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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7.7.20. 선고 2016구합24138 판결
실업급여반환처분취소청구의소
사건

2016구합24138 실업급여 반환처분 취소청구의 소

원고

A

피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장

변론종결

2017. 5. 11.

판결선고

2017. 7. 20.

주문

1. 피고가 2016, 5. 16. 원고에게 한 9,390,000원의 실업급여 반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병역법에 따라 전시 등에 물자와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업무 또는 이와 관련된 업무의 지원을 위하여 소집되어 항해사로 승선근무를 하는 승선근무예비 역이다.

나. 원고는 승선근무예비역 최초 편입일인 2013. 1, 30.부터 5년 내에 3년간 선박을 보유·관리하는 민간 해운·수산업체에서 승선근무를 하여야 하는데, 소집기간 중 다음표 기재와 같이 위 업체에 해당하는 B 주식회사와의 고용관계가 종료된 후 피고에게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구직급여를 신청하여 총 9,390,000원을 지급받았다.

나. 국방부가 승선근무예비역의 경우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을 상실하더라도 소집 해제가 되기 전까지는 승선근무기간(최대 5년)에는 구 병역법 시행령(2016. 6. 14. 대통령령 제27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병역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0조의4 제7항, 제40조의8 제3항에 따라 영리활동 및 겸직이 금지된다고 유권해석을 함에 따라, 피고는 2016. 5. 16. 원고에게 '승선근무예비역은 승선근무 외에 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자로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4호 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같은 법 제62조 제3항에 따라 위 9,390,000원의 구직급여에 관하여 반환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6. 6. 17.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6. 7. 21.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2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충족한 자로 피고로부터 정당하게 구직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반환하도록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와 이 법원의 국방부, 고용노동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승선근무예비역에게도 고용보험법상의 수급 요건을 갖춘 경우 구직급여 수급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승선근무예비역이라는 사유만으로 원고가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4호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고 위 9,390,000원의 구직급여를 반환하도록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수급 요건 구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신뢰보호 등 행정법의 일반원칙 위반, 재산권 침해 등 다른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1) 원고와 같은 승선근무예비역은 소집기간 동안 병역법에 따른 예비역 신분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지위를 가짐과 동시에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격을 취득 상실하는 근로자로서 민간업체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고용보험료를 납부한다. 이와 같이 승선근무예비역은 고용보험료를 납부함으로써 고용보험의 재원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데, 승선근무예비역의 지위를 가지는 동안 구직급여 수급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보험 재원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으로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2) 고용보험법 제10조같은 법 시행령 제3조는 공무원 등 고용보험법의 적용 제외 대상을 정하고 있는데, 승선근무예비역은 이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3)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4호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 재취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등을 구직급여의 수급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데, 실업인정 및 재취업지 원규정(고용노동부 예규) 제2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근로의 의사는 취직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 근로의 능력은 근로를 제공하여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정신적·신체적 및 환경상의 능력을 뜻한다. 승선근무예비역은 병역법 시행령 제40조의4 제7항에 따라 승선근무 외의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고용될 수 있는 사업장과 업무(병역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 제40조의4 제1항 참조)에 일정한 제약을 받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업장과 업무의 범위 내에서는 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근로의 의사 및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승선근무예비역도 승선근무기간 중 업체의 휴·폐업, 감선 등 여러 사정으로 고용되지 못한 상태에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실업 상태 (고용보험법 제2조 제3호 참조)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승선근무예비역이 실업 중에 있는 경우 그 편입이 당연히 취소되는 것이 아니므로, 승선근무예비역의 신분

을 보유한 상태에서도 구직활동, 직업능력개발훈련수강, 직업지도 참여 등 재취업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실업인정 및 재취업지원규정 제2조 제1항 제7호 참조). 따라서 승선근무예비역이라는 사정만으로 근로의 의사나 능력이 없다거나 재취업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승선근무예비역의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의무는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데[그 위임은 구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2 제3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헌법이 정한 법률유보, 포괄위임금지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병역법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들어 사회적 기본권에 속한 고용보험법상의 구직급여 수급권에 대한 제한으로 확장하는 것은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4) 승선근무예비역은 최대 5년의 승선근무기간 중 3년간 승선근무를 하여야 하는데, 실직으로 재취업활동을 하는 기간(이는 승선근무를 실제 하지 못하는 기간으로 최대 2년에 이를 수 있다) 다른 업체에 당연히 고용되거나 국가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것이 아니므로,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과 생활안정상의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

서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 등을 꾀하는 구직급여를 포함한 실업급여제도의 취지(고용보험법 제1조 참조)는 승선근무예비역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5) 고용노동부는 폐업·감선 등 비자발적으로 선박관리회사의 이동이 있는 승선근 무예비역에게 수급자격을 인정하고 있는데(2017. 1. 24.자 사실조회회신), 승선근무예비역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4호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수급자격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과 상충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문희

판사백효민

판사최승훈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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