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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므372 판결
[양친자관계존재확인][공1993.9.15.(952),2295]
판시사항

가. 민법이나 가사소송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유형의 신분관계존부확인소송의 허용 여부

나. 양친자 중 일방이 사망한 경우 양친자관계존부확인소송의 피고적격

다.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확정판결에 기한 호적정정의 가부

라. 위 "나"항의 경우의 출소기간

판결요지

가. 신분관계 존부의 확정에 관하여 민법이나 가사소송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소송유형을 규정하고 있는 예가 많으나(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가. 가사소송사건의 (1) 가류사건 중 1 내지 6호, (2) 나류사건 중 1 내지 3호, 5 내지 11호가 이에 속한다), 그와 같이 실정법상 소송유형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신분관계존부확인에 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소송유형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법률관계인 신분관계의 존부를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라면 일반 소송법의 법리에 따라 그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나. 양친자 중 일방이 원고로 되어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의 경우에 준하여 양친자 중 다른 일방을 피고로 하여야 할 것이고, 피고가 되어야 할 다른 일방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역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의 경우를 유추하여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 양자와 사망한 양부모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하는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제소자는 호적법 제123조 의 정하는 바에 따라 호적정정의 신청을 할 수 있고, 양부모가 사망하였다고 하여 호적정정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라. 민법 제864조 제865조 제2항 은 인지청구의 소와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에 관하여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음을 규정하면서 그 소제기는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하여야 하는 것으로 출소기간을 정하고 있으므로,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에 있어 위 각법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검사를 상대로 하는 소제기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그 각 법조가 정하는 출소기간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원고, 상고인

A

피고, 피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고의 주장요지

소외 망 B는 1920.경 당시 8세이던 원고를 양자로 입양하기로 하고 당시의 관습에 따라 양친과 실친 사이의 합의를 거쳐 양가의 조선사당에 고함으로써 적법하게 입양절차를 마쳤으며 그 후 원고는 망 B의 집에서 양육되었고 1920.경 망 B가 사망한 후에도 봉제사를 하고 종손으로서 시제를 주재함은 물론 족보에도 망 B의 아들로서 등재되어 있는 등 사실상으로도 망 B의 양자로 행세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다만 위 입양 당시에는 아직 구 조선민사령이 공포 시행되기 전이어서 그 입양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호적에 양자로서 등재되지는 아니하였음), 망 B의 친손녀인 소외 C, D 등이 원고와 위 망 B 사이의 양친자관계를 다투므로 망 B가 이미 사망한 이 사건에서 검사를 상대로 하여 원고와 위 망 B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존재함의 확인을 구한다.

2. 원심의 판단

구 조선민사령이 1922.7.1. 공포 시행되기 전에 당시의 관습에 따라 원고주장의 양자연조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양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현행 가사소송법이나 같은 법률의 시행에 따라 폐지된 가사심판 및 인사소송법상 양자가 검사를 상대로 하여 자신과 사망한 양부모와의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존재하였음의 확인을 소구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또한 현행 호적관계법령상 양자가 사망한 양부모와의 사이에 입양신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단순히 과거에 양친자관계라는 사실관계가 존재하였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고, 나아가 관계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1964.1.15. 위 망 B의 사후양자로서 신고되어 호적부상 그와 같이 등재된 바 있었는데 위 C, D가 1983.경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83드96호 로 원고를 상대로 하여 그 사후양자 입양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를 하여 1984.3.15. 청구인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으며 그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원고는 이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원고가 1920.경 망 B의 양자로서 적법하게 입양되었음을 주장하였으나 그 주장이 배척되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비록 위 심판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치지 아니한다 하여도 원고가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원고와 망 B 사이의 양친자관계의 존재확인을 소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3. 당원의 판단

(1) 신분관계의 존부의 확정에 관하여 민법이나 가사소송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소송유형을 규정하고 있는 예가 많으나(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가. 가사소송사건의 (1) 가류사건중 1 내지 6호, (2) 나류사건 중 1 내지 3호, 5 내지 11호가 이에 속한다), 그와 같이 실정법상 소송유형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신분관계존부확인에 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소송유형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법률관계인 신분관계의 존부를 즉시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라면 일반 소송법의 법리에 따라 그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가 그 주장대로 구조선민사령의 공포 시행 전에 당시의 관습에 따라 양자연조절차를 밟음으로써 합법적으로 망 B의 양자로 되었으나 제3자가 이를 부인하는 등으로 인하여 그 지위에 법적불안이 발생하고 있다면, 비록 양친자관계존부확인소송이 민법이나 가사소송법등에 규정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원고가 되어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이다.

(2) 양친자 중 일방이 원고로 되어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의 경우에 준하여 양친자 중 다른 일방을 피고로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사건에서처럼 피고가 되어야 할 다른 일방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역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의 경우를 유추하여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 신분관계소송에 있어서는 재산상의 분쟁의 경우와는 달리 위법한 신분관계가 존속함에도 그 상대방이 될 자가 사망하였고 그 법률관계는 상속되지 않아 소송의 상대방이 될 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관련된 다수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위하여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를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데( 민법 제849조 , 제864조 , 제865조 등, 가사소송법 제24조 제3항 , 제4항 등), 이는 위법한 신분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이를 다툴 구체적 상대방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공익에 반하므로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게 하고자 함에 있는 것인바( 당원 1992.5.26.선고, 90므1135 판결 참조),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본다면 양친자관계존부확인소송에 있어서도 피고가 될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바의 규정들을 유추적용하여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당원은 이미 위 90므1135 판결 에서 이혼심판이 확정된 경우의 재심소송에 대하여 위 규정들의 유추적용을 인정한 바 있고, 1983.3.8. 선고 81므76 판결 에서는 사실혼 존부확인소송에 대하여 위 규정들의 유추적용을 긍인한 바 있다).

(3) 양자와 사망한 양부모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 되더라도 현행 호적관계법령상 그 사실을 호적부에 등재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의 원심판단도 적절하지 아니하다. 위와 같은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그 제소자는 호적법 제123조 의 정하는 바에 따라 호적정정의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양부모가 사망하였다고 하여 호적정정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뿐만 아니라 승소판결에 따른 호적정정의 방법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소를 부적법하다고 할 사유가 되지도 아니한다.

이렇게 본다면 이 사건 소를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내용은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4) 그러나 나아가 직권으로 보건대, 민법 제864조 제865조 제2항 은 인지청구의 소와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에 관하여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음을 규정하면서 그 소제기는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하여야 하는 것으로 출소기간을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에 있어 위 각 법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검사를 상대로 하는 소제기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그 각 법조가 정하는 출소기간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위 각 법조가 출소기간을 규정한 것은 남소를 방지하고 신분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고자 함에 있다 하겠는데,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의 원고에 대하여 인지청구의 소 또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원고보다 더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당원은 이미 위에서 본 1983.3.8. 선고 81므76 판결 에서 민법 제864조 , 제865조 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검사를 상대로 한 사실혼관계존재확인소송을 인정하면서 이 경우 위 각 법조가 정하는 출소기간에 관한 규정도 유추적용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양부인 망 B가 1920.경 사망한 후 70년이 경과한 1990.10.5.에야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출소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한 것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소를 부적법한 것으로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5) 원심이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83드96호 확정판결 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도 원고가 그 소송에서 주장하였던 것과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양친자관계 존재의 확인을 소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판단내용도 적절하지 아니한 것임이 소론과 같으나, 이 부분은 이 사건 소가 일응 적법함을 전제로 한 부가적인 판단으로서 위에 설시한 이유에 의하여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한 것으로 판명된 이상 그 판단의 잘못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4. 결론

결국 원심의 판단은 소론과 같이 잘못된 것이라 할 것이나 그 결론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윤영철 박우동 김상원(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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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5.12.선고 91르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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