사무장’으로서 단독으로 등기업무를 변호사인 피고인 2의 명의로 수임·처리하도록 하고, 피고인 1로부터 그 명의 이용의 대가로 2008. 3. 10.경부터 2011. 8.경까지 사이에 월 200만 원씩(2010. 8.경부터는 월 150만 원씩) 합계 7,750만 원을 지급받아, 변호사가 아닌 피고인 1이 등기신청사건을 취급함에 있어 피고인 1에게 피고인 2의 명의를 이용하게 하였다.

(3) 피고인 3은,

2005. 4. 29.경부터 2007. 9. 30.경까지 사이에 대전 서구 (주소 2 생략) 변호사회관 1002호에 있는 변호사 피고인 3 법률사무소(2006. 5.경부터 2007. 8.경까지는 위 사무소가 법무법인 ○○의 대전분사무소로 운영되었다)에서 피고인 1을 형식상 위 사무소의 사무원으로 등록한 다음 피고인 1로 하여금 속칭 ‘등기사무장’으로서 단독으로 등기업무를 변호사인 피고인 3의 명의로 수임·처리하도록 하고, 피고인 1로부터 그 명의 이용의 대가로 2005. 4. 29.경부터 2007. 9. 30.경까지 사이에 월 150만 원씩 29회에 걸쳐 합계 4,350만 원을 지급받아, 변호사가 아닌 피고인 1이 등기신청사건을 취급함에 있어 피고인 1에게 피고인 3의 명의를 이용하게 하였다.

2. 원심 판단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변호사 사무직원이 형식상으로는 변호사 사무직원의 지위에 있지만 실제로는 변호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이하 ‘형식상 변호사 사무직원’이라 한다)에는 정상적인 변호사 사무직원의 지위를 넘어서 변호사 지위에서 변호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피고인 1이 피고인 2, 피고인 3의 법률사무소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2, 피고인 3에게 월 단위로 개략적인 수임내역 등을 보고하였던 점, 피고인 1이 피고인 2, 피고인 3 법률사무소의 각 사무직원으로 등록하여 등기신청업무를 처리할 당시 피고인 2, 피고인 3은 정상적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였던 점, 피고인 1이 등기신청업무를 처리하면서 받은 금액이 통상 변호사 사무직원의 월 급여와 비교하여 터무니없이 많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 1이 검찰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였으나 ‘명의사용의 대가’라는 법적 판단 내지 평가 부분은 자백의 대상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 피고인 3으로부터 변호사 명의를 대여받아 등기업무를 처리해 온 ‘형식상 변호사 사무직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로 판단된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변호사가 자신의 명의로 개설한 법률사무소 사무직원(‘비변호사’를 뜻한다. 이하 같다)에게 자신의 명의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변호사법 제109조 제2호 위반행위를 하고, 그 사무직원이 그 변호사의 명의를 이용하여 법률사무를 취급함으로써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취급한 법률사건의 최초 수임에서 최종 처리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법률사건의 종류와 내용, 법률 사무의 성격과 그 처리에 필요한 법률지식의 수준, 법률상담이나 법률문서 작성 등의 업무처리에 대한 변호사의 관여 여부 및 그 내용·방법·빈도, 사무실의 개설 과정과 사무실의 운영 방식으로서 직원의 채용·관리 및 사무실의 수입금 관리의 주체·방법, 변호사와 사무직원 사이의 인적 관계, 명의 이용의 대가로 지급된 금원의 유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사무직원이 실질적으로 변호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계산으로 법률사무를 취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1도14198 판결 참조).

나아가 법률사무소 사무직원이 법률사무소의 업무 전체가 아니라 일정 부분의 업무에 한하여 실질적으로 변호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계산으로 해당 법률사무를 변호사 명의로 취급·처리하였다면, 설령 변호사가 나머지 업무에 관하여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무직원과 변호사에게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제2호 위반죄가 성립될 수 있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주로 자신이 직접 수임한 등기신청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피고인 2, 피고인 3에게 수임내역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거나 이들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지 않고 등기신청사건의 서류 작성 및 접수 등의 업무를 처리한 사실, 피고인 1은 자신이 수임한 등기신청사건의 수임료를 자신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받은 후 수임건수와 무관하게 매월 일정액을 피고인 2, 피고인 3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수임건수의 증감변동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피고인 1에게 귀속되는 구조인 사실, 피고인 1이 피고인 2의 법률사무소에서 등기신청업무를 처리할 당시 업무상 주로 사용한 전화번호는 피고인 2 법률사무소의 전화번호와 가입명의인도 다르고 그 비용도 피고인 1이 개인적으로 부담하였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 2, 피고인 3의 각 법률사무소 업무 중 등기신청업무는 변호사인 피고인 2, 피고인 3의 지휘·감독 없이 피고인 1의 책임과 계산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많고, 이는 피고인 2, 피고인 3이 법률사무소의 업무 중 등기신청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거나 피고인 1이 월 단위로 개략적인 수임내역 등을 피고인 2, 피고인 3에게 보고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제2호 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창석 조희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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