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노816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등상해)
(인정된 죄명: 특수상해)
2019초기604 배상명령
피고인
A
항소인
쌍방
검사
김소영(기소), 강길주(공판)
변호인
변호사 오진영, 오동환
배상신청인
C1)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9. 2. 15. 선고 2018고합152 판결
판결선고
2019. 11. 26.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원심은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상해)'의 점에 관하여 무죄(이유 무죄)를 인정하면서, 여기에 포함된 '특수상해'의 점에 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에 대한 항소이유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
1) 피해자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믿기 어렵다. 상해 진단서는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 특수상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원심의 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범행 전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던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암시하는 말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폭행 당시 피고인에게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상해)의 점에 관하여 무죄(이유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렇다.
1) 특수상해죄를 인정할 수 있는 점(피고인 주장 관련)
가) 다음과 같이 피해자 진술은 믿을 수 있다.
(1) '피해자가 1번 방에 들어간 경위, 노래를 부른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소파에 밀친 경위, 피고인의 폭행 내용(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린 경위, 피고인이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3회 가격한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경위 등),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행을 피해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다 계단에서 구른 경위' 등 일련의 사건 경과에 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된다. 피해자는 동영상을 보듯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였다.
(2) 범행 전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기도 하였고, 폭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를 지칭하면서 상스러운 얘기를 하였던 점에서, 무고 동기가 있었다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강간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것처럼 피해자는 이를 부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와 같은 진술을 근거로 원심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상해)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인정하기도 하였다.
(3) 피해자 진술은 객관적인 당시 정황과 제3자 진술 등에 부합한다. ① 주점 내와 주점 밖 계단에 떨어진 피해자 혈흔의 흔적, ② 피해자가 1층으로 내려와 소리치면서 P에게 "살려줘. 누가 경찰에 좀 신고해 줘."라며 구호를 요청하였던 정황, ③ 구호 요청 당시 피해자의 머리 부위에서 피가 흘렀던 점, ④ 범행 직후 촬영된 피해자 얼굴 부위 사진, ⑤ 피해자가 진술하는 상해 부위와 일치하는 내용의 상해 진단서, ⑥ 이 부분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원 치료를 받았던 점 등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그렇다.
나) 다음과 같이 피고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생명·신체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피고인이 행사하였던 폭행 내용이 중대하였던 점, 긴박했던 당시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피해자로 하여금 구체적인 폭행 순서까지 명확히 기억해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피해자가 원심법정에서 "머리채를 잡고 때리고 하니까 정신이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에서도 당시 정황을 추단할 수 있다.2)
(2) 피고인은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맥주병을 들고 자신(피고인)을 내쫓다가 스스로 계단에서 구르는 바람에 상해를 입었고, 이후 2층으로 올라와 뒤늦게 다친 것을 깨닫자 다시 1층으로 내려와 허위 신고하였다'라고 주장한다.
① 긴박했던 당시 정황이나 피해자의 상해 부위와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짧은 시간에 주도면밀하게 위와 같이 허위 신고를 계획했다거나 연기하듯 P에게 소리치면서 구호를 요청했던 것으로 추단할 만한 사정이 없다. 피해자가 중대 범죄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상해)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한 취지로 진술하는 등 전반적인 진술 내용과 태도 면에서도 그렇다. ② 피고인 주장에 따르면, 피해자가 다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허위 신고를 계획한 다음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구호를 요청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P이 피해자한테서 구호 요청을 받을 당시 피고인이 주점에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을 걷고 있었던 점에서, 피고인의 주장은 객관적인 당시 정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2) 강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는 점(검사 주장 관련)
가)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강간적으로는 뭐 그렇지 않았다.",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거나 상스러운 얘기를 하였던 것과 관련하여 "그냥 하는 소리인가보다' 하고 그랬는데, 그렇게(성관계 요구) 느끼지는 못했다.",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았다."3)라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에게 성관계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진술하였다. 폭행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기거나 몸을 만지지 않았고 성관계를 시도하는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4) 공소사실 기재 피해 장소의 성격과 당시 분위기 등에 비추어, 검사 주장과 같은 강간의 고의를 인정하려면 추가 사정이 필요한데, 그 증명이 부족하다.
나) 신고 직후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작성된 수사보고서에도 '피해자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였다'는 내용만 기재되었을 뿐 '피고인이 강간 또는 성폭력범죄를 시도하였다'는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5) 112신고사건 처리내역서에도 피해자가 "남자 1명 병 들고 신고자를 때려 피신 중"이라고 얘기 하였다는 내용만 기재되었다.6)
다) 피고인이 '주점에서 술을 파는 여성'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면서 성적으로 비하하는 얘기를 하였던 점은 도덕적 · 윤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위와 같은 정황만으로 피고인에게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은 '피고인이 맥주병으로 여성(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3회 때리거나 머리 채를 잡고 흔들어 폭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상해를 가한 사안'이다. 이와 같은 행위 태양과 결과 면(특히 상해 정도)에서 범행 정상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별다른 이유 없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던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와 폭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건넸던 상스러운 음담패설 등으로 피해자가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2) 원심에서 보인 태도와 달리 피고인이 당심에서 합의금을 지급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던 점(2019. 11. 22.자 접수), 피고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의 가족 간유대관계가 돈독한 점, 심신미약 정도에는 이르지 않지만 범행 전후 과정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피고인이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던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3) 위와 같은 사정을 포함하여, 피고인의 경력,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당심에서 추가된 양형자료 포함)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징역 6월~1년) 등을 종합할 때도,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 요지
당심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특수상해의 점)과 증거 요지는 원심판결 2쪽 8행 다음에 "1. 당심증인 P의 법정진술"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위 유리한 정상을 거듭 참작)
1. 배상명령신청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6조 제1항(배상신청인은 당심 변론종결 후에 배상신청을 하였으나, 이는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양형 이유
당심에서 추가된 양형자료를 반영하여 판단한 제2의 나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당심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판시 제2의 가.2)항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 해당란(무죄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윤종구
판사 오현규
판사 조찬영
주석
1) 이 사건 피해자이다. 피해자 겸 배상신청인은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2) 공판기록 80쪽
3) 공판기록 68쪽, 공판기록 81쪽
4) 공판기록 69쪽, 80쪽
5) 증거기록 6쪽
6) 공판기록 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