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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0461 판결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일부인정된죄명:주민등록법위반)][공2014상,811]
판시사항

[1]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3항 에서 정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의 의미 및 위 조항 위반죄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이 처리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경우( 같은 법 제10조 제3항 각 호 )와 관련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때에만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소지자의 허락 없이 신분확인 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0호 에서 정한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①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하여 폐지,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3조 제3항 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기관으로부터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처리정보 보유기관 장의 처리정보의 이용 및 제공의 제한 규정( 법 제10조 )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의 누설 등 금지규정( 법 제11조 ) 위반을 전제로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지 아니한 점, ② 오히려 법 제10조 , 제11조 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의무를 규정한 것이고, 법 제23조 제3항 은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법 제10조 , 제11조 의 의무위반과 관계없이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처리정보를 제공받은 경우에 이를 처벌함으로써 처리정보를 제공받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할 의무를 간접적으로 부과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점, ③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이 처리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경우( 법 제10조 제3항 각 호 )와 관련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때에만 법 제23조 제3항 이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목적으로 한 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법 제23조 제3항 의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란 법에 따른 절차에 의해서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으로부터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을 수 없음에도 이를 열람 또는 제공받기 위하여 행하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처리정보 열람 또는 제공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따라서 법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이 처리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경우( 법 제10조 제3항 각 호 )와 관련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때에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2] 주민등록법 제37조 제8호 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부정사용한 자”를 처벌하는 것과 별도로 같은 조 제10호 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사용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한 취지, 위 제10호 규정내용의 문언상 의미 및 개정연혁, 형벌법규의 확장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일반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0호 는 공적·사적인 각종 생활분야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이 명의인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유형적인 신분증명문서를 제시하지 않고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만으로 본인 여부 확인 또는 개인식별 내지 특정이 가능한 절차에서 주민등록번호 소지자의 허락 없이 마치 소지자의 허락을 얻은 것처럼 행세하거나 자신이 소지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그 소지자의 허락 없이 함부로 이용하였다 하더라도 주민등록번호를 본인 여부 확인 또는 개인식별 내지 특정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 이른 경우가 아닌 한 위 조항에서 정한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전용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각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3조 제3항 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기관으로부터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처리정보 보유기관 장의 처리정보의 이용 및 제공의 제한 규정( 법 제10조 )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의 누설 등 금지규정( 법 제11조 ) 위반을 전제로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지 아니한 점, ② 오히려 법 제10조 , 제11조 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의무를 규정한 것이고, 법 제23조 제3항 은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 또는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법 제10조 , 제11조 의 의무위반과 관계 없이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처리정보를 제공받은 경우에 이를 처벌함으로써 처리정보를 제공받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할 의무를 간접적으로 부과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점, ③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이 처리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경우( 법 제10조 제3항 각 호 )와 관련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때에만 법 제23조 제3항 이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개인정보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법 제23조 제3항 의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법에 따른 절차에 의해서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으로부터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을 수 없음에도 이를 열람 또는 제공받기 위하여 행하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처리정보 열람 또는 제공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따라서 법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처리정보 보유기관의 장이 처리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경우( 법 제10조 제3항 각 호 )와 관련하여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때에만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아파트 동대표선거와 관련한 선거관리위원장이 아니었고, 또한 공소외 1은 당시 동대표선거의 후보자로 입후보한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러한 사실이 있는 것과 같이 가장하여 ○○대학교 교무처 학사지원팀에 동대표선거와 관련하여 학력을 조회하는 것처럼 아파트 동대표 명의의 ‘학적 조회 사실확인 요청의 건’을 우편으로 발송하고, 위 학사지원팀의 담당자가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통화할 당시 “공소외 1은 우리 아파트의 동대표선거와 관련한 후보자이고, 내가 이 선거의 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정보를 제공해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사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학사지원팀의 담당자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1의 학력에 대한 처리정보를 제공한 사실, 피고인은 동대표후보자 선거와 관련하여 학적을 조회하는 것처럼 작성한 피고인 명의의 ‘학적 조회 사실확인 요청의 건’을 발송하여 그와 같은 사정을 모르는 △△대학교 행정대학원 담당자로부터 공소외 1의 학력에 대한 처리정보를 제공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사실을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의 학력에 대한 처리정보를 제공받기 위하여 마치 동대표선거와 관련하여 필요한 것처럼 정보처리담당자에게 거짓 내용을 알린 행위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공소외 1의 학력에 대한 처리정보를 제공한 각 정보처리담당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피고인의 위 행위와 각 정보처리담당자의 처리정보 제공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4. 8.경 ○○대학교에 대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및 2011. 4. 8.경 △△대학교에 대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공소외 2에게 거짓말을 하였다는 부분을 제외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주민등록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주민등록법 제37조 제8호 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부정사용한 자”를 처벌하는 것과 별도로 같은 조 제10호 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사용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한 취지, 위 제10호 규정내용의 문언상의 의미 및 개정연혁, 형벌법규의 확장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일반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0호 는 공적·사적인 각종 생활분야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이 명의인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유형적인 신분증명문서를 제시하지 않고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만으로 본인 여부의 확인 또는 개인식별 내지 특정이 가능한 절차에 있어서 주민등록번호 소지자의 허락 없이 마치 그 소지자의 허락을 얻은 것처럼 행세하거나 자신이 그 소지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그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그 소지자의 허락 없이 함부로 이용하였다 하더라도 그 주민등록번호를 본인 여부의 확인 또는 개인식별 내지 특정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 이른 경우가 아닌 한 위 조항 소정의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도782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직원채용을 가장하여 허락 없이 공소외 1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한 문서를 □□대학교 학적조회팀 담당자에게 발송하여 위 담당자로 하여금 같은 날 학적조회 시스템에 공소외 1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1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은 경위로 공소외 1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여 그 정을 모르는 위 학적조회팀 담당자로 하여금 공소외 1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게 한 행위만으로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신분확인과 관련하여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민등록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에는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주민등록법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또한 원심은 그 부분을 포함하여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2011. 4. 8.경 △△대학교에 대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중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공소외 2에게 거짓말을 하였다는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나머지 유죄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함께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판결 중 예비적 공소사실인 주민등록법위반 부분이 파기되는 이상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인 2011. 4. 21.경 □□대학교에 대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도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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