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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도7610 판결
[횡령][미간행]
판시사항

[1] 횡령죄에 있어서 재물의 보관의 의미

[2] 피고인이 지급받은 주식양도대금에 피해자의 몫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사무관리 내지 신의칙상의 위탁관계에 기하여 피해자의 몫에 해당하는 금원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탑 담당변호사 김상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공소외 2의 처인바, 위 회사의 주식 중 60%를 공소외 2가, 20%를 공소외 2의 동생인 공소외 3이, 나머지 20%를 피해자 공소외 4가 각 나누어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2002. 8. 28.경 공소외 2· 공소외 3 양인을 대리하여 피해자와 함께 위 회사의 주식 전부를 공소외 5에게 양도하되 그 대금 중 1억 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후, 2003. 3. 19.경 군포시 산본동에 있는 공소외 6 법무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5로부터 위 회사의 양도대금으로 3억 원을 수령하여 그 중 1억 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무렵 피고인의 개인 용도에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위 회사의 주식 중 60%를 공소외 2가, 20%를 공소외 2의 동생인 공소외 3이, 나머지 20%를 피해자 공소외 4가 각 나누어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2002. 8. 28. 공소외 2· 공소외 3 양인을 대리하여 피해자와 함께 위 회사의 주식 전부를 공소외 5에게 3억 2,000만 원에 양도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2003. 3. 19. 공소외 2를 대리하여 공소외 3과 함께 위 회사에 대한 권리의 80%를 양도하기로 하면서, 공소외 5로부터 3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 한편 공소외 5는 위 회사를 인수한 후 이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임시주주총회록에는 주식총수 30,000주, 주주총수 2명, 출석주주수 1명( 공소외 5), 출석주주의 주식수 24,000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공소외 5는 피고인에게 3억 원을 지급한 후 제1심 법정에서 증언한 2004. 9. 17.까지 피해자에게 그 보유 주식 20%를 양도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위 회사의 주식 20%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2. 8. 28. 공소외 2· 공소외 3 양인을 대리하여 피해자와 함께 위 회사의 주식 전부를 공소외 5에게 3억 2,000만 원에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가, 그 이후인 2003. 3. 19. 공소외 2를 대리하여 공소외 3, 공소외 5와 함께 위 약정을 변경하여 공소외 2· 공소외 3의 보유 주식 80%를 공소외 5에게 3억 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피고인이 그 대금을 수령한 것일 뿐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보유 주식 20%의 양도대금에 대하여는 이를 수령한 바 없어 피해자에게 그 양도대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고, 나아가 피해자의 법정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공소외 5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주식양도대금을 피고인에게 대신 받아달라고 위임한 바 없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횡령죄에서 요구하는 위탁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위 회사의 주식 60%를 공소외 2가, 20%를 공소외 2의 동생인 공소외 3이, 나머지 20%를 피해자 공소외 4가 각 나누어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2002. 8. 28. 공소외 2· 공소외 3 양인을 대리하여 피해자와 함께 위 회사의 주식 전부를 공소외 5에게 3억 2,000만 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피고인은 2003. 3. 19. 공소외 2를 대리하여 공소외 3과 함께 공소외 5에게 공소외 2· 공소외 3 양인의 위 회사에 대한 권리 80%를 양도한다는 취지의 포기각서를 작성, 교부하면서, 공소외 5로부터 주식양도대금으로 3억 원을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인이 주식양도대금으로 지급받은 3억 원에 피해자 보유 주식 20%의 양도대금도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공소외 5의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진술에다가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 및 검찰에서 ‘당시 공소외 5가 돈이 없으니 주식양도대금 중 2,000만 원을 깎아 달라고 하여 3억 원만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받은 3억 원에는 피해자 보유 주식 20%의 양도대금도 포함되어 있고, 다만 공소외 5가 주식양도대금 3억 원을 지급할 당시 피해자가 자리에 없어 피해자로부터는 나중에 포기각서를 받기로 하고, 우선 공소외 2를 대리한 피고인과 공소외 3으로부터만 그들의 위 회사에 대한 권리 80%를 양도한다는 취지의 포기각서를 작성, 교부받았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공소외 5는 피해자가 그 보유 주식 20%의 양도대금을 자신이나 피고인 그 누구로부터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주식의 양도를 거부하여, 위 회사를 인수한 후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그 임시주주총회록에 주식총수 30,000주, 주주총수 2명, 출석주주수 1명( 공소외 5), 출석주주의 주식수 24,000주로 기재할 수밖에 없었고, 피해자에 대하여는 더 이상 주식을 양도해 달라고 요구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한편 피해자는 주식양도대금을 그 누구로부터도 지급받지 못한 이상 위 회사의 주식 20%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터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지급받은 3억 원이 공소외 2· 공소외 3의 보유 주식 80%만에 대한 양도대금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나. 또한, 피해자와 공소외 5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2002. 8. 28.자 주식양도 계약 당시 피고인측과 피해자가 주식양도대금 3억 2,000만 원의 분배에 관하여 다툼을 벌이다가 피고인측이 피해자의 몫으로 1억 원을 인정하기로 하였음을 알 수 있고(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몫으로 1억 원을 요구하기는 하였지만 이를 승낙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피해자는 공소외 2의 연립주택 재건축사업에 금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위 회사의 주식 20%를 취득하였다가 그 후 위 사업을 결산하는 과정에서 이익분배문제로 공소외 2와 분쟁이 있었던 상황이었으므로, 위 주식양도 계약 당시 그 양도대금 중 피해자의 몫이 확정되지 않고서는 위 계약이 정식으로 체결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려워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횡령죄에 있어서 재물의 보관이라 함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그것이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므로 (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도384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5로부터 피해자의 몫도 포함된 주식양도대금 3억 원을 지급받은 것이라면, 피고인이 사무관리 내지 신의칙상의 위탁관계에 기하여 피해자의 몫인 1억 원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횡령죄에서의 위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강신욱(주심) 고현철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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