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지교회가 소속된 교단의 헌법상 지교회의 부동산을 특정 재단법인 앞으로 등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교회의 대표자가 총회의 결의 없이 지교회 교인들의 총유에 속하는 교회 부지 및 건물을 위 재단법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행위는 공정증서불실기재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두레 담당변호사 강민형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교회 탈퇴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존재하는 교회의 교인들은 교회 재산을 총유의 형태로 소유하면서 사용·수익할 것이고, 일부 교인들이 교회를 탈퇴하여 그 교회 교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탈퇴가 개별적인 것이든 집단적인 것이든 이와 더불어 종전 교회의 총유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의결에 참가할 수 있는 지위나 그 재산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상실하고, 종전 교회는 잔존 교인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실체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존속하며 종전 교회의 재산은 그 교회에 소속된 잔존 교인들의 총유로 귀속됨이 원칙이다. 그리고 교단에 소속되어 있던 지교회의 교인들의 일부가 소속 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의한 다음 종전 교회를 나가 별도의 교회를 설립하여 별도의 대표자를 선정하고 나아가 다른 교단에 가입한 경우, 그 교회는 종전 교회에서 집단적으로 이탈한 교인들에 의하여 새로이 법인 아닌 사단의 요건을 갖추어 설립된 신설 교회라 할 것이어서, 그 교회 소속 교인들은 더 이상 종전 교회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할 수 없게 된다(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0다159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2004. 1. 4. 대한예수교성경장로회 (이름 1 생략)교회의 담임목사로 취임한 후, 2004. 2. 29. 교인들의 총회(위 교회에서는 이를 ‘공동의회’라고 한다. 이하 ‘총회’라고 한다)를 거쳐 위 교회의 소속교단을 기독교대한성결교회로, 명칭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이름 2 생략)교회로 변경하자, 기존 대한예수교성경장로회 교리를 따르는 공소외인 등의 교인들(이하 ‘ 공소외인 측 교인들’이라고 한다)은 2005. 3.경부터 이에 반대하다가 2005. 4. 3.경 피고인을 따르는 교인들(이하 ‘피고인 측 교인들’이라고 한다)과 예배를 따로 보기도 하였으나, 공소외인 측 교인들이 종전의 대한예수교성경장로회의 교리에 따른다는 주장을 하였다는 것만으로 그들이 (이름 2 생략)교회에서 탈퇴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그들이 (이름 2 생략)교회에서 탈퇴한다거나 대한예수교성경장로회에 가입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하거나 자신들만으로 독립된 교회로서의 조직을 구성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2005. 4. 10.에는 피고인 측 교인들과 예배를 함께 보기로 하였는데 피고인이 공소외인 측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임의로 예배시간을 변경하는 바람에 예배를 함께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인 측 교인들이 (이름 2 생략)교회에서 탈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교회에서의 탈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2005. 4. 17.자 총회 결의의 적법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춘 교회가 특정 교단 소속 지교회로 편입되어 교단의 헌법·장정에 따라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고 교단이 파송하는 목사를 지교회의 대표자로 받아들이는 경우 지교회는 교단이 정한 헌법·장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그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의 헌법·장정에 구속된다(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0다15944 판결 등 참조).
한편, 우리 민법은 법인 아닌 사단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재산의 소유 형태 및 관리 등을 규정하는 제275조 내지 제277조 를 두고 있을 뿐이므로, 사단의 실체·성립, 사원자격의 득실, 대표의 방법, 총회의 운영, 해산사유와 같은 그 밖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민법의 법인에 관한 규정 중 법인격을 전제로 하는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이 원칙적으로 유추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다23087 판결 ,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특정 교단 소속 지교회로 편입되어 교단의 헌법·장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여 이에 구속되는 교회라고 하더라도, 민법 제71조 , 제72조 에 비추어 정관이나 교단의 헌법·장정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총회는 1주간 전에 그 목적사항을 기재한 통지를 발하여 소집하여야 하고, 통지된 목적사항에 관하여서만 결의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56866 판결 ,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0다15944 판결 ,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4다740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름 2 생략)교회의 정관상 총회 소집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헌법에도 임시사무총회의 경우 개최 1주일 전 대예배시에 공고하도록 한 것 외에는 달리 총회소집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는데, 피고인은 2005. 4. 9. 공소외인 등과 그 다음날 11:00로 예정된 주일 낮 예배를 양측 교인들이 함께 보기로 약속하였음에도 그 다음날 공소외인 측 교인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예배시간을 10:00로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피고인 측 교인들만으로 예배를 본 다음 공소외인 측 교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교인들에게만 1주일 후인 2005. 4. 17. 주일 낮 예배 후에 “재단에 명의신탁 등”이라는 의제에 관한 임시사무총회(공동의회)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주보를 배포하였고, 이로 인하여 공소외인 측 교인들은 위 변경된 예배에 참석하지도 못하였을 뿐 아니라 위 임시사무총회의 회의 목적 등에 관한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였음에도, 피고인은 2005. 4. 17. 피고인 측 교인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사무총회를 개최하여 정관변경과 교회 부지 및 건물을 재단법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유지재단에 증여(이하 ‘이 사건 증여’라고 한다)하기로 하는 내용 등을 결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2005. 4. 17.자 총회는 그 총회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비록 그 표현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아니하나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총회소집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위 총회가 적법하게 소집되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의결정족수 등에 관한 상고이유들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2004. 3. 1.자 정관에 기하여 이 사건 증여가 유효하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2004. 3. 1.자 정관이 유효하게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비록 피고인이 2004. 2. 29.에 종전 정관을 위 정관으로 개정하는 결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그 회의록에는 정관변경 결의에 관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으며,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에서 위 정관을 혼자서 임의로 작성하였다고 자인한 점 등에 비추어 위 2004. 3. 1.자 정관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비록 그 표현에 있어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 아니하나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정관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의결정족수 등에 관한 상고이유들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교단이 정한 헌법이 지교회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지교회가 교단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 내용이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이 침해되지 않는 것이어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름 2 생략)교회의 교단 변경사실이나 교단 헌법상에 지교회의 토지나 건물 등 일체의 부동산을 재단법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교인들의 총회 결의 없이 (이름 2 생략)교회 교인들의 총유에 속하는 교회 부지 및 건물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유지재단으로 앞으로 경료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와 관련한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