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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1. 2. 17. 선고 2010구단2154 판결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기호)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1. 1. 13.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1. 25.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8. 2. 19.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함에 따라 제12흉추 압박 골절 등의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나. 그 후 원고는 ‘새로운 주택’이라는 사업장을 경영하는 소외인에 고용되어 2008. 11. 11. 충남 금산읍 계진리 299 소재 주택 지붕공사를 수행하다가 지붕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여 제1요추 방출성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음에 따라, 피고로부터 위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고, 같은 해 12. 18. 충남대학교 병원에서 흉추 제11번~요추 제2번까지 3개 분절에 대한 후방 유합술 등의 치료를 받는 등 2009. 10. 16.까지 치료를 받았다.

다. 원고는 치료 종결 후 2009. 10. 22. 피고에게 장해급여 지급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법’이라 한다)에 따라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재해로 같은 부위에 장해를 입은 경우 장해의 정도가 심해져 장해등급의 기준상 현존하는 장해가 기존 장해보다 중하게 된 경우에만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원고가 업무상 재해를 입기 이전에 이미 제12흉추 압박 골절 등의 부상으로 장해등급 제10급에 해당하는 장해(이하 ‘기존 장해’라 한다)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업무상 재해로 같은 부위에 위 제1요추 방출성 골절 등의 부상이 더해졌으나 그에 따른 장해(이하 ‘신규 장해’라 한다)가 장해등급 제10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 결국 신규 장해가 기존 장해보다 중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에 대하여는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09. 11. 25. 원고의 위 장해급여 지급신청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첫째,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는 같은 부위에 대한 장해가 아니어서 장해 부위가 동일한 경우임을 전제하고 있는 이 사건 규정은 이 사건에 적용될 여지가 없음에도, 만연히 두 장해를 동일 부위의 장해로 보고 위 규정을 적용하였다.

둘째, 업무상 재해인 신규 장해 발생 이전에 역시 업무상 재해인 기존 장해로 장해급여를 받은 경우, 신규 장해로 또다시 장해급여가 지급됨으로써 이중·과다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므로, 기존 장해가 업무상 재해가 아닌 이 사건에 대하여는 위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음에도, 만연히 기존 장해가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위 규정을 적용하였다.

그러므로 원고의 대하여는 이 사건 규정의 적용 없이 신규 장해만을 전제한 상태에서 그에 대한 장해급여가 지급되어야 함에도, 피고는 위 규정을 잘못 적용하여 이와 결론을 달리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고 말았으니, 이는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가 같은 부위인지 여부

가) 우선 산재법 시행규칙 제46조 제1항 은, 장해등급은 신체를 해부학적으로 구분한 부위(장해부위) 및 장해부위를 생리학적으로 장해군으로 구분한 부위(장해계열)별로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 은 장해부위에 대하여 제1호 내지 제10호 로 분류하면서 그 제1호 내지 제4호 , 제6호 , 제7호 , 제9호 제10호 와 같이 신체를 단순 부위로만 분류(이른바, 국소해부학적 분류)한 것이 있는가 하면, 제5호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과 제8호 ‘체간(척주와 기타의 체간골)’과 같이 구조 또는 기능상 서로 연관성이 있는 계통에 따라 분류(이른바, 계통해부학적 분류)한 것도 있고, 제3항 [별표 3]은 이러한 장해부위에 대하여 다시 기질장해와 기능장해로 나누어 모두 26개의 장해계열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장해부위 및 장해계열은 반드시 의학적으로나 국소해부학적 또는 계통해부학적 측면에서 구분하는 부위 및 계열과 일치하지는 아니하고, 따라서 장해가 2 이상 있는 경우에 그것이 산재법 시행규칙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 에서 규정하는 장해부위 및 장해계열이 같은 범위 내에 속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2 이상의 장해는 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 에서 말하는 ‘같은 부위’의 장해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2. 27. 선고 99두1687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거나,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기존 장해’는 흉추 제12번에 대한 것으로서 압박골절에 따른 압박률이 68%에 이르는 변형장해이고, ‘신규 장해’는 흉추 제11번, 제12번, 그리고 요추 제1번, 제2번에 대한 것으로서 유합술에 따른 운동가능영역 제한이 흉추 부분이 19%, 요추 부분이 27%에 이르는 기능장해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기존 장해는 산재법 시행규칙 제46조 제3항 [별표 3]의 척주 부위에 대한 기질장해로서 계열번호 16에 해당하고, 신규 장해 역시 위 [별표 3]의 척주 부위에 대한 기능장해로서 계열번호 16에 해당하므로, 기존 장해 및 신규 장해 모두는 장해부위와 장해계열이 동일한 범위에 속하는 ‘같은 부위’의 장해라 하겠다.

2) 기존 장해가 업무상 재해에 따른 것이어야 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규정은 이미 장해가 발생되어 있는 해당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다시 장해가 발생하여 심해진 경우 장해급여는 심해진 부분에 한하여 보상함이 타당하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산재법이 장해급여의 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장해등급(정확히는 산재법 제57조 제2항 [별표 2]의 각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 규정은 위와 같은 취지를 반영하여 업무상 재해로 심해진 부분에 해당하는 장해급여의 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와 업무상 재해에 따른 신규 장해 모두에 대하여 산재법에 따른 장해등급으로 환산한 다음 심해진 신규 장해의 장해등급에서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의 장해등급을 공제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은 취지와 입법 방식에 비추어, 이미 발생한 장해 기존 장해를 업무상 재해에 따른 것인지 아닌지로 구분해서 반드시 업무상 재해에 따른 것으로 국한하여야 한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는 없어 보인다.

이와 같은 해석은 이 사건 규정이 현행과 같이 개정되기 전인 구 시행령(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4항 이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 여부를 불문한다고 규정(이하 ‘이 사건 괄호 부분’이라 한다)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명확하다고 하겠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구 시행령 제31조 제4항 이 현행과 같이 개정되면서 이 사건 괄호 부분이 삭제된 점에 비추어 볼 때, 간접적으로나마 구 시행령 제31조 제4항 과 같은 입법 방식에 대하여 반성적 고려가 있었다고 보이고, 또한 현행 산재법 시행규칙 제46조 제6항 이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지급할 장해급여의 금액을 산정할 때 기존의 장해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장해의 정도가 변경된 경우에도 이미 장해급여를 지급한 장해등급을 기존의 장해등급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는 업무상 재해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 시행령 제31조 제4항 이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 여부를 불문한다는 이 사건 괄호 부분을 규정하고 있었다 하여 여기에 어떠한 불합리함이 존재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이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의하여 구 시행령 제31조 제4항 의 이 사건 괄호 부분이 삭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산재법 시행규칙 제46조 제6항 은,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가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불문하나 만일 업무상 재해인 관계로 그에 상응하는 장해급여가 이미 지급된 경우에는 설령 그 이후 그 장해의 정도가 변경되었더라도 심해진 신규 장해의 장해등급에서 공제되어야 할 장해등급은 변경된 장해에 대한 장해등급이 아니라 실제로 지급된 장해급여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이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마련된 규정을 근거로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가 반드시 업무상 재해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고 볼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기존 장해가 신규 장해로 심해졌는지 여부

가) 나아가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기 위한 또 다른 요건으로서 이미 발생한 기존 장해가 신규 장해로 인하여 심해진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우선 장해의 정도가 심해졌는지 여부는 업무상 재해로 새롭게 신규 장해가 더해진 결과, 현존하는 장해의 장해등급이 기존 장해의 장해등급보다 중하게 된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위 99두168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 기존 장해에 신규 장해가 더해진 원고의 장해등급에 관하여 보건대, 산재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 5]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의 8. 척주 등의 장해 부분 ‘가. 척주의 운동단위’와 ‘바. 준용등급 결정’에 규정된 내용을 종합하면, 척주는 경추부, 흉추부, 요추부로 구분하여 운동단위를 구분하고 있고, 하나의 운동단위에 기능장해와 변형장해가 각각 따로 남은 경우에는 조정의 방법을 이용하여 준용등급을 결정하되, 압박골절이 있는 부위에 척추 고정술을 하여 척추체 또는 척추분절에 기능장해와 변형장해가 동시에 남은 경우는 기능장해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결정하며, 척주의 서로 다른 운동단위에 장해가 각각 남은 경우에는 운동단위별로 장해등급을 정한 후 그 운동단위별 장해등급에 대하여 조정의 방법을 이용하여 준용등급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리와 방법에 따라 원고의 신규 장해 이후의 장해등급을 산정하면, 먼저 흉추 제12번에 압박골절에 따른 변형장해가 남아 있기는 하나 흉추부에 척추 고정술을 시행하여 기능장해가 동시에 남게 되었으므로 흉추부에 대하여는 기능장해에 해당하는 등급만을 인정할 수 있고, 기능장해의 정도는 갑 제13호증의 기재와 같이 운동가능영역이 19% 제한되어 있어 척주에 경도의 기능장해가 남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흉추부의 장해등급은 제11급이 된다.

또한 요추부에도 척추 고정술을 시행하여 기능장해가 남게 되었고, 그 정도는 갑 제13호증의 기재와 같이 운동가능영역이 27% 제한되어 있어 척주에 경도의 기능장해가 남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요추부의 장해등급 역시 제11급이 된다.

여기에서 흉추부와 요추부별로 산정된 장해등급인 각 제11급을 조정하면 제13급 이상에 해당하는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에는 1개 등급을 상향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결국 제10급이 된다.

다) 따라서 신규 장해에 따른 장해등급이 제10급에 해당하므로 이는 기존 장해에 대한 장해등급 제10급보다 심해졌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론

결국 업무상 재해인 신규 장해로 원고의 기존 장해가 심해진 것으로 볼 수 없음을 전제하여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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