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피고인은 원산지를 모두 표시하라는 천안시청 공무원의 답변에 따라 미국, 칠레, 북한을 모두 표시한 것일 뿐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으므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의 고의가 없었다.
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란 ‘여러 국가를 표시하고 실제로는 그 중 원료의 가격이 낮거나 소비자가 기피하는 국가산만을 판매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피고인은 미국산, 칠레산, 북한산 중 가장 비싸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미국산을 사용하였으므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한 것이 아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2525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